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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안 할 수가 없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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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을 깨도 될까요?

사랑은 환상일까? 모두가 완벽한 사랑을 꿈꾸지만 완전한 사랑을 경험했다는 이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언제나 상대방의 마음을 알지 못해 착각하고 오해하며, 수많은 연인들이 만남과 이별을 반복한다. 사랑에 빠진 여자들은 속내를 알 수 없는 남자들의 진심에 대해 어리석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남자들의 의미 없는 말에 설레고, 의도하지 않은 행동에 상처받기도 한다. 연애도 학습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연애지침서들이 서툰 연인들을 위한 바이블로 등장할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끝도 없는 질문을 던지고 정답도 없는 답변을 요구한다. <심리학이 연애를 말하다>(이철우 지음, 북로드 펴냄)는 “연애 관계란 균형이 잡혀 있을 때 제대로 된 연애가 된다. 마음속으로는 뭔가 부족하고 서운한 것 투성인데도 타성에 이끌려 혹은 한 자락 희망 때문에 무모하게 희생하는 여성이 있다면 지금 당장 관계를 청산할 것을 부탁하고 싶다. 관계의 청산, 그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라고 조언한다. 상대방이 당신의 감정을 존중하지 않고 당신과의 데이트에 적극적이지 않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착각에서 깨어나라, 레드 선!

 

 
 
»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친구 A는 직장 동료인 유부남과 벌써 두 달째 연애 중이다. ‘필’이 꽂히는 남자를 기다리느라 3년간 연애를 굶다가 하필 먹어도 급체할 만한 남자를 골랐다. 출산휴가 중인 유부남의 아내 역시 직장 동료. 회사에서 소문나면 뼈도 못 추릴 상황이지만 A는 유부남을 포기할 의지가 없는 듯 보였다. “내가 전화할 때만 보자”며 일방적인 만남을 원하는 남자의 당당한 말과 행동을 “그가 아내에게 들키면 안 되니까”라며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사랑해”라는 말은 듣지도 못했으면서 “아기를 네가 키워줄래?”란 말을 “사랑한다”로 해석했다. 사귀는 과정에서 유부남이 했던 말과 행동은 바람둥이 냄새가 물씬 풍기는데도 A는 자신의 사랑이 특별하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 남자, 부인보다 날 사랑할걸?


사랑의 시작부터 이별까지 남자와 여자는 아주 사소한 것에서 부딪치고, 서로 이해하지 못하다 이별을 반복한다.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작가 리즈 투칠로와 그레그 버런트가 쓴 동명의 인기 연애 지침서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 결혼을 둘러싼 갈등, 우정과 사랑 사이의 애매모호한 감정 등 연애를 경험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여자들에게 ‘똑똑한 연애를 하라’고 강조한다. 뉴욕에 사는 여성 4명의 일과 사랑을 흥미롭게 풀어냈던 드라마처럼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여성들에게 색다른 카운슬러가 돼준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하는 여자들의 무의식적인 실수와 착각에 일침을 놓으며 “꿈 깨”라고 외친다.

베스(제니퍼 애니스턴)는 7년이나 동거 중인 남자친구 닐(벤 애플렉)이 불만이다. 서로에게 완벽한 상대처럼 사랑하지만 닐은 베스에게 결혼하자고 프러포즈하지 않는다. 늘어가는 나이와 반비례로 인내심이 바닥이 난 베스는 이 남자가 왜 결혼을 꺼리는지 궁금하다. 가수지망생인 안나(스칼렛 요한슨)는 슈퍼에서 만난 유부남 벤(브래들리 쿠퍼)에게 호감을 느낀다. 벤 역시 안나에게 “섹시하다”며 관심을 보이지만 그는 계속 “우린 친구 사이”라며 거리를 둔다. 하지만 벤이 안나와 사랑에 빠지는 건 시간문제일 뿐이다. 벤의 아내 제닌(제니퍼 코넬리)은 남편에게서 다른 여자와 잤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를 용서한다. 거짓 없는 완벽한 결혼을 꿈꾸는 그에게 남편의 솔직한 고백은 아프지만 삼킬 수 있는 고통이다. 소개팅을 한 남자들에게 전화오기만을 기다리는 지지(지니퍼 굿윈)는 남자들의 속내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 “전화하겠다” “당신 덕분에 뜨거운 밤이었다”며 추파를 던졌던 남자들은 헤어지면 연락이 없다. 신문사에 근무하는 메리(드류 배리모어)는 채팅 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데이트만이 유일한 낙이다. 도무지 오프라인으로 이어지지 않는 사랑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영화는 완벽한 사랑을 꿈꾸는 5명의 여자를 통해 남자들의 진심을 헷갈려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원작인 책에서처럼 “당신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면, 전화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당신과 데이트하지 않는다면, 다른 여자에게 한눈 판 남자라면, 결혼 이야기를 피한다면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고 독하게 말한다.

 

 
 
» 영화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남자들의 진심을 착각하는 여자들에게 ‘똑똑한 연애’를 하라고 충고한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화를 내는 제닌(왼쪽)과 연애 고수로부터 상담을 받는 지지.
 
 
 

영화 속 주인공들이 하는 고민은 사랑에 빠진 여성들이 일반적으로 겪는 것들이기도 하다. 남녀 사이에 착각과 오해가 빈번한 건 일차적으로 남자와 여자가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서로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존 그레이 지음, 친구미디어 펴냄)에서 저자는 남자와 여자는 생각하고 느끼고 반응하고 행동하고 사랑하고 필요로 하는 것까지 달라 마치 언어와 환경이 다른 행성에서 온 것처럼 느껴진다고 설명한다. 사랑을 할 때 여자가 관심·이해·존중·헌신·공감·확신 등을 갈망한다면, 남자는 신뢰·인정·감사·찬미·찬성·격려 등을 원한다는 것이다.

남녀가 서로 이렇게 다른데 남녀관계가 고통스러운 투쟁이 되는 건 어쩌면 당연지사. 착각까지 더해지면 고생은 사서 하게 된다. 소개팅남이 자신에게 반했을 거라고 확신하는 지지는 그가 자주 간다는 바에서 무턱대고 기다리거나 전화기를 끝도 없이 응시한다. 잠깐의 눈빛에도 확신을 얻는 지지처럼 여자들은 남자가 술기운에 좋아한다고 고백하거나 스킨십이라도 하게 되면 헷갈리기 시작한다. “그 남자가 나한테 꽂힌 걸까, 나만의 착각인 걸까” 깊은 고민에 빠진다.

 

워워, 결혼식장부터 알아보지 말라

 

남자들은 때로 의도하지 않게 여자들을 설레게 하고, 매너를 지키려다 되레 상대를 오해하게 만들기도 하며, 뜻하지 않게 여자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싱글남인 직장인 박호영(35·가명)씨는 “직업적인 호의를 이성적인 호감으로 오해하기도 하더라”며 “마음에 없는 여성과 이유 없이 데이트를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진짜로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남자라면 술기운을 빌리지 않아도 당신을 만날 용기를 내고, 당신의 감정을 존중하며, 헤어지자는 말을 쉽게 하지 않을 것이다. 그가 갑자기 연락을 끊고 사라졌다면 그건 다시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미다. 남자들이 이별할 때 늘어놓는 “사랑하니까 놓아준다” “내가 요즘 마음의 여유가 없어” “나보다 좋은 사람 만나” 등의 말은 핑계나 배려가 있는 거절일 뿐 “헤어지자”는 말 이상의 의미가 없다. 상대가 떠난 뒤에도 그 말을 곱씹으며 의미를 해석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의 저자 그레그 버런트는 “멋진 여자들이여, (유령 같은 남자들에게 매달려) 엉뚱한 데 힘을 쏟지 말고 고민 없이 끝내라”고 충고한다.

어이없지만 여자들의 착각을 여자친구들이 부채질하기도 한다. 친구의 착각을 확신시켜주거나, 친구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앞서 미래를 낙관하기도 한다. 지지가 자신의 연애상담을 해주는 바텐더 알렉스(저스틴 롱)가 자신에게 반한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친구인 제닌은 “나파밸리에서 결혼식을 하는 게 좋겠다”며 당장 인터넷으로 결혼식장부터 알아본다. <섹스 앤 더 시티> 시즌5에서도 재밌는 장면이 나온다. 언제나처럼 캐리·사만다·미란다·샬롯이 모여 브런치를 즐긴다. 캐리의 남자친구 버거도 함께다. 캐리와 친구들은 미란다가 최근 한 남자와 데이트를 즐기고 키스까지 했지만 그가 집으로 올라가자는 미란다의 제의를 거절하고 아침에 회의가 있다며 돌아간 일화로 얘기를 나눈다. 왜 데이트가 실패했는지에 대해 미란다의 처지에서 의견이 분분할 때 “그가 너에게 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건 버거다. 남자의 진심을 몰라 헷갈린다면 동성 친구가 아닌 이성 친구에게 상의를 해보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 여자친구들과의 수다는 스트레스를 풀고 기분을 좋게 한다. 그러나 연애할 때 이들의 조언이 도움이 되지 못할 때도 있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
 
 
 

연애지침서들이 똑같이 지적하는 건 멋지고 똑똑한 여자들이 자신은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나쁜 남자를 만나도 자신이 그 남자를 변화시킬 수 있다거나, 나는 그 남자가 만났던 여자들과는 다르다고 여긴다. 친구 A 역시 자신의 사랑이 드라마 속 불륜극에 들어가도 손색없는 상황이란 점을 모른 척한다. 그저 불안한 사랑을 떨리는 사랑으로 착각 중이다. 영화에서 알렉스가 지지에게 “여자들은 불안함을 사랑으로 착각한다”고 조언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제닌이 남편의 외도를 알았을 때 그를 용서한 건 남편이 자신처럼 부부관계를 개선하는 데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서다. 그가 담배를 끊었다는 거짓말을 계속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때에야 제닌은 자신의 사랑과 노력이 어리석었다는 걸 깨닫는다.

 

불안함을 떨리는 사랑으로 착각하나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어서 아무나 선택하면 결론은 후회다.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며 쓸데없는 기대를 하다 자신의 눈을 찌르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연애지침서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남자, 결혼한 남자와는 사귀지 않는다 등 나만의 연애 기준을 세우라”고 충고한다. 준비가 안 됐다며 결혼 이야기를 피한다면 그가 결혼을 원치 않는지, 아니면 나와의 결혼을 원치 않는지 따져봐야 한다. 당신에게 반하지 않은 남자를 끊는 방법은 결국 여자 스스로가 헤어지겠다고 결심하는 방법밖에 없다. 바람둥이인 줄 모르고 사귀었다 뒤통수를 맞은 것과, 알면서 사귀다가 험한 꼴을 당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헤어지면서 하는 말은 아무 의미가 없다. 대상이 사라졌는데 그가 했던 말을 해석하느라 머리를 쥐어짜며 다른 사람들의 해독 능력까지 구걸하고 있다면 이제 그런 반복된 이상행동은 그만할 때다. 그가 내게 반하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고 그의 진심을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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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를 해석하는 이상의 글은 도통 읽지 못하고 사는 요즘, 한겨레 의존성이 높아지고 있다

복길이 엄마아빠가 서울서 실어온 따끈한 권고에 이어 바로 뜬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007 퀀텀 오브 솔라스'와 '맘마미아'가 지금 개봉하는 일본에선 여름 지나야나 하지 않을까?

 

당장 이번주에 시내에 나가 영어판이라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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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16 19:22 2009/02/1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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