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읽기
언제부턴지 모르지만
‘만세대’ 아파트 놀이공원에는
예순 쯤 된 고만고만한 영감들이
옹기종기모여 놀고 있는데
알고 보니 중공업 정년퇴직자들

장기도 두고 화투도 치고
술내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죽이는데
소주 몇 잔에 이런저런 세상 얘기들
가끔 다투기도 하며 얘기가 길어지면
왕년에 파업한 얘기
골리앗 올라간 얘기 따위
결국 중공업 얘기로 이어지는데

한 영감이, 바늘구멍 같은
중공업 직영에 취직했다는 자식자랑에
하청에 다니는 자식 둔 영감들
부러운 눈초리를 보내고

더러는 질시의 눈초리도 있어

“평생 동안 뺏기고도 모자라
대를 이어 충성하냐?”

그러자 자식자랑 하던 영감
시뻘게진 얼굴로
상대 멱살잡고 옥신각신

그랬다
이들은 정년퇴직 했으나
여전히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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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2/14 08:38 2005/12/1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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