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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미고위급회담 받을 수밖에 없나?

 

 

 

미국, 북미고위급회담 받을 수밖에 없나?
 
<분석과전망>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북의 대화공세
 
한성 기자
기사입력: 2013/06/20 [16:43] 최종편집: ⓒ 자주민보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김계관 부상의 행보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지금 흐름이 만들어지고 있는 북미대화 기류는 북의 주동에 의해서 시작된 측면이 짙다. 북이 16일 미국에게 북미고위급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안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아울러 북미대화기류를 숙성시키는 과정에서도 북의 주동성은 여전히 강력하게 구사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 외무성 제1부상인 김계관의 방중과 관련되는 기본 양상을 보게 되면 자연스럽게 확인되는 사안이다.

18일 김 부상은 북·중전략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해서는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북이 김 부상의 방중 사실을 사전에 공개했다고 하는 것이다. 북이 김 부상 방중을 공개한 것은 방중 하루 전인 17일이었다. 중국 외교부의 정례 브리핑에서였고 화춘잉 대변인의 입을 통해서였다.

19일자 연합뉴스는 중국 관영 신화통신 기자가 '최근 조선(북한)이 주동적으로 미국 등에 대화 제의를 했는데 중국과 조선 사이에는 접촉 계획이 없느냐'고 물었으며 이에 대해 화 대변인이 답변형식으로 북중전략대화 계획을 알렸다면서 이를 두고 ‘짜고 치는' 고스톱 같았다고 묘사했다.

많은 정세분석가들이 놀라워했다. 북은 그동안 고위급 인사들의 방중을 사전에 공개한 전례가 없다. 사전에 북이 중국과 함께 하는 일이란 방중 일정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일이었다. 방중 사실은 방문 중 혹은 한 참 뒤에야 방중 내용과 함께 알려지곤했다. 김 부상의 방중 사전 공개는 관례를 깨는 파격적인 것이었다.

정세분석가들은 북미고위급회담 제안이 전격적이었다면 북미고위급회담 실현을 위해 공개적으로 뛰고 있는 김 부상의 행보는 대담함으로 비추어질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그 전격적이거나 대담함에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 미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미국이 북미고위급회담을 수용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관측이 갈수록 우세해지고 있을 정도이다.

▲워싱턴 6자회담수석대표간의 회동은 북미고위급회담의 준비작업인가?

그렇다면 모처럼 맞이하게 되는 북미대화국면을 어떤 관전법으로 대할 것인가?

북미대화에 대한 제대로 된 관전법은 당연하게도, 북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미국의 움직임을 잘 따라잡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당국의 움직임 또한 놓치지 말고 예의주시해야하는 대목이다. 그런데 우리당국의 움직임을 제대로 포착하는데서 객관적 관점을 잘 유지하는 것은 나름 중요한 문제가 된다. 무조건적 반북 관점에서 이런 저런 언사들을 뱉어놓는 정치인들에 대해 신경 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예컨대 북이 대미대화를 제안하고 난 뒤 정부 여당인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서 확인된 발언들을 보면 북미대화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한 일인 것으로 결론이 난다.

우리당국의 움직임을 정확히 포착하려면 조태용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동선을 추적하면 된다. 조 본부장은 지금, 워싱턴에 가 있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불러서이다. 조 본부장은 6자회담 수석대표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조 본부장과 갖고 있는 회동은 매우 특별한 회동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회동과 관련하여 획기적인 사실 하나가 사전에 확인된다. 대화 재개가 중요한 게 아니고, 실질적인 비핵화가 더 중요하다는 데 한미가 입장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것이 그것이다.

중요한 정보이다. 이는 회동이 다루고 있는 내용이 대화가 재개되었을 때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루어내기 위해 지금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핵심으로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준다. 이는 미국이 북미 대화 재개를 기정사실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준다.

미국은 6자회담수석대표간 회동의 범주를 더 넓혔다. 20일 일본까지 참석하는 한미일6자회담 수석대표 간 회동을 연 것이다. 조 본부장의 동선은 21일에는 베이징으로 이어진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들은 워싱턴에서 미국이 만들고 있는 6자회담수석대표 간 회동의 성격을 구성하고 있는 결정적 요소들이다.
미국이 주동하여 만들고 있는 6자회담수석대표간의 회동은 결국 북미고위급회담 성사를 전제로 하여 북미고위급회담을 준비하기 위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회동인 것이다.

▲침묵으로 일관하던 미국이 비핵화 사전조치를 만드는 데 왜 바쁜 것일까?

미국이 우리당국과 일본을 워싱턴으로 불러들인 것은 물론 사전에 잡혀있던 일정일 수는 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북의 북미고위급회담 제안 그리고 김계관 부상의 방중에 직접적으로 맞물리고 있다고 하는 구체적인 사실이다.

숨가쁜 행보이다. 북미대화국면이 그만큼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그대로 반영해준다.

미국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한국을 불러들이고 일본을 따라오게 해서 결정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언론이 상세하게 보도해주고 있다. 지난해의 북미합의였던 2.29합의에 '플러스 알파(+α)'가 붙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2·29 합의는 ▲우라늄농축 등 핵 프로그램 개발 중단 ▲핵·미사일 실험 중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등을 3대 사전조치로 하고 있다.

'플러스 알파(+α)'에 관심이 쏠릴 듯하다. 비핵화에 대한 ‘엄격한 기준’으로 표현되며 중요하게 회자되고 있다.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일 3국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에서는 ‘2.29사전조치보다 강한 기준’이라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플러스 알파(+α)'가 사전조치의 한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북미대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인지 지레 겁을 먹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북미대화에 기대를 잔뜩 걸었다가 깨지고 말았을 때 절망하곤 했던 ‘트라우마’가 작동했다고 할법하다.
그렇지만 그것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2.29합의 보다 더 나은 조건이 마련되어야 북에 대화의 문을 열어줄 수 있지 않느냐 하는 미국 내의 여론을 의식해서 가미된 것으로 이해하면 될 터다.

가히 북미대화는 본격적인 궤도를 찾아 안착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여곡절이 또 다시 생기지 말란 법은 없다.
이와 관련 주목되는 것이 있다. 최근, 일본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대담기사에서 언급한 대목이다. 북은 이제 더 이상 미국이 북미근본문제를 해결하는데서 회피하거나 지연전술을 쓰는 것을 허용하지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는 것이 그것이다.

조선신보의 그 전망이 과연 옳은 것인지 틀린 것인지 세계는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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