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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29
    고향나들이(11)
    풀소리
  2. 2009/09/21
    그와의 짧은 동거(2)
    풀소리
  3. 2009/09/20
    밤 줍기(7)
    풀소리

고향나들이

내 고향 동네는 인다락(人多樂)이라는 참 멋진 이름을 가진 동네이다.

물론 지금은 한자 뜻을 함께 떠올리며 그 동네이름을 쓰는 이는 없다.

 

그곳은 이제 내게 고향이라는 '애뜻한 그 무엇'도 아니고,

人多樂도  아니다.

 

아마도 좋지 않은 기억들이 많기 때문이겠지만,

너무도 달라진 풍경이 또 낯설게 느껴지게 하는 지도 모르겠다.

 

고향동네 앞 남한강/ 오랜 골재채취로 강 건너 넓은 섬이 절반도 안 남고, 물흐름이 바뀌었다.

 

물흐름이 바뀌면서 우리 동네 쪽으로 모래톱이 여러 개 생겼고, 지금은 철새들의 낙원이 되었다.

다행인가???

 

오른쪽 끝 강물로 튀어나온 봉우리는 강 흐름에 부딪쳐 강가에는 온통 기암절벽이었는데,

지금은 토사가 쌓여 암벽을 모두 가렸다.

 

 

요즘 시골풍경은 어딜가나 예쁘다.

무엇보다도 엷은 연두색을 머금은 채 노랗게 익어가는 논들의 굽이치는 물결이

어떤 꽃밭 못지않게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그리고 작은 풀밭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구절초, 쑥부쟁이, 여뀌, 고마리 등이 보면 볼수록 아름답게 피어있다.

 

쑥부쟁이/ 기계로 편편하게 엎어놓은 척박한 자갈밭에 먼저 자리를 잡았다.

 

 

샘물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고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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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짧은 동거

 

그와의 짧은 동거 - 장모씨 이야기

장경섭 장편만화

길찾기 출판

2005-12-15 출간

 

 

집에 오랫동안 굴러다녀도

그렇고 그런 연애소설이거니 하고

거들떠 보지도 않았었다...

 

(참고로 책 표지의 붉은 색 부분은 덧장으로 내가 본 책에는 이미 없어졌다.

지금 보니 내겐 없는 것이 있는 것보단 훨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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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장모씨.

어느날 옥탑 자기방에 들어오다 방바닥에서 치약을 밟았다.

오늘은 어째 도가 지나친 날이다.

외로움의 정도가...

 

그는 그렇게 그와의 동거를, 공존을

덜컹 인정하고 말았다...

 

외로움의 정도가 지나친 날이었기 때문에...

 

 

장모씨가 동거를 인정한 '그'는

바퀴벌레다...

이름도 없다.

사실 바퀴벌레가 아닐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현재는 바퀴벌레다...

 

장모씨의 애인 의수(蟻首)는

그에게서 받은 정액으로 아기(새끼)를 200마리를 낳았고,

그를 떠났다.

의수는 여왕개미다...

 

극중 장모씨는

밀물과 썰물이 겹치면서

드러난 갯벌과 꽉차오른 바닷물을 보면서 말한다.

 

'혼돈'조차도 영원하지 않아...

 

그래...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 그것은 위로가 아니다.

다만, 살아 있는 '표식'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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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줍기

1.

 

오늘은 부로농원에 가서 밤을 주웠다.

부로농원으로 떨어지는 밤은 밤알이 굵지만,

사람들이 수시로 와서 주워가기 때문에 눈을 크게 뜨고 찾아봐야 겨우 몇 알 주을 정도다.

 

부로농원 주변에서 주워 온 밤

 

 

그러나 걱정할 건 없다.

부로농원 주변은 온통 밤나무 천지인지라 아무데나 가도 밤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철이 일러 아직 알밤이 벌지 않은 나무가 대부분이라

알밤이 벌어진 나무를 찾는다는 것이 좀 힙들 뿐이다.

 

우리가 처음 잡은 방향 쪽으로는 다행이 아직까지 사람 손이 타지 않았고,

밤알도 산밤치고는 제법 굵었다.

 

 

2.

 

밭에 가 보니 알타리무가 4일 만에 놀랄 만큼 커 있다.

정말 4일 만에 이렇게 큰 게 맞을까???

 

입이 제법 올라 온 알타리무

 

4일 전 사진/ 떡잎만 겨우 나와 있다.

 

 

붉은 고추도 4일 전에 딴 거에 절반 정도를 또 땄다.

참 빠르게 자라고 붉는다.

 

토란도 가을빛을 띄고 있다./ 올해는 토란이 잘 안 됐다.

 

콩덩굴 밑에 숨은 붉은꽈리

 

그런대로 서 있는 묶은 벼들

 

마당 가에 심어놓은 콩

 

올해 떨어진 씨앗에서 새로 돋아난 달래

 

버려진 강낭콩이 화단에서 다시 싹을 틔었다. 저 꽃이 열매를 맺고, 열매가 여물도록 가을은 기다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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