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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 촬영

언니(둘째 고모의 큰 딸)가 결혼할 때

꼭 들러리를 하겠다고 내내 벼르던 '쑝'이 꿈을 이루지 못했다.  -..-

 

"중1이고 키도 163이 넘으니 이제 들러리는 포기"하라고 했더니

그럼 "플룻을 연주하겠"노라고 언니에게 타진했는 데

이미 언니의 친구들이 노래와 연주 모두 예약한 뒤라서 이 또한 어렵게 되었다.

 

그래도 언니에게 연락하여 조르고 졸라서

1인 들러리를 하기로 하여 드레스 까지 거금을 들여서 대여하여

다음 날 어떤 모습으로 들러리를 할 지를 상상하며 즐거워하던 날

비보가 전해졌다.

이번엔 신랑신부는 모두 동의했는 데

신랑측 부모님이 "1인 들러리는 거시기 하다"고 반대로 돌아선 것이다.

 

'쑝'은 거의 울뻔 했다.

"할 수 없잖아...결혼은 주인공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집안 대 집안의 행사거든...이해해라 ^^"

라고 달래봤지만...이 녀석 심통이 난 표정을 감추지는 못하더군.

 

암튼 대여한 멋진 드레스를 그냥 돌려 보낼 수는 없으니

드레스를 멋지게 입고 결혼식에 방긋 웃으며 다녀왔다.

그리고 그 후속 이벤트로....

이제 아파트 옆의 풍경 좋은 놀이터에서 웨딩촬영하듯

들러리 촬영을 연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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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가'에서

11시쯤 이었을까?

넷이서 인사동에 들어서

'소설'을 찾아갔는 데 자리가 없다.

(뭔 인간들이 이리도 많은거야?)

 

그럼...어디로 가나

'주'형을 따라 '볼가'에 들어섰다.

(앗 어디서 낯 익은 얼굴 '찬'이 앉아있는 게 아닌가?)

그 반대편을 보니 또 다른 낯익은 '영'의 얼굴이...^^

 

먼저 발견한 인물은 관련자(?) 부부고

같이 앉아 얘기를 나누는 이는

동아리 선배님 아니신가?

(엉? 이 인간들은 또 어떻게 알고 지내는거야?)

 

양다리 걸치는 것 무지 싫어하는데

어쩔 수 없이 양 다리 걸치고

이 자리에서도 맥주 한 병

저 자리에서도 맥주 한 병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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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동그라미        /    이대흠

 

 

어머니는 말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오느냐 가느냐라는 말이 어머니의 입을 거치면 옹가 강가가 되고

자느냐 사느냐라는 말은 장가 상가가 된다

나무의 잎도 그저 푸른 것만은 아니어서 밤낭구 잎은 푸르딩딩해지고

밭에서 일 하는 사람을 보면 일 항가 댕가 하기에

장가 가는가 라는 말은 장가 강가가 되고

애기 낳는가 라는 말은 아 낭가가 된다

 

장가 낭가 당가 랑가 망가가 수시로 사용되는 어머니의 말에는

한사코 ㅇ 이 다른 것들을 떠받들고 있다

 

남한테 해꼬지 한 번 안하고 살았다는 어머니

일생을 흙 속에서 산,

 

무장 허리가 굽어져 한쪽만 뚫린 동그라미 꼴이 된 몸으로

어머니는 아직도 당신이 가진 것을 퍼주신다

머리가 발에 닿아 둥글어질 때까지

C자의 열린 구멍에서는 살리는 것들이 쏟아질 것이다

 

우리들의 받침인 어머니

어머니는 한사코

오손도손 살어라이 당부를 한다

 

어머니는 모든 것을 둥글게 하는 버릇이 있다

 

 

***이대흠

 

1967년 전남 장흥 출생

1994년 <창작과 비평>으로 등단

시집 <상처가 나를 살린다>,< 눈물 속에는 고래가 산다> <물속의 별>

현대시 동인상, 애지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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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개

중간고사를 앞 둔 쑝을 위해

(언제 챙겨둔 걸까?)

아내가 첫째가 쓰던 문제집을 꺼내왔다.

그리고 지우개를 2개 주고서는 답을 지워달란다.

"그냥 새로 사주지"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 번 쓱 풀고 말 문제집을 또 사주기는 그렇다 싶어서 중노동에 참여했다.  ^^

참 오랜만에 지우개로 연필로 눌러쓴 토룡체 답들을 지우는...

답을 지우다보니

엉뚱한 답도 많고, 그냥 문제집만 사주고 방목한 티가 묻어났다.

또 어떤 문제는 이러고저러고 한 경우 친구에게 해줄 말을 쓰시오.

라는 답을 보니, "왜 사니" 라고 답을 써 놓았더군.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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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산

가야산에서 흰제비꽃, 노랑제비꽃, 현호색, 얼레지 등을 만나다.

가야산은 해인사를 품고 있는 산이다.

해인사를 걸어 내려오는 풍경 또한 가희 일품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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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

존경하는 분이 폐암 말기라 했다.

걱정을 가득 안고 댁을 방문했을 때,

덕분에 규칙적인 운동과 휴식할 호사의 시간을 얻었노라고 했다.

평창동의 봄풍경은 서울에서 누리기 어려운 아름다움이지만

그 아름다움을 내 마음에 담긴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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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풍경

 

정동진이 아닌 정남진에 가다.  ^^

고향 풍경은 여전히 쓸쓸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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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마 사건

'쑝'이 아침에 등교하는 길에

현관문을 나서다가 다시 들어와서는

말없이 웃음지으며 반장 임명장을 쓱 내밀고 갔다.

아직 중1에 남녀 같은반이지만

남학생들의 야성(?)이 아직은 많이 드러나지 않은 시기인지라

마냥 즐겁게 반장역할을 즐기는 거 같은데...언제까지 그럴런지...^^

 

'원'은 올핸 전체 회장단 부회장에 출마했는 데

3팀중 아슬하게 2위에 머물고 말았다.

당연히 당선될 것으로 생각했다가 떨어졌으니

지금은 쿨하게 받아들이자며 누그러졌지만 불만스러워 했었다.

1차 유세까지는 박수도 많이 받고 성공적이었는 데

2차 유세 때는 엠프가 작동되지 않아 준비한 퍼포먼스를 망쳤고

즉흥연설은 진지(!)했지만 전달력이 떨어졌다고 아쉬워 했지만...^^

한눈 팔지 말고 공부나 하라는 운명의 장난이 아닐런지...^^

 

3팀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친구들과 기숙사에서 밤새워 수작업으로 포스터 등을 준비하고

머리를 짜내 로고송과 구호 율동을 준비하는 즐거운 경험을 했고

상대방을 미워하지 않고 쿨하게 축하해주는 마음훈련을 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리더쉽 교육은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소심쟁이가 출마를 결심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사건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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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운동

매일 아침 달리기를 목표로

실제는 일주일에 반쯤

호수공원 반바퀴 달리기를

작년 여름 즈음부터 해왔다.

아침마다 일어나기 싫지만

땀 흘리고 샤워할 때의 뒷맛을 즐기기 때문에 또 달리게 된다.

덕분에 비교적 뱃살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런데 지난 겨울방학 때

아이들은 추운 겨울에 달리기는 너무 싫어하므로

집에서 같이 나와서 나는 호수공원으로 뛰고

엄마랑 두놈은 수영장에 나가기 시작했는 데

점점 수영장에 다니는 농땡이를 부리기 시작하더니

절반도 다니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말았다.

 

아까운 것은 못참는지라...

4월까지 남아있는 아이들의 수영장 티켓을

헬스로 바꿔서 대타로 나가기 시작한 게 벌써 한 달이네. ^^

비몽사몽하며 일어나 1시간 동안 체질에 맞지 않지만

남은 기간은 떼우려고 열심인데...

이러다 몸짱 되는 거 아냐...^^

 

그래도...호수공원의 상큼한 공기가 너무 좋다.

탈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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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삼각산 오르기

 

술자리의 호기로운 약속따라 북한산에 갔다.

이미 바람결은 날카로움을 잃은 몽돌처럼 누그러졌고

아직도 찬기운을 내뿜는 얼음 계곡도

다가서는 봄기운에 힘을 잃고 있었다.

 

산을 맞으면 그 넉넉한 품을 닮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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