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다시 진안에 왔다. 작년에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마을과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특별한 공간....

 

작년에 영시미에 들어와서 만들었던 첫 번째 영상이 '미니FM, 마을과 만나다.'였는데....

그 두번째 이야기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하니 부담이 된다...

 

사실 작년 영상도 혼자 힘으로 도저히 만들 수 없었는데...이번에는 과연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한다...그리고 사실 난 영상을 만드는데 있어서 치밀하지 못해서 찍어놓은 영상들을 애써 버리기

일쑤인데......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어쨋든 다시 마을축제와 마을라디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기대도 되고

또 좋은 사람들을 보면서 배울 생각에 설레이는 하루하루를 축제 전에 보낸 것 같다. ㅎㅎ

 

------------------------------------------------------------------------------------------------------------------------------------

 

드디어 제 3회 진안군 마을축제가 7월 30일 개막되었다.

군청에 스튜디오를 설치되고, 반가운 사람들이 하나, 둘 보일때마다...

내 목소리는 조금씩 들떠갔다. ㅋㅋ 암튼

 

첫 째날, 첫 방송의 주인공은 홈스쿨을 하는 두 청소년.

 

'강강살릴래'라는 제목으로 4대강을 순례하면서 다닌 느낌과 강에 대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숨김없이 꺼냈다. 가만히 듣고 있으니... 이 친구들의 진심도 느껴지는 한편, 나도 기회가 된다면

4대강 순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걸으며...강의 소리를...그리고 강 주변의 다양한 생명들과 삶의 기운을 느끼면서 걷는다면

강과 자연이 내게 간절함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 친구들과 향후에 다양한 작업들을 함께 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터뷰와 함께

여러가지 제안을 해놓았다. 함께 영상도 만들고, 주변 사람들과 나누면서 보다 4대강 사업의 부당함을

알리는 것과 함께 강이 내게 우리 자신에게 꼭 필요하고 있는 그대로의 것이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

 

이어지는 두번째 주인공은 이랑학교의 학생들이었다.

 

진안에 있는 대안학교로....학생들이 직접 농사도 지어보고 직접 생산하는 과정. 노동하는 과정을

배우면서 삶을 배우는 교육을 하는 학교이다. 그래서일까? 라디오 진행을 하는 내내 집중하고 열정을

보이는 모습이 참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그러면서 함께 대화하면서 결정하는 것이 익숙한 듯 끊임없이

묻고 서로 합의하는 것을 보면서 놀랍기도 했다.

 

2시간의 진행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 열정을 쏟아부은 이랑학교 학생들. 언제 기회가 된다면 다시 만나고

싶은 친구들이었다.

 

첫 째날, 마지막 주인공은 동향면의 한글교실 어머님들이었다. 7-80의 고령이지만 에너지만큼은

이랑학교 친구들 못지 않았다. 19-20살에 시집을 와 교육이라고는 받아본 적이 없는 어머니들....

이마와 손등에 가득한 주름만큼이나 많은 설움과 사연을 지니고 있으셔서...방송내내 이분들의

이야기를 듣느라 정신이 없었다.  시집온 이야기에서부터 예전에 모내기했던 방식과 남편에 대한 흉 ㅋㅋ

그러면서 한글과 교육을 배우지 못해 받았던 설움들이 이 땅의 여성들이 받아야 했던 억압과 겹쳐졌을때

나오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극적이었다.

 

아무튼 어머니들의 수다로 한바탕 2시간을 보내고 나니.... 공동체라디오가 왜 지금 이시대에 필요한지에

대해 새삼 느끼게 해줬다.

 

 

-----------------------------------------------------------

 

첫 째날을 보내고 이번 영상작업의 주제는 '-마을, 라디오, 이야기- 삶을 드러내다.'로 대략 잡았다. 진안에 꼭꼭 묵혀있는 삶의 이야기...... 그 이야기를 풀어내고 한바탕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진안과 마을을 이해하고 또 마을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서의 라디오. 미니FM은 비록 행사와 축제소개방송이지만.....

이 진안마이라디오에 참여하는 사람들 덕분에 진안미니FM은 공동체라디오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0/07/31 22:37 2010/07/31 22:37
Tag //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peacemania/trackback/63

  1. 긴 호흡 2010/08/05 05:2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제 곧 ㅋ 진안에서 뵈어요! ^^

  2. 설영 2010/08/06 11:0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너무 짧게 뵈어서 아쉬웠어요 ㅠㅠ 지금쯤 정동진에 계시겠네요.^^ 좋은영화도 보시고 즐거운 휴가 보내세요.^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