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교인들은 누구보다 앞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것이며, 나아가 시민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기대한다.”

남북 관계가 통신선연락 복원에 이어 한미연합군사연습으로 급전직하하고 있는 가운데 7대 종단 지도자들이 남북 당국에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7대 종단 수장들이 4.27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7일 분단의 현장 판문점을 찾았다. 7대 종단 수장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종교인평화회의]
7대 종단 수장들이 4.27판문점선언 3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7일 분단의 현장 판문점을 찾았다. 7대 종단 수장들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제공 -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7대 종단 수장들이 2019년 2월 18일 청와대를 찾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7대 종단 수장들이 2019년 2월 18일 청와대를 찾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는 7대 종단 수장들 연명으로 13일 광복 76주년을 맞으며 “남북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에 나서길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KCRP 대표회장인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을 비롯해 공동회장인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오우성 원불교 교정원장, 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 김희중 천주교 교회와일치종교간대화위원회장,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이 서명했다.

7대 종단 수장들은 성명에서 “한반도 평화의 일차적 책임과 권리는 남북 당국에 있다”며 “한미군사훈련은 우리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통신선 재개통이 더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고 진단하고 남북통신연락선 즉각 복구를 촉구했다.

또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 우선 정책, 북한은 적극적인 개혁 개방 정책, 남한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기를 촉구한다”며 “북핵 문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오히려 반인도적 결과로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우리는 대북 지원과 협력이 오히려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교류와 협력은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추동력”이라며 종교인들이 앞장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것임을 천명했다.

KCRP 관계자는 “대북제제와 코로나19, 지난해 수해 등으로 북한 내부도 어려움이 심할 것”이라며 “식량지원을 포함한 인도적 지원에 7대 종단이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7대종단 수장들은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제 남북정상은 하루빨리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반도 비핵·평화 공동선언과 함께 남북한평화협정 체결을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남북종교인들이 2015년 11월 9,10일 금강산에서 모임을 가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남북종교인들이 2015년 11월 9,10일 금강산에서 모임을 가졌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성명서(전문)

남북당국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길에 나서길 촉구한다.
- 광복 76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7월 27일, 남북 당국 간 소통의 상징인 남북통신 연락선이 오랜 단절 후 재개통 되었지만, 한미군사훈련에 대한 반발로 불과 보름 만에 다시 불통 상태가 되었다. 우리 종교인은 남북통신연락선의 재개가 변화의 시작이기를 바랐으나, 통신선 재 불통 소식으로 실망을 금할 수 없다. 더 이상 기대가 절망으로 변하는 일이 거듭되지 않기를 바란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한반도의 문제를 평화롭게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당사자인 남북 그리고 미국의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 우선 정책, 북한은 적극적인 개혁 개방 정책, 남한은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시행하기를 촉구한다.

한반도 평화의 일차적 책임과 권리는 남북 당국에 있다. 한미군사훈련은 우리의 방위를 위해 필요한 절차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통신선 재개통이 더 필요한 조치일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온 세상이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지금이, 해방 이후 지속된 분단을 평화로 전환할 절호의 기회이다. 우리 종교인들은 남북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며 아래와 같이 촉구한다.

- 남북통신연락선 재개통은 곧, 남북교류협력의 재개를 의미하므로 즉각 복구되어야 한다. 혈맥을 이음은 물론, 공존공영의 미래를 열어나가는 상징적 조치이다. 또한, 남북 당국은 하루라도 빨리 인적 물적 교류를 재개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

- 북핵 문제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오히려 반인도적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는 대북 지원과 협력이 오히려 북핵 문제의 해결방안이라 생각한다. 교류와 협력은 평화와 번영의 선순환 구조를 위한 추동력이다. 우리 종교인들은 누구보다 앞서 대북 인도적 지원에 나설 것이며, 나아가 시민사회의 적극적 동참을 기대한다.

-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남북정상은 이에 관한 실천적 의지를 누차 천명해 왔다. 이제 남북정상은 하루빨리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한반도 비핵·평화 공동선언과 함께 남북한평화협정 체결을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

2021. 8. 13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불 교원 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공동회장 개신교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공동회장 원불교오우성 (원불교 교정원장)
공동회장 유 교손진우 (유교 성균관장)
공동회장 천도교송범두 (천도교 교령)
공동회장 천주교김희중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위원장)
공동회장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이범창 (한국민족종교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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