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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십이 넘은 지금처럼

집 한 채 없이...

전세를 전전(그래도 월세에 허덕이는 분들에 비하면 행복하지만)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를 화나게 하는 건

집이 없어서가 아니라 설마하며 믿었던 도끼에 찍힌 발등이 무지 아프기 때문이다.

 

게다가 천연덕스럽게 시장논리 운운하며

쏟아지는 황금알 불로소득의 반칙이 허용되는 부동산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희망이나 정의를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니...칼만 안 들었을뿐 강도에 가깝고 파괴적인 분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치열하게 번뜩이는 날을 세워 핵심에 대적하고 다가서지 못하는

이른바 범정치세력들은 대안이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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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한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 아니 사회비판서를

단지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온 또는 불순분자로 불낙인이 찍히곤 했었지.

자유주의에 새 눈 떴노라는 사람들

마녀사냥의 길잡이가 되어

불온하기보다는 불운했던 시대의 

그 불낙인을 시비하며 전향을 강박한다.

당신들만의 자유와 출세를 위해

온전한 자유의 아침을 목 조르며

'불온한 사상'을 단죄하는 한

여전히 불우한 시대를 벗어날 수 없다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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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

팔봉산에 갔다.

옛 대장님의 고향 나들이 겸 산행이니...

산행보다는 서산과 태안으로 바람쐬러 갔다고 해야 더 어울리겠지.

팔봉산은 아기저기하게 여덟봉우리가 있는 산인데...

대간에 비하면 1/4정도이니 산책에 불과하겠지만...

암튼 요즘 게으름의 절정에 운동부족이라서...그래도 조금 반응이 오는군.



'자염', '오월햇살소금', '참전복' 기르는 파도리 정사장댁 바닷가서 잠시 신선놀음에 빠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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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새벽부터 서둘러서...당일치기로 고향에 다녀왔다.

추석에 못 다녀올 거 같고...그립기도 하고.

햇살이 부서져내리는 나락(벼의 전라도사투리)밭의 빛깔을

날카로운 뱀의 혀로도 표현키 어렵겠다는 느낌을 다시 받았다.




 

가을 전어맛을 예찬하는 이들은 필경 과장법을 쬐끔만 섞어 읊조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어회 맛에 비할 바 아니나 숯불 대신 연탄불에 자글자글 구워 온 전어맛 일품이더군.

거기다 남해 바닷가에서 먹는 맛이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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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계절이 바뀔 때마다...

부실한 것인지...

민감한 것인지...

계절맞이를 심하게 하곤 하는데.

 

채원이 몸살감기에 걸려 학교에 결석까지 하곤

채송은 미리 병원을 다녀와 약을 먹고 견디는 중이고

안해가 자기 차례인 거 같다나?

계절맞이 몸살은 한바퀴를 돌아야 떠나곤 하는 데..그럼..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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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농협 꽃백화점 지나다 "국화꽃 전시회 보고 싶다!"는 채송의 말 생각나

고르고 골라 화분 두 개 베란다에 들였다.

 

가을을 닮은 아이가 아니 아이를 닮은 가을이 마음 속으로 들어와. 

가을의 정갈한 기운과 향내 뿜으며 내내 맘 설레게 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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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주말농장에

상추-깻잎-오이-옥수수-참외가 익은 다음

고추-방울토마토-호박이 영글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박은 방울토마토 크기만큼만 자라고 생을 마감했다.  -..-

이젠, 올해의 마지막 농사인 김장용 배추와 무의 모종을 심으라는 안내문이 붙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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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들의 친구

아그들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자처하고

아그들도 할아버지와 할머니로 생각하고

나이를 뛰어넘어 격의없는 친구가 된 이들이 토욜, 집에 왔다.

 

피터-린다 노부부와 마릴린 아줌마 모두 캐나다인으로...

한국과 중국을 들러 귀국하는 길에 아이들이 보고 싶다며 찾아와

갈비-잡채-생선구이-김치로 차린 밥상을 마주하고 웃고떠들며 즐거워했다.

 

이제 그들이 한국을 방문하거나 언젠가 우리 가족이 캐나다에 간다면

즐거운 만남을 설레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된 것 같다.

아이들과의 인연으로 시작된 레고씨댁 방문에 이어 두 번째 이벤트를 마쳤다.  휴~

 

어둠이 내리는 주엽역에서 짧은 만남을 안타까워하며 깊은 포옹을 나누며...

...작은 인연에서 시작하여 그 끈을 질기게 이어가고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힘은 무엇일까?

 

.......그런데

문제는...

아그들 덕분에 영어공부의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점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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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봉

 

6개월여...너무도 오랜만에 산에 온 탓일까?

지리산은 토라져 심술 부리며 이슬비 뿌리고

넉넉한 반야봉은 자태를 구름에 감추었더라.

 



노고단~반야봉~묘향암~심마니능선~뱀사골 지나 실상사 이르러

기와무덤의 덧없음과 장승의 넉넉한 웃음에 작아지다.

 

8월 19일 토욜밤 9시반에 집을 나서,

8월 20일 일욜밤 9시 반경에 집에 이르는

24시간 무박2일 반야봉 산행을 마치고는...

월요일과 화요일을 내내 엉거주춤거리다.

 

실로 오랜만에

배낭에 목숨 버텨낼 것들만 짊어지고 훌쩍 떠나는 무박산행으로

놀란 다리 근육들이 아우성치고 몸은 무거워졌지만

맘땟국물들이 빗물 땀방울과 더불어 그들 가뒀던 그릇을 벗어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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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풀 옆에서

 

                                                       박재삼(1933~97)

 

 

이름 없는 들풀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별 경치도 볼 것 없는

그곳으로 나가

나는 풀빛 울음을 혼자 울 거야

 

환한 저승 같은 꽃빛깔 앞에

차라리 눈이 부시어

어질어질 눈을 뜨지 못하면

하는 수 없지

 

나를 안심하고

눕게 하는 것

포근한 그 들풀 옆에서나

나는 멍청한

내 눈물 속 하늘을 가질 거야

그리고 꽃이여

진실로 아름다운 꽃이여

나는 너를 미워하지도 못할 거야

 

 

***산행에 나설 때면...그 날의 가장 높거나 풍경이 빼어난 곳에 둘러모여

시낭송회를 하곤 하는 데...이 날 선정된 두 수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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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혹

열대야 때문에 더 그렇겠지만...

한여름밤 호수공원의 가로등이 모두 꺼지는 11시에 즈음에도

산책하는 사람들이 붐빈다.

 

자전거를 전속력으로 달리는 사람들

날렵한 복장에 선수처럼 지치지 않고 마라톤을 즐기는 사람들

두 팔을 힘껏 흔들며 빠르게 걷는 일산 아주머니들

아무 개념없이 발 길 가자는대로  즐기는 사람들

어둠을 이용해 작업에 열을 올리는 청춘들 등등

 

호수 한 바퀴를 돌자면 5km가 넘는 거리이고

아무 생각없이 천천히 걷더라도 땀이 저절로 흐르니

아주 적당히 운동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그러나...게으름의 상징처럼...

허리둘레에 둥그런 진을 더욱 단단하게 고정시켜 진지전을 벌이려는 뱃살들이

진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것일까?...

 

호수공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생맥주 한 잔의 유혹에 갈등하고...또 무너지고. 

.....뱃살은 그 유혹들이 응고된 결정인 거 같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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