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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1
    파란풍차 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풀소리
  2. 2008/03/21
    집착과 안타까움(2)
    풀소리

파란풍차 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파란풍차.

우리 동네에 있던 빵집 이름이었다.

 

우리는 서울에 내내 살다 1999년 12월에 이곳 고양시 원당으로 이사왔다.

삶이 조금씩 뿌리를 내리면서 이 낯선 동네에서 단골집이 하나 둘 씩 늘어갔다.

파란풍차는 마트 다음으로 처음 단골이 된 집이었던 것 같다.

 

빵도 빵이지만, 주인 아저씨의 따뜻한 미소가 좋았다.

각종 선거 때면 누구하나 관심같지 않고 거들떠 보지 않는 우리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로 힘을 주기도 했었다.

 

제법 많은 단골을 가진 파란풍차였지만,

동네에 넓은 평수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사정은 급변했다.

신흥 아파트 주변으로 화려한(?) 상가들이 생기고,

유명 체인 제과점들이 둘씩이나 들어섰다.

 

사람들은 냉정하다.

간혹가다 여전히 의리(?)를 지키는 우리네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어차피 우리들은 소수일 뿐이다.

 

파란풍차 아저씨가 하던 막걸리집/ 빛바랜 청사초롱처럼 문닫힌 지 오래다.

 

경쟁에서 밀린 아저씨는 그 자리에 막걸리집을 냈고,

어쩌다 들르면 장사가 썩 잘 되는 것 같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겨울 어느날

마을버스 차창너머로 '임대문의'라는 쪽지가 붙은

굳게 닫힌 문짝을 봤다.

 

참 쓸쓸했다.

파란풍차 아저씨는 어디로 갔을까.

 

지금도 곳곳에선

떠날까 말까를 고민하는 또 다른 파란풍차 아저씨들이 많겠지...

그들이 떠나 향할 수 있는 곳은 또 어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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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과 안타까움

2.3 당대회로 민주노동당의 분당은 돌이킬 수 없는 것이 되었다.

 

분열과 분당만은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그러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 중 일부가 비록 순수한 의도로 그러했더라도

그러한 목소리는 민중의 이해로부터 이탈해버리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자기정화 능력 상실에 대한 외면이고,

최소한 민중의 이익에 부합되는 삶을 살고자 했던 많은 개인들의 삶 자체를 부정하고 모욕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민주노동당의 분열이 민주노총의 분열로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민주노총의 분열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에게는 두려운 일이다.

민주노총이 아무리 욕을 얻어 먹고 있더라도 민중진영의 가장 강력히 조직력을 가진 조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을 쪼개고 나온 이들 중 민주노총 소속 상당수는

분당사태가 민주노총으로 불똥이 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다.

뇌관은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인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이다.

 

사실 조합원 당원이 이미 양분된 상태에서

배타적 지지방침은 아무런 정치적 의미도 없는 것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경쟁하며, 대중적 심판을 받은 정치집단에 조합조직이 맞추면 되지 않을까.

 

민주노총의 정치포스터/ 옛날 포스터가 아니다. 어제 민주노총에 가서 대대적으로 붙어 있는 걸 봤으니 이번 4.9총선을 겨냥한 포스터다.

 

그러나 사정은 여전히 녹록치 않다.

이석행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집행부는

지금도 '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 강력히 주창하고 있다.

심지어 탈당 기자회견을 한 간부에 대한 강력한 징계를 주창하기도 한다.

분열의 뇌관을 제거해야 할 지도부가 스스로 뇌관을 강력히 두드리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조급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무엇이 그들을 조직을 극단적인 분열로 내몰지도 모르는 상황으로 치닫게 하는지 모르겠다.

정말 흔히 나도는 말대로 민주노총보다 '본사의 지침'이, 정파의 이익이 더 중요하기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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