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시를 읽은 때가 언제였더라..
낚시질
마종기
낚시질하다
찌를 보기도 졸리운 낮
문득 저 물속에서 물고기는
왜 매일 사는 걸까.
물고기는 왜 사는가.
지렁이는 왜 사는가.
물고기는 平生을 헤엄만 치면서
왜 사는가.
낚시질하다
문득 온 몸이 끓어오르는 대낮,
더 이상 이렇게 살 수만은 없다고
중년의 흙바닥에 엎드려
물고기같이 울었다.
나비의 꿈
마종기
1
날자.
이만큼 살았으면 됐지.
헤매고 부딪치면서 늙어야지.
(外國은 잠시 여행에 빛나고
이삼년 공부하기 알맞지
십년이 넘으면 外國은
참으로 우습고 황량하구나.)
자주 보는 꿈 속의 나비
우리가 허송한 시간의 날개로
바다를 건너는 나비,
나는 매일 쉬지 않고 날았다.
節望하지 않고 사는 表情
節望하지 않고 들리는 音樂.
2
그래서 절망하지 않은 몸으로
비가 오는 날 저녁
한국의 港口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다.
낯선 길에 서 있는 木蓮은
꽃피기 전에 비에 지고
비 맞은 나비가 되어서라도
그 날을 만나고 싶다.
... 김형경의 글을 통해 알게 된 마종기시인
제주도에서 시집을 구해보려 애썼지만 실패한 후로 잊고 있었다
그의 범상치 않은 약력을 보며 유학생활 중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땐 루시드폴을 듣지 않으려 조심하는 것처럼 무의식적으로 피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역시 문득 몇 구절이 떠오를 때가 있다
두 시 모두 전문은 오늘 처음 읽었다
문어낚다. 2009/11/03 19:33
낚시질 하다
"왜 사는가?"
-고집멸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