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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책임론

"그 문제는 사실 너나 그 사람이나 모두에게 문제가 있어. 무엇보다 니가 처음부터 그런 문제에 대해 그렇게 대응하지 않았으면, 아예 그런 행동을 안했다면, 그런 말을 안했다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 아냐."

 

 

"니가 잘했다면" "내가 잘했더라면"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내부책임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애초부터 그런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다면, 어떤 원인을 만들지 않았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 예를 들어 남녀가 사귀다가 헤어졌다고 치자. 그녀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헤어지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이를 지켜보던 친구가 니가 예전부터 그 아이에게 잘해주었다면, 니가 미리 연락도 하고, 자주 만나고, 잘 챙겨주었더라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거 아니냐는 식의 반응은 사실 절반의 반도 맞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남자를 만나게 된 계기와 이유가 문제된다. 그것은 결과적으로 그녀로부터 발생한 문제이다. 그러나 그녀로부터 정확인 이유를 듣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을 다친 사람을 추스려주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내가 그러지 않았다면, 내가 미리 그렇게 했더라면 등의 방법은 사태를 해결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식의 대응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자기에게 원인을 찾으며, 모든 문제를 자기가 잘하게 되면 자연스레 일이 깔끔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관계 속에서 생긴 문제는 자기 하나 잘 한다고 마무리되지 않는다. 자기 책임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태도는 진정한 원인을 찾지도, 그 문제로 인해 감정상한 사람에게 어떠한 치료책도 되지 못한다.

 

위에서 가정한 예, 숱하게 봤고 나도 그런 일을 당해봤다. 물론 시간이 약이다. 시간만큼 제대로 된 치료책도 없다. 어떤 치료제도 시간이라는 치료제에 버금가지도 못한다. 가만히 있어도 낫는 병을 가지고 이거 저거 오만가지 약을 쓰고 나서 마치 그런 약들이 효과있다고 생각하는 오류만 범할 뿐이다.

 

어떤 문제 속에 자신을 집어넣고 문제를 풀기보다는 그 문제에서 자신을 끄집어 내어 자신을 관찰하는 입장을 가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그래야 자신을 추스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획득할 수 있다. 그러면 상처받은 감정을 치료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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