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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주제로 대담을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연말 시한을 코앞에 두고 북미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고적한 가톨릭 수도원에서 한반도 평화 실현를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관구장을 역임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대담을 갖고 남북 정부와 지도자들에게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초청 등을 제안했다.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는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하고 교황은 그에 응하면 약속이 실현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 약속의 제안자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교황청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의 교황 초청 의사를 전달하고 “초청장을 보내도 좋겠느냐”고 물었고, 교황은 “문 대통령께서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지만,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북한으로부터 공식 방북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화답한 바 있다.
이계환 대표는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청은 핵 없는 세상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세계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이고 “이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핵무기 감축에 좋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윤종일 신부도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모여서 교황과 함께 한반도 평화미사를 거행하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고 싶다. 이어서 대량살상무기 감축을 위한 군비축소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광경을 또 한번 상상해 보고 싶다”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맞장구쳤다.
나아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환호할 것이고 북측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할 것이다. 북측이 더 이상 미국이 규정한 대로 악의 축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동반자임을 확인시켜줄 것이다”며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 함께 북측이 연말에 개최될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비로운 힘을 받아 내년 신년사에서 군사압박이 아니라 평화공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를 하면 참 좋겠다”고 제안하고 “평창올림픽에서와 같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젖힐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 신부는 “이러한 새로운 길은 북측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동반자를 얻게 할 것”이라며 “이것은 대북제재의 틀을 뛰어넘어 발전권을 실현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계환 대표는 “평화라는 가치는 인류의 보편가치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목표”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화해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비핵화를 달성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시각을 비판했다.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함으로써 남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의 과정에 소홀하게 된다”는 것. 모든 문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으로 귀결됨으로써 “북미 간의 관계개선만을 바라고 있었지, 남측이 선제적이고 또 주동적인 화해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윤 신부는 “북미 간의 대결구도에서도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70년간 적대관계였던 남과 북이 화해할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을 통일부가 반드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5월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제안한 남북 화해프로세스를 다시 한번 제기했다. △한반도 미세먼지를 남과 북이 함께 정화시켜 나가고, △ 백두산 화산과 지진을 함께 연구하고,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통일방안을 함께 연구하고,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이를 위한 장소로 만들자는 제안이다.
다음은 16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정하상 바오로 수도원’에서 진행된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의 대담 내용이다.
“핵무기는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 실현 위한 필수조건”
□ 통일뉴스 : 오늘은 고적한 양평의 한 수도원에서 복잡한 한반도 정세를 논하게 됐습니다. 윤종일 신부님을 모시고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께서 대담을 나누겠습니다. 보통 연말이면 결산도 하고 한가로운 게 일반적인데요, 올해는 한반도의 정세가 격화돼 있는 것 같습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빠졌고 볼 수 있는데, 먼저 신부님께서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떤 인식을 가져야 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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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일 신부는 북한에 대한 ‘역지사지’를 당부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 윤종일 신부 : 우리말에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상대가 처한 상황을 헤아리라는 말이죠. 우리가 이 말을 현실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법이 내재적 방법론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화상대의 입장과 상황을 그와의 관계 속에 들어가 분석하고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는 대화상대를 잘 이해하게 되고 건설적인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북측과 대화할 때도 이런 방법론을 적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가 남측과 미국의 관점이 아니라 북측의 관점에서 그 사회를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때 대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한 창의적인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클린턴 정부의 국방장관이며 북핵조정관이었던 페리는 그의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우리는 북측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만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계환 통일뉴스 대표 : 네, 방금 신부님께서 말씀하신 내재적 관점에서 우리가 북측 사회의 발전관계를 한번 살펴봤으면 합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백두산과 만주일대에서 항일빨치산투쟁을 벌인 사회주의계열에 속한 사람들에 의해 창건되었습니다. 그래서 와다 하루키와 같은 학자는 북측을 빨치산 국가, 유격대 국가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북측 공화국의 창건자들은 일본이 패망하는 과정에서 원자폭탄의 위력을 보았습니다. 원자폭탄 두 발에 일본이 무참히 무너지는 것을 본 것이죠. 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참상을 보며 원자폭탄의 가공할 위력을 체험한 것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국전쟁 중에 핵폭탄의 공포를 또 느껴야 했습니다. 중국군의 참전과 이에 따른 미군의 원자폭탄 투하라는 공포를 절실히 계속 경험한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과 그리고 최근 한미군사훈련으로 인한 핵공포는 상시적으로 북측 사회를 지배하였습니다. 이에 북측은 핵전쟁을 대비하여 병영국가를 건설하여 이른바 ‘4대 군사노선’, 즉 전인민의 무장화, 전군의 간부화, 전군의 현대화, 전지역의 요새화로 무장했습니다. 핵전쟁을 대비해 전국토를 요새화하면서 모든 무기체계를 지하에 설치합니다. 그리고 전군의 현대화 과정에서 핵무기 개발에 박차를 가합니다. 마침내 북측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을 뚫고 또,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며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성공합니다.
이로써, 북측은 핵탄두를 보유한 전략국가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줄인 자주권과 생존권을 확보하였습니다.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들은 발전권을 통해 부국강병의 사회주의국가를 건설하며 정상국가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그들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적대정책 철회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윤종일 : 이 대표께서 말씀한 내재적 관점에서 북측의 입장을 볼 때, 그들의 전략핵무기는 자신들의 자주권과 생존권과 발전권을 실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고 존재기반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북측의 세 가지 권리들이 법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충족되지 않을 때는 북핵문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핵전략국가들끼리 전쟁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만일 핵전쟁이 일어나면 전쟁당사국은 물론이고 이웃 국가들까지도 공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남측과 미국은 북측이 정상국가로서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 방법은 북핵문제를 동시적이고 단계적인 방법으로 접근하여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입니다. 일방적인 강요나 제재보다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 사회자 : 두 분께서 기본적인 내재적 시각과 어떤 방향에서 이 문제를 다뤄야 될지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습니다. 실제로 저희들이 기대하기로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빨리 진전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지난해에는 그런 기대를 오히려 뛰어넘어서 급격한 변화를 보였지만 올해는 멈춰 서 있습니다. 이렇게 봤을 때, 우리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말씀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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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계환 대표는 ‘화해프로세스’를 강조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 이계환 : 알다시피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과 박근혜 정부의 ‘통일대박론’에 비하면 대단히 훌륭한 한반도 정책이고 통일 정책입니다. 이 정책으로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아주 좋게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서 많은 아쉬운 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정책에서 실현하려는 평화라는 가치는 인류의 보편가치이고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목표입니다.
실제생활에 있어서 우리는 평화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적대적인 상대를 만나서 대화와 교류를 하고 이를 통해 상대를 이해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용서와 화해를 하게 됩니다. 이런 화해의 결과가 곧 평화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화해의 과정을 거쳐 최종목표인 평화에 도달하게 됩니다. 과정으로서의 화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화해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남과 북은 70년간 적대관계를 유지하며 대결과 반목을 하여 왔습니다. 이런 관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대화와 이해와 용서와 화해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를 설정하여 그것을 달성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과정은 북미간의 핵문제 해결로 규정됩니다. 이로써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는 평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하는 정책이 되어버립니다. 이로써 이 정책의 주체인 남측의 역할은 제한되어 버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손발을 묶는 그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나아가 평화프로세스는 비핵화라는 목표만을 추구함으로써 남측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의 과정에 소홀하게 됩니다. 최근에 우리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남측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미 간의 관계개선만을 바라고 있었지, 남측이 선제적이고 또 주동적인 화해노력이 없었습니다. 이것이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려는 평화프로세스 정책의 한계이며 맹점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윤종일 : 저는 이 대표님의 이런 지적을 기초로 삼아서, 이런 이유 때문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끊임없이 민족화해 프로세스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미 간의 대결구도에서도 남측이 할 수 있는 민족화해 프로세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저는 통일부가 이런 민족화해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0년간 적대관계였던 남과 북이 화해할 수 있는 정책 프로그램을 통일부가 반드시 개발해야 합니다.
여기서 저는 지난번 인터뷰에서 강조한 네 가지 프로그램을 다시 강조하고 싶습니다. 첫째,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세먼지를 정화시키기 위해서 남북이 함께 대책을 세우면 좋겠습니다. 둘째로, 백두산 지진과 화산폭발에 대비하기 위해 남북이 함께 연구를 하면 참 좋겠습니다. 셋째, 6.15공동선언의 내용인 남과 북의 통일방안의 공통점을 함께 연구하면 좋겠습니다. 한반도 평화는 통일이 없이는 완성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넷째, 남과 북은 이 세 가지 화해프로그램을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에서 함께 연구하고 실행하면 참 좋겠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일회성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남과 북이 지속적으로 하는 공동작업입니다. 이 작업으로 남과 북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또 공동의 이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마련한 통일방안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우리를 인도하는 지도와 나침판, 그러니까 GPS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통일방안이 없으면 지금까지도 그러했고 앞으로도 계속 혼란과 교착상태를 겪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난번 강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직속으로 ‘통일방안연구위원회’ 설치를 제안하였던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으로 항상 새롭게 담금질을 해야 완성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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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종일 신부와 이계환 대표는 교황의 북한 방문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 사회자 :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귀한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렇지만 현안은 북미 간의 군사적 대결, 긴장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 긴장과 대결상황을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말씀해주십시오.
■ 윤종일 : 불교의 <유마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는 곳에서는 힘을 다하여 양쪽의 힘을 대등하게 한 다음 분쟁을 화해로 이끌어라”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북측은 미국과의 대결에서 핵무력을 완성시켜나가면서 힘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핵무력의 강화를 통해 한반도의 전략적 핵전쟁억지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핵탄두의 다양화, 소형화, 개량화를 끊임없이 시도하였고 드디어 국가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였습니다.
저는 힘의 균형과 전략적 핵전쟁억지력을 갖추었다고 주장하는 북측에게 <유마경>의 말씀을 빌려 요구하고 싶습니다. “이제부터 민족화해와 한반도 평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랍니다”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평창올림픽 때처럼 선제적이고 주동적인 조치로 평화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서 저는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하나 제시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에페소서 2장 14절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성경 말씀에 따라 몇 해 전에 미국과 쿠바를 중재하여 국교를 정상화시켰습니다. 이로써 많은 사람들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평화의 중재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이계환 :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11월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방문하였습니다. 여기서 교황께서 두 도시의 핵 참상을 상기시키면서 전 세계의 핵무기를 폐기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지난날 언론보도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북측을 방문하였을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교황의 방북초청을 제안하였고 이에 김 위원장은 수락을 했다고 합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청을 방문했을 때 교황에게 방북을 제안하였고 교황은 그것을 수락했다고 합니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을 초청하고 교황은 그에 응하면 약속이 실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 약속의 제안자로서 그 책임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교황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에 대단히 유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황의 방북으로 북측과 교황청은 핵 없는 세상에 대해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한반도 비핵화를 넘어 세계의 비핵화를 위해 좋은 전망을 내놓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세계평화를 위한 핵무기 감축에 좋은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 윤종일 : 저는 이 대표님 말씀을 들으면서, 판문점에서 남과 북의 신자들이 모여서 교황과 함께 한반도 평화미사를 거행하는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이어서 대량살상무기 감축을 위한 군비축소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리는 광경을 또 한번 상상해 보고 싶습니다.
이렇게 되면, 분단과 냉전의 상징인 판문점이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들이 환호할 것이고 북측에 대한 이해를 많은 사람들이 새롭게 할 것입니다. 북측이 더 이상 미국이 규정한 대로 악의 축이 아니라 세계평화를 위한 동반자임을 확인시켜줄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바라는 새로운 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함께 북측이 연말에 개최될 노동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이와 같은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비로운 힘을 받아 내년 신년사에서 군사압박이 아니라 평화공세로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함께 기도를 하면 참 좋겠습니다. 평창올림픽에서와 같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의 길을 열어젖힐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면 참 좋겠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길은 북측이 정상국가로 나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동반자를 얻게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대북제재의 틀을 뛰어넘어 발전권을 실현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사회자 : 모두가 지금 북측의 새로운 길이 무엇일까 관심을 많이 기울이고 있는데, 역시 신부님께서 제시하신 새로운 길은 평화의 길, 한반도 문제를 단순한 분쟁의 해결을 넘어서는 평화의 담론을 새롭게 제시하고 남과 북이 세계 속에서 평화의 선도자로서 나설 수 있는 새로운 길 같습니다.
오늘 조용한 수도원 좋은 자리 마련해주시고 귀한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두 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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