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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서 마스크 생산' 제안에 관심 커져

통일부 '실제 가동엔 부정적'...개성공단기업협 등 '비상상황에 비상행동 필요'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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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2  13: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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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공단에서 코로나19 개별방역에 필수적인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제안에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는 현실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개성공단에서 코로나19 개별방역에 필수적인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제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여전히 '현실적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12일 기자들과 만나 "개성공단에서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취지가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있기 때문에 충분히 공감은 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마스크 생산에 따르는 아주 현실적인 문제들을 봐야 한다"며 실제 가동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제안한 주체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하루 1,000만장의 면 마스크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 중 개성공단 내 마스크 생산업체 1곳과 70여곳의 봉제공장을 제외하고 3만5,000명의 북측 근로자를 투입할 수 있을지는 남측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언급했다.

하루 1,000만장 마스크 생산계획에 대해서는 "개성공단 입주 봉제공장 전체가 마스크만 생산한 선례가 없어서 정확한 생산량 추산이 어렵다. 모두 가정에 근거한 수량"이라고 지적했다.

생산재개에 필요한 시간에 대해서도 "개성공단 시설에 대한 점검이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관계 당국이 직접 확인을 한 후에나 언제 생산을 재개할 수 있을 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산재개 결정을 하더라도 당장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북한이 국경을 완전 차단하고 방역에 집중하고 있는 사정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결론은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위해서는 "개성공단 재개에 따르는 여러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 

"솔깃한 제안이긴 하지만 마스크 하나로 개성공단을 재개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한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는 언급속에 정부의 태도와 고민이 녹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이 문제와 관련한 한미간 협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면서 대북제재 관련성에 대한 질문에는 "오늘은 제재에 대해서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와 관련,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을 처음 제안한 개성공단기업협회 김서진 상무는 이날 통일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통일부 이야기가 맞겠지만 지금은 준 전시상황아니냐. 비상한 시국에는 비상한 접근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이에 소극적인 정부 입장을 반박했다.

먼저,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이 대구에서 시작되어 구로 콜센터까지 확산되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개별방역의 필수품인 마스크에 대한 정부 정책의 혼선과 마스크 구매 대란이 벌어지는 새로운 국면이 열렸기 때문에 개성공단 마스크 생산 제안을 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배경 설명을 했다.

미세먼지를 거를 수 있는 KF-94마스크를 전량 공급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지금 제안은 KF-94는 물론 KF-80 등급도 조달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이중 면 마스크 사이에 위생필터를 삽입하자는 것이 기준이다. 

하루 1,000만장 생산량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창신동 봉제공장의 여성 봉제공이 하루 300장 마스크를 생산한다는 보도를 기준으로 설명했다.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은 10년 이상 근무한 숙련공이 2만명 안팎. 

2만명이 하루 300장을 생산한다고 보면 600만장의 마스크가 매일 나올 수 있고 비상한 상황을 감안해 교대 야간근무를 하게되면 하루1,000만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부족한 KF-94, 또는 KF-80 등급의 마스크 생산량을 늘리려면 생산설비를 증설하면 되지만 설비 증설에만 3~4개월이 걸리는 반면, 개성공단 설비는 즉시 가동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공단 가동이 4년이나 멈췄기 때문에 다른 설비들은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재봉틀은 조금만 손보면 쓸 수 있다고 했다. 공단이 잠시 중단되었던 지난 2013년에 확인한 입주 기업인들의 경험에 따른 판단이다.

소형 재봉틀을 돌리는데 필요한 전기는 그렇게 많지도 않고 개성공단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들어가 있는 전력선에서 공장까지만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성공단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에도 얼마든지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공단은 개성시와 펜스로 분리되어 있고 공단내에 병원과 호텔 등 격리와 치료에 필요한 시설이 있으며, 북측 결정에 따라 개성시에 대한 잠정적인 봉쇄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

지금 상황에서 북측에 마스크를 지원할 수는 없지만 개성공단에서 공동 생산한 마스크는 남북이 함께 쓸 수 있고 그곳에서는 방호복도 순식간에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이 문제는 북측과 협의하고 유엔 제재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실무적으로 되는 일은 아니고 대통령이 나서 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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