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등때까치가 도마뱀을 사냥해 철조망에 앉아 있다. 때까치가 머리의 회전 가속도를 이용해 사냥감을 제압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생태계가 살아있던 시절 서울 교외에서도 때까치는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까치와는 거리가 먼 참새목에 속하는 이 새는, ‘때깟∼때깟∼’처럼 들리는 소리에서 이름을 얻었을 것이다.
무엇보다 때까치는 먹이를 잡아 철조망이나 나뭇가지·가시에 걸어놓는 습성이 눈길을 끈다. 개구리나 도마뱀, 메뚜기 등이 흔한 먹이이지만 때론 자기 몸집보다 큰 쥐, 새, 작은 뱀도 사냥해 걸어놓는다. 나중에 먹으려고 먹이를 저장하는 습성이다. 서양에서 이 새를 ‘도살자’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길이 20㎝에 발톱도 참새처럼 생긴 때까치를 맹금류로 만든 것은 매처럼 생긴 부리이다. 갈고리처럼 휜 부리로 때까치가 큰 먹이를 사냥하는 비밀이 밝혀졌다.
이번 실험에서는 체중 58g의 때까치와 17g의 생쥐를 썼다. 연구자들은 “때까치가 머리를 돌리는 회전력은 생쥐보다 무게가 20배 무거운 곰쥐의 목뼈를 등뼈로부터 이탈하게 하는 것보다 4배 강했다”고 밝혔다.
때까치가 종종 자기 체중보다 2∼3배 무거운 먹이를 사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자들은 “부리의 형태와 무는 힘에 더해 (머리를 빠르게 좌우로 흔드는) 이런 행동이 몸 크기에 견줘 예상되는 것보다 큰 먹이를 사냥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다”며 “(때까치의 사냥은) 사냥에서 사냥감의 관성력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논문에 적었다.
» 반쯤 먹인 채 나무에 걸려있는 도마뱀. 십중팔구 때까치가 먹이를 갈무리한 것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이 연구는 과학저널 ‘바이올로지 레터스’ 최근호에 실렸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Sustaita D, Rubega MA, Farabaugh SM. 2018 Come on baby, let’s do the twist: the kinematics of killing in loggerhead shrikes. Biol. Lett. 14: 20180321. http://dx.doi.org/10.1098/rsbl.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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