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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특권 내려놓는다더니 ‘특활비’ 반납은 정의당뿐… 노회찬 “특활비 사용지침도 없었다”
지난달 3일 대법원이 국회에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을 공개하라는 결정을 내렸는데도 국회가 사법부의 명령을 이행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달 24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국회에 청구한 것과 동일한 국회 특활비 지출 내역을 국회정보공개시스템을 통해 청구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신청서를 작성한 지 2주 후 돌아온 답변은 “정보공개 여부 결정 기한이 10일 더 연장됐다”는 것이었다.
국회민원지원센터(센터장 정명호)는 기자에게 보낸 ‘공개 여부 결정기간 연장 통지서’에서 연장 사유로 “일시적인 업무량의 폭주 등으로 정해진 기간 내에 공개 여부의 결정이 곤란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 달여 전에 대법원이 공개하라고 결정한 내용과 동일한 청구 내용인데도 ‘일시적인 업무량의 폭주’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를 들었다.
국회가 정보공개 결정 연장 사유 근거로 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11조(정보공개 여부의 결정) 제2항에는 “공공기관은 부득이한 사유로 기간 이내에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없을 때에는 그 기간이 끝나는 날의 다음 날부터 기산(起算)하여 10일의 범위에서 공개 여부 결정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당초 정보공개 결정 기한이 지난 7일이었는데 연장 결정 기한이 22일로 미뤄진 점에 대해 국회민원지원센터 담당자는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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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4일 jtbc 뉴스룸 리포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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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국회정보공개규칙’ 제6조(공개 여부 결정기간의 연장) 제4호(천재지변, 일시적인 업무량의 폭주 등으로 정하여진 기간 내에 공개 여부의 결정이 곤란한 경우)에 따라서도 연장될 수 있다고 했다.
국회에 정보공개를 청구한 후 천재지변은 일어나지 않았으므로 ‘일시적인 업무량 폭주’라고 해고 한 달 이상 걸리는 것은 지나치게 길다는 지적에 국회는 “청구인이 신청한 것과 유사한 내용의 정보공개 청구가 많이 올라와 업무량 폭주는 맞다”고 답했다.
이 담당자의 해명대로라면 국회 정보공개 처리 인력 보강이 시급하다. 7일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자신이 교섭단체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원내대표로 있으면서 매달 1000만 원 이상의 특수활동비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 4곳 교섭단체 정당에 주는 특활비 규모라면 국회 정보공개 처리 담당자를 수십 명 더 채용하고도 남을 돈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그동안 국회 특수활동비의 폐지를 당론으로 주장해 온 정의당은 지난 4월과 5월, 6월 석 달에 걸쳐 교섭단체 원내대표로서 수령한 특활비를 반납하고자 한다. 국회 특활비가 폐지될 때까지 앞으로도 매달 특활비 수령 후 전액을 국회 사무처에 불용액으로 반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최저임금은 인상 속도를 늦춘다거나 산입범위를 넓혀 임금을 사실상 저하시키면서 국회의원들이 받는 돈은 영수증도 필요 없이 수천만 원씩 받아가도록 하는 제도를 대법원 판결에도 유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국회의원의 양심상 도저히 이 특활비를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에 따르면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상임위원장 등이 매달 받는 특활비는 계좌 입금과 현금 지급 1대 1 비율이다. 왜 현찰로 나눠서 주는지는 받는 사람도 알 수 없고 영수증 처리가 필요 없어 용처도 불분명하다. 노 원내대표는 특활비를 받으면서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지침도 없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말 미디어오늘 확인 결과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상납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올해 국회 특활비 총액은 72억2200만 원(예비금 포함)이 책정됐다. 지난해 국회 특활비 예산이 88억8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총액은 15억8600만 원 줄었지만, 이 감액분은 특정업무경비와 토론회·공청회 등 소요경비, 포상금으로 전환됐다. [관련기사 :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 목소리에도 내년 72억원 책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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