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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랑이를 안고 젖을 먹이는데 갑자기 사랑이가 씨~익 웃으며 다가온다.
글고는 쪼~옥 (거의 쩝쩝에 가까운) 뽀뽀를 하고 "엄마 사랑해~~"한다.
고맙고 기특한 마음 한편에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이다.
요즘도 사랑이는 꽤액꽤액 조금만 제 뜻대로 안되면 그렇게 소리를 질러댄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사랑이는 요즘 글자놀이에 관심이 많다.
전보다 책읽는 것에는 소원해졌지만 글씨를 쓰거나(대부분은 동그라미나 선 모양이지만 비슷할때도 있다.)
어떤 글씨냐고 물어보는게 하루 일이다. 아는 글자를 읽기도 한다.
전에는 봄날이 오면 거리와 먼 산, 나무들에 이제 막 피어난 새순을 보면
가슴설레면서 취했었다. 아, 이 봄이 가지 않았으면...
이제는 사랑이를 보면서 이 아이의 향기를 좀더 오래 맡고 싶은
강한 열망에 사로잡힌다.
신경숙씨는 <기차는 7시에 떠나네>에서 아기들의 냄새를 복숭아냄새로 표현했다.
아이를 키워보니 복숭아냄새처럼, 때론 그보다 더 달디단 냄새가 난다.
하루 볕에도 자란다는 말이 실감난다.
어느새 사랑이 키가 90센티를 지났고 몸무게도 14킬로가 넘었다.
자란다 자란다 자란다
몸 뿐 아니라 생애 첫 도약의 시기를 지나고 있는 사랑이는
이제 엄마 팔베개를 하지 않고 자려고 하고 있다.
서운한 마음이다.
이렇게 하나씩 조금씩 아이의 존재는 독립해간다.
아이는 자라고 나는 늙어간다.
머리 앞부분에 흰머리가 확 띈다.
그런데 그게 싫지 않다.
평온하게 늙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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