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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8
    0528 투쟁을 결의한다는 것이...
    강철새잎
  2. 2007/05/02
    0501 감동이 없는 메이데이
    강철새잎

0528 투쟁을 결의한다는 것이...

오후 1시 50분부터 약 100분 동안 부당해고구제신청에 관한 상담을 했다.

상담자는 학교에서 사서보조원으로 일하고 있는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다.

사실, 이 노동자는 지난달에도 한번와서 거의 1시간 동안 상담을 했던 분이다. 1인 시위등의 투쟁이라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그 다음에는 오지 않았던 분이다.

그런데 오늘 다시 왔다. 구제신청 마감을 하루정도 남겨두고 말이다.

 

이 노동자는 초등학교 사서보조 선생으로 올해초 '예산상의 부족'의 이유만으로 아무런 사유없이  학교로부터 재계약을 거부당했다. 그리고는 순진(?)하게도 퇴직금을 받고 나왔단다. 그러나 얼마후 학교당국은 기간 임금보다 적은 금액의 보조선생을 새로 채용했다. 그게 너무나 화가 나서 오신분이다.

 

약 2시간 가까이 대화후에 노동청에 부당해고구제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하고, 신청서를 작성해 주었다.

계속적으로 꼭 이렇게 해야 하냐며 1인 시위 등의 이른바 투쟁에 대해서 부담 혹은 거부스러워 했다.

그리고 싸움은 승산이 있냐고 계속 되물었다.

 

헤어지고 나서 사실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물론 이해한다. 낯설겠지... 어색하겠지...

그러나 아무 이유없이 해고되었는데 뭐가 부끄럽다고 그러는가...

서울에서도 경기에서도 매일 피켓들고 싸우는 사람들도 있는데...

 

일단 본인이 한다면 열심히 싸워야지... 그러나 그리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추가1.

결국 이 분은 다음날 노동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철회했다고 우리에게 알려왔다...
정말 우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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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감동이 없는 메이데이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고 긴장감이 돌던 때가 있었다. 적어도 작년, 재작년에는 청주 하이닉스 앞에서 적들과의 충돌로 비정규직의 아픔을 이야기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조용했다.  아니, '오늘이 메이데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오전 11시에 대전본부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다. 오늘은 특별한 손님들이 있었다. 태어나서 평생 처음으로 집회라는 곳에 가는 아주머니들. 자기들이 노동자라고는 한번도 생각지 못하고 살아왔던 어머니들. 자기와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가 또 있을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을 사람들...

배재대환경미화지회 아주머니들 14명이 동행했다.

 

서울에 도착해서 (그분들이 보기에는) 엄청 많은 닭장차에 집회 참석자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 사이에는 글을 모르는 분들도 있을텐데 엄청나게 나눠주는 유인물에 정신을 못 차렸을거다. 뭔 소린지 계속 마이크로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노래가 나오고... 아마도 지루하다 못해 집에 가고 싶었을거다.

지회장님이 그런다. "쉬는 건 좋은데 일을 안 하니 힘들다"고. 매일 커다란 학교를 쓰레기 줍던 그들이다.

많은 유인물 중에 한 유인물을 들고 보다가 아주머니가 내게 질문을 해왔다.

"아니 이 학생들이 왜 쫓겨나왔는데?"

그 유인물은 작년 교육투쟁을 전개하다 학교로 부터 출교를 당한 고려대 학생들의 내용이 담긴 유인물이었다.  아마도 다른 유인물보다 당신도 자녀가 있었기에 학교에서 쫓겨나고 아프고 그래서 모금한다는 이야기가 더욱 더 마음에 다가왔는지도 모른다. 이래저래 그 학생들의 상황을 이야기 해 주었더니 무척이나 마음 아파하셨다...

지회장님에게는 경기도노조와 서울경인공공서비스노조 분들을 가리키며 "저 분들도 지회장님처럼 청소하시는 분들이예요"라고 알려줬다. 지회장님은 자신들처럼 일 하는 사람들이 많을거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처음알았다 그런다. 그리고 이런 집회에 한결같이 투쟁조끼를 입고 나오신것에 대해서 혀를 차며 놀라하셨다.

 

2시간 남짓. 뭔소린지 제대로 알련지 계속 마이크로 떠드는 연사들과 민중가요를 부르는 공연자들. 그리고 시청까지 무조건 행진하는 것 같은 시위대들. '8시간 노동시간 쟁취'를 외치며 죽음과 맞서 싸운 선배 노동자들의 삶의 정신이 살라지는 것 같아서 왠지 감동이 없는 메이데이였다.

 

단지, 난생처음 참석한 집회에서 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가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학교와 싸우다가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 자녀같은 아이들의 투쟁에 가슴아파 하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이것이 삶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집회보다도 그 분들의 마음속에 우려나오는 느낌을 전해들은 것이 더 마음에 와 닿는 메이데이가 아니었을지...

 

 

덧붙여.

집회가 끝나고 유인물 등의 각종 쓰레기를 치우는데 배재대환경미화지회 분들의 손놀림은 다른이들보다 빨랐다. 속으로 '역시 직업병이군" 하는 웃음과 '여기서도 청소를 하시나' 하는 안쓰러움이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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