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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이인영 장관을 만난 이유

[논평]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이인영 장관을 만난 이유

 

박한균 기자 | 기사입력 2020/08/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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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18일 처음으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났다.

 

통일부는 이날의 만남은 해리스 대사가 이인영 장관의 취임 인사차 예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서울청사 내 장관실에서 약 30여 분 동안 비공개로 이뤄졌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언론 보도대로 해리스 대사가 취임 인사차 이인영 장관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질상 이유는 미국이 남북관계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의 조급함이 드러난 것이다.

 

이인영 장관이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후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 출근하기까지 그의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인영 장관은 지난 7월 21일 남북 회담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과의 대화 복원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으며, 남북 간 물물교환 방식의 교역 등을 통한 남북교류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23일 당일에도 평양 특사로 간다면 “전면적인 대화 복원부터 하고 싶다”라며 “인도적 교류 협력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고 나아가 남북 간 합의하고 약속한 것들을 이행하는 데 지체 없이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인영 장관은 제41대 통일부 장관으로서 공식 출근한 27일에는 “전략적 행보로 대담한 변화를 만들고, 남북의 시간에 통일부가 중심이 됩시다”라는 ‘취임 인사’를 통일부 직원들에게 남겼다.

 

미국은 그동안 ‘남북관계 속도조절론’을 주장해 오면서,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남북관계를 가로막아 왔다. 그런 미국이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보다 앞서는 것을 우려해, 이인영 장관의 발언을 그냥 넘길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북이 ‘지금의 남북관계가 경색된 원인은 남측 정부가 남북 간 합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시급히 한국을 ‘통제’할 필요를 느꼈던 것이다.

 

갑작스러운 남북관계 진전은 ‘한미동맹’을 균열시키고, 향후 미국의 이익을 위해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요구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비공개회의 직전 발언에서도 미국의 이러한 입장이 재차 확인됐다.

 

이인영 장관은 비공개회의에 들어가기 전 모두발언에서 “한·미 워킹그룹은 운영과 기능을 재조정·재편해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정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명확히 하고 지향해나가야 한다”라면서 ‘한미워킹그룹 2.0’을 언급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미국 쪽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해리스 대사는 “미국은 남북협력과, 그 (남북협력의) 방법을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찾는 것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라면서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여전히 해리스 대사가 ‘조선총독’ 행세를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개별관광을 비롯한 남북협력 구상을 밝혔을 때도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 다루는 게 낫다”라고 어깃장을 놓았다.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국제평화지대화, 남북 간 철도 및 도로 연결 등의 남북협력사업은 우리 정부가 결단하면 언제든지 추진할 수 있는 사업들이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남북협력 구상은) 미국과 협의해 진행돼야 한다”면서 ‘미국의 승인’을 받으라고 압박했다.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만난 것은 ‘미국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압박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해리스 대사는 “남북관계 문제 당사자는 우리”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

 

해리스는 더 이상 남북관계 간섭하지 말고 이 땅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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