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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주호영이 내민 ‘북 30억 달러 제공’ 서명 문건에 “분명 위조”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7/28 07:01
  • 수정일
    2020/07/28 07:0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박지원 “원본 가지고 있냐? 수사 의뢰하겠다”...주호영 “없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20-07-27 19:00:57
수정 2020-07-27 19: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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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7.27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7.27ⓒ정의철 기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27일 자신이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에서 총 30억 달러를 북한에 별도로 제공하는 문건에 서명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자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인 주호영 의원이 ‘증거’라며 제시한 문건도 위조된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문의 길을 연 4·8 남북 합의서를 도출할 당시 남측 특사였던 박 후보자가 북한에 총 30억 달러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경제협력 관련 비밀합의서에 서명했다고 주장하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는 ‘남과 북은 민족의 화해와 협력 민족공동의 번영 및 인도주의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의지를 담아 다음과 같이 합의했다. 첫째, 남측은 민족적 협력과 상부상조의 정신에 입각하여 북측에 2000년 6월부터 3년 동안 25억 달러 규모에 투자 및 경제협력 차관을 사회간접 부분에 제공한다. 둘째, 남측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주의 정신에 입각해 5억 달러를 제공한다. 셋째, 이와 관련한 실무적인 문제는 차후 협의하기로 했다’고 적혀 있다.

주 의원은 “상부의 뜻을 받드는 남북합의서와 똑같고 사인도 (박 후보자의 것과) 똑같다”며 “이러한 문건에 사인한 적 있냐”고 물었다.

 

박 후보자는 “그러한 것은 없다”며 “주 의원이 어떠한 경로로 (문서를) 입수했는지 모르지만 4·8 합의서는 지금까지 공개가 됐고 그 외 다른 문건에 대해서는 기억도 못 하고 (서명)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대북 비밀합의서라고 주장하는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7.27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의 대북 비밀합의서라고 주장하는 문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2020.07.27ⓒ정의철 기자

박 후보자는 이후 추가질의에서 같은 질문이 나오자 더 분명하게 사실이 아니라고 못 박았다.

그는 “저를 모함하기 위해서, 김대중 정부를 모함하기 위해서 제 사인을 위조했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그런 게 사실이었다고 하면 대북송금 특검에서 그런 걸 덮어줄 리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제가 국정원 간부를 통해 확인해보니 그런 문건은 처음이라고 한다”며 “(그 문건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박 후보자는 문건의 원본을 보여달라고 요구하면서 “제가 경찰, 검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후보자는 해당 문건을 들이댄 주 의원을 겨냥해 “그 문제에 대해 확실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비겁하게 의정활동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확실히 밝혀라. 그건 모든 사람의 명예가 걸린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주 의원에게 이 부분에 대한 동의를 받아서 박 후보자에게 (복사본을) 드릴 테니 말씀하신 대로 필요한 법적 절차가 있으면 법적 절차를 밟으라”고 호응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전 위원장에게 “(주 의원에게) 그렇게 자신 있으면 면책특권 뒤에 숨지 말고 밖으로 나와서 공식적으로 밝히라고 해달라”며 “그럼 제가 고소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주 의원이 ‘원본이 있다든지 문건이 사실로 드러나면 어떻게 하겠냐’고 되묻자, 박 의원은 “제가 어떠한 책임도 다 감수하겠다. (후보 사퇴를 포함해서) 모든 걸 다 하겠다”고 답했다.

박 후보자는 정부가 공식적으로 북한에 돈을 준 적이 없다고 거듭 확인하면서 제시된 문건에 나온 대로 남북 간 합의했다면 “엄청난 일”이라고 황당해했다.

박 후보자는 “(그 문건이 사실이라면) 제 인생 모든 것으로 책임지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자는 주 의원에게 거듭 “사본이라도 달라”고 요구하면서 “혹시 원본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주 의원은 “원본은 없다. 원본을 제가 가지고 있을 수가 없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자는 “그것은(문건은) 조작”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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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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