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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8/07
    참혹하게 파괴된 백로서식지(6)
    풀소리
  2. 2010/08/06
    장항습지(3)
    풀소리

참혹하게 파괴된 백로서식지

지난 7월 31일 사리현동 파괴된 백로서식지에 다녀왔습니다.

이전에 차를 타고 지나면서 현장을 여러 번 봤지만 직접 가보고 싶었습니다.

 

 

벌채된 나무들 위를 떠나지 못하는 백로들

 

 

사리현동 백로서식지에서 지주가 백로들이 살고 있는 나무들을 몽땅 베어서 백로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가 나왔었지요.

직접 현장에 가서 들은 바에 의하면 전체 면적이 약 7,000평 된답니다.

묘목을 키워 팔려고 느티나무, 잣나무 등을 심어놨는데, 이 나무들이 커지면서 백로들이 이곳에 터전을 잡았다고 합니다.

 

요즘이 여름철새인 백로들이 한창 새끼를 부화하고, 키우고 있는 시기입니다.

어떤 녀석들은 알에서 미쳐 부화되지도 않았는데, 둥지가 있는 나무를 베어버린 겁니다.

나무가 베어지면서 둥지에서 떨어져 죽고, 나무에 깔려죽고 하여 벌목 당일날 약 150마리가 죽었답니다.

물론 그 뒤로도 수없는 새끼들이 추가로 죽었다고 합니다.

 

백로는 여름철새라 가을이 되면 모두 열대지방으로 날아가는데, 지주는 그것을 못 참고 나무를 베었습니다.

나중에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지주가 땅을 매매하면서 매매조건 중 하나가 나무를 제거하는 것이었답니다.

 

 

벌목 당일 어미잃은 백로 새끼들을 헤어드라이로 말리고 있습니다.

 

 

바닥에 떨어져 깨진 미처 부화하지 못한 백로 알

 

 

부모 잃고 비에 졌은 백로를 가슴에 품고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시민

 

 

 알과 새끼들/ 약 70마리의 어린 새끼들은 '경기도야생동물구조센터'로 보내졌다네요...

 

 

 부모 잃고 둥지 근처에서 헤매는 어린 백로 새끼

 

 

부모 잃은 백로새끼/ 과연 지금도 생명을 이어갈까요???

 

 

 둥지가 있던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백로 가족들/ 부모를 찾은 새끼들은 그래도 생존 가능성이 훨씬 높다네요..

 

 

벌목되기 전 이곳엔 약 1,000마리의 백로가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약 250마리가 남았답니다.

 

백로는 철저하게 가족단위로 산다고 합니다.

집과 먹이 이동까지도 가족단위로 함께 한답니다.

살아남은 백로 중에 새끼들이 날 수 있는 백로가족은 주변 숲으로 이동했다고 합니다.

 

제가 갔을 땐 백로새끼들이 제법 커 있었습니다.

현장을 지키고, 이들을 보호하는 담당자 말씀이 '생명의 힘이 큼을 다시 한번 더 느꼈다.'고 합니다.

물론 미꾸라지 등 먹이를 주고 있습니다.

새끼들은 원래 부모새가 먹이를 먹어 소화를 시킨 다음에 토해서 주는데, 그냥 날로 먹이를 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새끼들이 자라서 날개를 퍼덕이니까 생명의 힘이 마냥 신기했나봅니다.

 

 

 어린 백로들이 훨훨 날았으면 좋겠습니다.

 

 

백로서식지가 파괴되고, 수없는 어린 새들이 죽었는데도 이들을 죽인 지주를 처벌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답니다.

그리고 이렇듯 대규모로 서식하고 있는데도, 이들을 보호할 아무런 법적근거가 없고요.

 

그래서 앞으로라도 이런 철새들이 보호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고양시에서 현재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고양시 백로지키기 공동대책위' 를 만들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앞으로 철새가 보호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 주시고, 서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양시 백로지키기 공동대책위 카페 : http://cafe.daum.net/goyangegr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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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습지

7월 마지막 날인 31일 장항습지에 다녀왔습니다.

 

장항습지는 아시다시피 고양시와 한강이 접하는 부분에 발달한 넓은 습지입니다.

일부가 논으로 개간되어 있지만, 지금도 대부분은 갈대와 버드나무 등 초목이 빼곡이 자라는 곳입니다.

서해바다의 조수가 이곳에까지 영향을 주어 밀물 때는 바닷물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소금기 있는 물에서 사는 게들도 참 많습니다.

 

 

 

장항습지 안내판

 

 

몇년 전 홍콩의 마이포습지공원이 개장되었습니다.

마이포습지공원은 람사보호습지로 등재되기도 했지요.

 

장항습지는 여러가지로 마이포습지와 비슷하답니다.

그 중 가장 큰 공통점은 철조망을 쳐 사람 통행을 막아서 자연스럽게 습지가 된 것이랍니다.

 

 

 장항습지 풍경

 

 

마이포의 경우 홍콩 쪽에서 보면 건너편이 개방도시 선전인데, 과거 홍콩이 중국에 귀속되기 전에 중국 대륙 사람들이 이곳을 통해 홍콩으로 밀항하곤 했답니다.

홍콩정부는 밀항자를 막기 위해 철조망을 쳤고, 그 결과 사람의 간섭없이 습지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장항습지도 비슷하지요.

한강을 통해 북한의 침투를 막기 위해 제방 위로 2중의 철망을 쳐놓고, 군인들이 지키고 있어 오랬동안 사람의 간섭없이 습지가 형성됐다고 합니다.

물론 예전에도 습지였겠지만, 간섭없는 습지가 됐다는 얘기겠죠.

 

 

 장항습지 풍경/ 한강 가는 길

 

 

지금도 이곳은 군부대에 사전 신고를 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장항IC 바로 옆에 출입구가 있는데, 출입구는 이중 철망에 의해 꼭꼭 닫혀 있습니다.

 

저는 습지에 간다는 생각에 많이 설렜습니다.

제 고향 남한강 가에 길이 2km가 넘는 섬이 있었습니다.

2/3는 모래와 자갈로 덮혀 있었고, 1/3은 갈대와 버드나무가 덮고 있었습니다.

섬 너머 샛강은 낚시꾼들의 천국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20년 가까운 골재 채취로 옛날 섬 모양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뜨거운 모래와 자갈 덮힌 강가를 한 없이 걷던 일.

사람 키보다 두 배는 커보이는 갈대가 뒤덮힌 미로와 같은 길을 걷기도 하였고요.

이무기가 산다는 전설 때문에 두려움에 떨면서 걸었던 샛강길...

 

내게 있어 수많은 상실로 점철된 고향처럼

강가 섬도, 샛강도, 갈대도, 강변길도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옛 추억이 되어버렸습니다.

 

 

 장항습지 풍경/ 육지화 되고 있는 지역에는 버드나무와 억새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무수한 생명을 품은 장항습지.

그 중에는 이곳이 없으면 멸종할 생명들도 있습니다.

우리가 생명에 대하여 다 알지 못하듯, 그 생명들이 가지고 있는 존재의 의미도 다 알지 못합니다.

이 땅에 사람이 사는 한 이렇듯 풍성한 생명의 보고를 후세에 물려준다는 건 우리들의 커다란 의무일 것 같습니다.

 

 

 뻘콩게/ 순천만과 이곳에서만 발견된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자기 집을 쳐들어왔다고 여겨 흰 앞발로 땅을 두드리면서 위협합니다. ㅎ

 

 

장항습지는 아시다시피 지금 존폐의 기로에 놓여 있습니다.

정부에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한강운하를 만들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행주에 항구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그러려면 행주대교 근처에 있는 신곡보를 장항습지 하류 지역으로 옮겨야 한답니다.

상류에 있는 신곡보 때문에도 장항습지가 생기를 잃고 있는데, 보를 하류로 옮기고 높이면 장항습지는 완전히 물에 잠길 거라고 합니다.

 

 

 꿈결같은 장항습지

 

 

물론 환경단체를 시롯한 시민단체에서 이곳을 람사보호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해놓은 상태랍니다.

람사보호지역으로 설정되면 개발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제성은 없지만, 국가의 체면상 개발을 하지 못할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부에서는 오히려 람사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걸 방해하고 있다고 합니다.

 

 

 말똥게/ 말똥 냄새가 난다고 말똥게랍니다. 버드나무 군락지 밑에는 요 녀석들이 잔뜩 살고 있습니다. 이들이 단단한 뻘에 물과 공기를 공급해서 숲이 건강하게 유지된답니다.

 

 

 관찰하는 사람들/ 물가 쪽으로 마지막 숲은 부들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부디 장항습지가 잘 보존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카페에서도 가을에는 이곳에 함께 가서 이곳이 얼마나 소중한지 체험을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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