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뭇...주춤하면서 조금씩...
자기만의 방에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문이 열렸다.
빼꼼히 열린 문으로 기웃거리다 문지방을 넘어설 용기가 나지 않아 근 일주일을 머뭇거렸다.
말을 하는게 참 힘들고 난처하다.
사람들이 정색을 하고 나를 쳐다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머리 속이 하얘진다. 나를 설명하기가 어려워서 비실비실 사람들을 피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요즘의 나는...
나에게 중요하다 싶은, 애착이 간다 싶은 관계들을 기기묘묘하다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재주(?)로 어그러뜨리고 있는 내 상태가 불안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관계들을 구겨가는 과정 속에서 내가 너무도 과장된 액션을 취한다는 것. 그 액션의 어이없음과 누추함을 숨 돌릴 틈 없이 확인하는게 버겁다 싶다.
그래서.... 방 문을 두드렸던 것인데...
여기서만은 솔직하게, 어줍잖은 정리 없이, 그냥 마음 가는대로 나를 풀어놓고 싶어서였는데...그럴 수 있는 공간이 다급하게 필요했던 것인데...
막상 내 방이라는 공간이 생기니까
갑자기 얘기들이 막 쏟아질 것 같은 울렁거림을 느끼면서 덜컥 겁이 났다.
여기서도...여기서마저...여지없이...내가...
어쩌면 나는 숨을 수 있는, 쉴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 보다는 보다 은밀하게 소통할 수 있는, 관계 맺을 수 있는 '나의 또 다른' 공간을 갖고 싶어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해받고 싶다는 마음에 내가 다시 여기서도 나를 짐짓 꾸며대지는 않을까 싶은....불길함...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영 마음이 잡히지 않을 때 거는 마지막 카드~
유치한 주문을 외면서 문지방을 넘어선다...
나는 실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실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나는 실수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반복되는 실수들, 실수를 반복하는 나, 그게 나임을 인정하기. 흠.... 삐끗하고 절뚝이며 방에 들어서지만 그 모양새가 지금 나의 가장 솔직한 모습이라고 나에게 설명하고 싶다. 어쨌든 난 "방"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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