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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7/28
    진보 블로그를 일시 닫으며
    풀소리
  2. 2007/07/24
    녹색지대(2)
    풀소리
  3. 2007/07/21
    보랏빛 꿈
    풀소리

진보 블로그를 일시 닫으며

진보 블로그.

내게는 참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었다.

민주노총이 그랬듯이, 민주노동당이 그랬듯이,

진보 블로그를 떠나서는 살 수 없을 것 같았다.

 

때로는 일상의 많은 스트레스 날리는 공간으로

내일의 준비를 위한 스케치를 남기는 공간으로

블로그는 나의 정신건강을 지켜주는 숨통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소중한 것.

잃으면 결코 살지 못 할 것 같은 것.

그런 것들이 점점 희미해져가고,

내 의지와 관계없이 점점 더 지키기 힘들어진다.

 

많은 블로거들이 그랬듯이

나라고 그동안 우여곡절이 왜 없었으랴...

두세번 블로그를 닫으려고 했었고,

실제로 한달 정도 포스팅을 쉬기도 했었다.

물론 누구에게도 공지하지 않았으니 눈치 챈 이들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도 그냥 공지 안 하고 포스팅을 쉬어볼까도 생각했다.

그러나 내 의지를 표현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사실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다.

사람을 좋아하고, 특히 좋은 사람을 좋아하고,

왠만하면 좋은 사람일 거라고 믿는다.

 

타고난 이기주의자인지는 몰라도

나는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를

모든 행동의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고 자부한다.

물론 남들도 그러했겠지...

하지만 어찌됐든 충돌이 있었고, 그 충돌이 대화나 타협으로 해결될 수 없을 정도가 되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별로 없다.

그런 내 마음을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었고, 그 표현의 방법으로 당분간 블로그를 닫는 것을 택했다.

 

일단 한달 정도 쉬어야겠다.

그동안 하루 접속자가 2-300에 이를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과분한 사랑 덕분에 진보넷에 후원도 하고, 불페파티에도 나갔다.

 

오늘 불페파티에서 또 한번 느낀 것이지만

진보 블로그는 참으로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공간이다.

사막에 점점이 흩어져 있다는 오아시스가 그러할까?

자본의 광기에 정신마저 황량한 요즘 사회에서

만나기 힘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도 빨리 돌아와야겠다.

 

어찌됐든 우울하다.

우울한 포스트를 보고 그렇지 않아도 정신적 압박을 많이 받는 블로거들 중에

더 우울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생각하니 더욱 우울해지고, 미안해지기도 한다.

 

끝으로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진보블로거들이 조금씩 행복해지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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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지대

우울증인가?

어찌됐던 좀 심해지는 듯하다.

견딜 수 없지만, 내 힘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늘어가고 있다.

 

혼란스럽다.

술에 좀 더 의존한다.

 

게시판에 날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실시간 연락이 있었다.

30(?)시간 이상 지났음에도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익숙해져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고 싶지도 않다.

 

난 그래도 출구가 많은 편이다.

취미도 많고, 언제라도 이 세계를 떠날 준비도 되어 있고...

그럼에도 힘든데, 이쪽 일에만 전념하는 이들, 특히 견딜 수 없는 처지에 있으면서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은 어떨까?

 

내 출구중 하나는 부로농원이다.

가까이 있고, 동네에 사는 후배 태하랑 같이 밭을 일구고 있으니 가기도 쉽다.

 

푸른 숲, 연못, 술, 특히 헛소리 들어주면서도 싫어하지(적어도 내색하지) 않는 벗들...

 

우리가 가꾸는 밭

 

수확물 일부

 

한낮의 연꽃

 

내가 참 좋아하는 물앵두. 꽃도 예쁜데, 열매도 예쁘다. 다만 척박한 곳에서 자라서 열매가 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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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꿈

1.

오늘 서울역에서 있은 'KTX 새마을 투쟁승리를 위한 민주노총 문화제'는 뉴코아 홈에버 파업 노동자들에 대한 경찰병력에 의한 강제 연행에 항의하는 집회를 겸했다.

 

모처럼 서울역을 들썩거리게 하는 스피커 용량이 시원했다.

 

뉴코아 홈에버 파업투쟁과 강제 연행은 독재정권 시절 분신투쟁처럼 눈물이 속으로 맺히어 아린, 가슴 아픈 분노를 안겨주었다.

 

  경찰이 투입되는 순간 눈물을 삼키는 이랜드 노동자  ▷ 출처 : 프레시안

 

파업에 참여한 아줌마들. 그들은 평생 파업이나 데모의 주인공이 되리라고는 꿈도 꾸지 않았을 것이다. 80만원짜리 일자리. 하루 10시간씩 서 있는 작업환경. 그들이 그런 일을 하게 된 배경은 각자 다를 것이다. 그러나 누구 하나 절박하지 않은 이 있으랴...

 

그런데, 이랜드 자본은 혹여나 이들이 정규직이 될까봐 사정없이 짤라버렸다. 참으로 잔인하단 말 이외 달리 할 말이 없다.

 

저들은 경찰 권력을 투입하고, 강제 연행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법을 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써비스 연맹 위원장은 법을 어긴 적이 없다고 강하게 항의하지만, 사실 법을 어기면 또 어떠랴. 법이란 게 정의는 아니지 않는가? 사람의 필요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반 인간적, 야수적 조항으로 가득한 법 좀 어기면 어디 대수랴. 그런 법을 어기지 않는다는 게 오히려 저들에게 야합하는 게 아닌가?

 

차라리 법의 본질을 폭로하고, 법과 정치와 우리 아줌마들 삶이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다수가 되면 우리가 자본을 탄압하는 법을 만들어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이랜드의 폭군 박성수를 체포하고, 경총에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악법에 정면으로 맞서는 불복종 운동으로 나아가는 게 올바른 투쟁방향이 아닐까?

 

오늘 강제 연행이 되었고, 많은 이들이 구속되겠지만, 내일 또 2진으로 점거투쟁에 나서고, 또 연행되면 또 나서고, 그러면 나처럼 어영부영하는 사람도 3진이나 4진 쯤으로 나서서 다른 사람들이 후미를 이울 수 있도록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터인데...

 

2.

오늘 집회는 원래 KTX 노동자 파업(해고)투쟁 500일을 기념한 것이었다.

휴~ 500일이 얼마나 긴 세월인가. 물론 더 한 곳도 많이 있지만...

 

오늘 투쟁문화제는 여러모로 특색이 있었다. 공공노조 소속 예술인 조합원의 다양한 노래와 공연이 그러했고, 특히 내겐 걸개그림이 그랬다.

 

        문화제 걸개그림

 

우선 예술작품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작품성이 놀라웠다.

 

정말 걸개그림처럼 보랏빛으로 가득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초롱한 꿈이 밤하늘의 뭇별처럼 반짝거릴 수 있다면... 인간으로 살 수 있다면...

 

그러나 돈의 권리 앞에 사람의 꿈도, 사람 자체도 사라져야 하는 현실이 가슴 저리게 아프고, 화가나고, 눈물이 난다.

 

부디 우리 노동자들이 꿈도 꾸고, 자아도 실현하여 하늘의 별처럼 반짝거리는 세상이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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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 1 : 6시에 집회에 참석해 서울역 쪽 계단에 앉아 있어 무대 걸개 그림을 온전히 보지 못해 해가 떨어지기 전에 사진을 찍지 못한 것이 이내 아쉽다.

 

사족 2 : 그래도 neoscrum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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