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쓰기

현대차지부 신문 칼럼 원고

 

노동자 미디어 전략을 세우자

 

 

국민들은 현대차 노동자를 어떻게 볼까? ‘배부른 노동귀족’. 아마 90% 이상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거다. 틀림없다. 현대차 노동자들이 아무리 장시간 노동과 주야맞교대의 어려움을 하소연해도 국민들 귀에 안 들어온다. 억울해도 사실이다.

 

노조가 파업을 할 기미라도 보이면 일간지, 주간지, 인터넷신문 할 것 없이 죄 들고 일어나 ‘현대차노조 죽이기’에 나선다. 뭇매도 이런 뭇매가 없다. 실컷 두들겨 맞고 나서 언론중재위에 제소해본들 언론들은 눈 하나 깜짝 않는다. 이런 식으로 당하고 국민들에게 속수무책으로 고립돼서야 노동조합의 미래는 없다. 뭔가 대책이 나와야 한다.

 

노동자 민중의 전국 중앙 진보일간지를 만들려면 대략 30억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억 가까이 쌓여 있는 현대차지부의 적립금 규모를 놓고 보면 30억은 민주노조진영이 뭔가 ‘해볼만한’ 액수다. 지역 일간지는 그보다 훨씬 돈이 적게 든다.

 

현장을 보자. 지부신문, 소식지, 현장조직이 내는 신문과 유인물들… 하루에도 식당 가판대엔 읽을거리가 넘쳐난다. 거기 들어가는 돈, 사람, 노력을 따져보고 ‘효과’를 견줘보자. 어떤가?

 

1만원 정기구독자 1만명이면 광고 없이도 지역 일간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지역 일간지를 노동계가 갖고 있으면 언론 지형이 지금과는 사뭇 다르게 바뀐다. 일간지를 갖는다는 건 지역의 정치, 경제, 교육, 사회, 환경, 문화 각 부문의 ‘정보’를 책임있게 다루는 위치에 선다는 의미다. 지역 일간지는 현장기자들이 발로 뛰면서 올린 기사들과 함께 강력한 ‘소통과 연대의 도구’로 기능할 것이다. 아울러 지역사회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서 책임있는 노동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고, 투쟁시기와 선거시기에 노동운동 진영의 입장을 시민들에게 보다 풍부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일간지와 더불어 준비해야 할 일이 하나 더 있다. ‘공동체 라디오’다. 방송법이 바뀌면서 구 단위마다 공동체 라디오를 하나씩 만들 수 있게 됐다. 지금은 대구 성서와 서울 관악, 마포 등 8군데에서 시범방송중이지만 몇 년 안에 전국 방방곡곡 동네 라디오가 생길 것이다.

 

북구에 노동자라디오방송국을 하나 만든다고 생각해보자. 콘베어를 타면서 라디오를 계속 들을 수 있다. 현장에서 방송 편성과 제작에 직접 참여한다. 가족들 이야기, 눈물 나는 이야기, 배꼽 빠지게 재미나는 이야기들이 전파를 타고 생생하게 소통된다. 집회 참석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을 때 벌자’ 실리화, 보수화, 개별화되고 있는 현장에 공동체 라디오가 뭔가 새로운 숨통을 틔워줄 것 같지 않는가?

 

노동자 미디어는 노동조합, 진보정당과 더불어 세상을 바꾸는 또 하나의 힘이다. 노동운동을 혁신하고 새롭게 전진하기 위해서, 노동자의 힘으로 지역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 지역 노동일간지와 공동체 라디오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보수언론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현대차 현장 노동자들이 나서서 시급하게 노동자 미디어 전략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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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31 21:53 2007/10/3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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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 2007/11/02 01:47 URL EDIT REPLY
음--, (일단 제가 지금 이러고 있음 안... 내일 통역알바 공부해야는데. 쩝 ^^;)
요즘 집장님 관심의 집중이군요, 진작부터겠지만.
노동자 미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contents의 생,산, 또한 못지 않게 고민되어져야 ... 당장의 울노뉴도 '환기와 실험'의 시점이 아닌가, 감히 말해봅니다.
plus 2007/11/02 09:03 URL EDIT REPLY
하악실히 강적이군;;; 은근 끈질기고 집요하고.. 그 '환기와 실험'을 해볼 '조건'이 당최 안만들어진다는 게 고민;;; 어떠케 그 양 머시기 블로그라도 쳐들어가서 작전을 짜보든가.. redgadfly가 그 머시기 블로그니까 참고하시길.
아키 2007/11/03 17:11 URL EDIT REPLY
사무실은 구했어요? 어느 동네로 갈건데요? 우째 엔코는 내가 협박을 해도 아느척을 안 하네. 투덜이 브로그는 알고 있어요. 근데 뭐 집 나간지 오래더라구요. 홍선배스러운 홍선배는 어찌 지내시고 또... 다들 바쁜거야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궁금하고 보고 싶고 그렇답니다. 아프니까 더.
plus 2007/11/05 08:22 URL EDIT REPLY
사무실은 몇군데 합쳐서 좀 큰 데로 옮길 생각인데 그게 제법 복잡시럽네. 우리 사무실은 이제 계약기간이 한달밖에 남지 않아서 우쨌든 이사짐 꾸려야 될 판인데..뭐 좋은 방법이 나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