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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청 사도학교..2006.1.6

한국기독교장로회 청년회전국연합회 사도학교

 

50년의 역사를 가지고 한 때는 기독교청년운동의 대명사였던 곳,

그리고 나 역시 한 때 잠깐씩,

안에서 활동하거나,

밖에서 지켜보며 지지 지원했던 단체.

 

물론 지금도 그 정신은 꼿꼿하게 지켜가고 있지만,

여러가지 시대의 변화 속에

그 활동이 많이 위축되었다.

 

이들이 기독교운동의 활동가들을 길러내고자 꾸준히 이어오고 있는

교육훈련 프로그램이 '사도학교'다.

 

그곳을 다녀왔다.

 

주제가 정해져 있고,

시간이 약속되어 있어서

내 궁금한 것들은 뒷전에 둘 수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20대 초중반의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떠나고 있는 교회에 남아,

그것도 뭔가 의미있는 청년회를 꾸려보겠다고 기특한(?) 마음을 먹고 모인

10여명의 청년들.

그저 반갑기만 하다.

 

직장, 학교, 친구들...

요즘 가장 짬이 없다는 20대 청춘들이

영어를 배우는 학원도 아니고,

학점이나 고과점수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배움터에

시간을 내주고 있는 것 만으로도 반갑고 고맙다.

 

물론 이들이 진보, 사회운동, 변혁, 민중.......

이런 단어들에 익숙한 친구들은 아니다.

그런 것에 익숙하고, 그것에 자신을 바칠 마음이 있었다면

이 곳에서 나와 만날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자기 처지에 맞는 노동운동을 하고 있거나,

학생운동을 하고 있거나,

또 다른 사회운동의 현장에 있을 것이다.

 

아직 이들은 그 자리에 서있지 못하다.

아직 이 순수한 젊은이들은

선하고 공평하신 하나님을 믿고,

가난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섬기라고 한 예수를 따르고 싶은 신앙이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나는 더  이들이 반갑다.

 

책을 통해 학습된 신념이 얼마나 쉽게 무너지는가를 무수히 보아왔던 나에게,

생존의 요구만으로 모인 사람들이 결국 어떻게 흩어지는지를 잘 아는 나에게,

이들의 이 순수한 신앙이 그 어떤 신념이나 당위나 필요보다 더 큰 희망으로 보인다.

 

물론 터무니없는 희망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아편으로서의 종교를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헛소리 이거나 개꿈

아니면 반동의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과 똑같이

선하고 공평하신 하나님을 믿고,

가난한 이웃에게 보인 예수의 사랑을 닮고 싶은 나에게는 이들이

얼마나 큰 희망인지 모른다.

 

난 이 희망을 현실로 만들어 가는 그 자리에 지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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