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온(狂溫)에 청년이 사그라졌다.
그 쇳물은 쓰지 마라.

자동차를 만들지도 말 것이며
철근도 만들지 말 것이며
가로등도 만들지 말 것이며
못을 만들지도 말 것이며
바늘도 만들지 마라.

모두 한이고 눈물인데 어떻게 쓰나?
그 쇳물 쓰지 말고

맘씨 좋은 조각가 불러
살았을적 얼굴 흙으로 빚고
쇳물 부어 빗물에 식거든
정성으로 다듬어
정문 앞에 세워 주게.

가끔 엄마 찾아와
내새끼 얼굴 한번 만져 보자. 하게.

 

- 한 누리꾼의 추모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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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청년이라고 불려진 한 노동자의 죽음.

어떤 인터넷 신문은 그 죽음을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부주의일까?

사고가 벌어진 시간은 새벽 2시.

모두가 잠든 그 새벽..... 그 노동자는 졸리운 눈을 부비며 그 뜨거운 용광로와 맞서야 했다.

 

사측은 그 노동자의 연봉이 5천이라며

애써 변명했지만.....

 

과연 하청노동자의 삶과 죽음이 연봉 5천이라는 말로 감추어질 수 있을까?

 

세상이 살기 좋아졌다고 한다.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공장과 상점들이 늘어나고

잠은 죽음의 한 모습이라고 생각했을 때, 사람의 생은 길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새벽 2시.

꺼지지 않는 공장의 불빛.

그 길어진 생의 진실은 

이렇듯 일터에서 죽어간 이름모를 노동자들의 죽음이다.

 

이 죽음을

과연 우리는 어떻게 추모해야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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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09 21:33 2010/09/09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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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허당 2010/09/20 11:32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이거 완전.. 안타까웠어요.. 안타까움 그 이상...
    전 늦게 아주 늦게 기사를 봤지만...

    말로표현할 수 없을 참혹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