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선언 14주년 맞이해 6.15부산본부가 마련한 특별강연회에서 김창현 인제대학교 통일학부 겸임교수는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고 단언했다.
‘문재인정부의 통일대북정책 교훈과 차기정부의 과제’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서 김 교수는 '지난 2018년 초, 문재인정부는 상당한 자신감속에 미국의 소극적인 대북관계개선에 대해 비판도 하며 적극적이었지만, 이후 남북관계도 미국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트럼프정권의 강요 앞에 '한미워킹그룹'을 먼저 제안하는 등 미국의 선의에 기대서 문제를 풀려했다'면서, 이 때문에 미국이 하자는 데로 한미전쟁연습, 대규모 무기구입, 방위비분담금 인상 등의 무리한 요구까지 다 들어주고 남북관계는 파탄지경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남북합의 이행은 고사하고 대북적대행위의 상징인 한미연합군사훈련을 북측의 반발에도 계속 강행함으로써 대화 국면에서 대결 국면으로 확고히 돌아서게 만들어 버렸으며, 이러한 사태의 배경에는 문재인정부의 "노선상의 문제"와 "철학과 통찰력 부족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즉, 한반도문제의 특수성을 잘못 이해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는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에도 실패했다는 것이다.
한반도문제는 분단이라는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북-미가 중심이 된 '평화'문제와 남-북이 중심이 되는 '민족대단결'문제가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문정부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미국의 선의에 기대 잘 설득하면 평화를 주도할 수 있다고 착각했다는 것이다.
김교수는 문재인정부가 남북이 중심이 되는 남북합의이행에 앞장서면서 적대행위를 중단해 북미관계개선에 도움을 주는 방식을 택했어야 한다고 봤다.
그러나 문재인정부는 시대가 요구하는 '민족'과 '통일'에 대한 제대로 된 철학과 통찰력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말았다.
김교수는 다음으로 차기 대선후보의 공약들도 간단히 살펴봤는데, 이재명 후보가 주창하는 '실용'을 앞세운 통일외교의 접근이 이명박정부가 사용한 '실용'이란 말과 겹쳐 떠오른다면서 '돈이 되면 하고 안되면 안하겠다'는 말과 같이 들린다며 우려를 표시했고, 윤석열, 홍준표후보의 공약들은 체제경쟁, 나토식핵공유, 흡수통일 등을 표방하고 있어 평가할 할 가치조차 없다고 일축했다.
강연에서는 통일운동진영의 역할과 과제에 대한 세 가지 조언도 이어졌다.
통일운동 진영은 북에 대해 진지하게 공부하고 연구해야하며, 북측, 남측, 미국의 공식입장을 원문 그대로 보고, 해석하면서 주관적인 바람과 욕망을 내려놓고 정세를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정세를 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운동은 지금보다 어려웠던 시절에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해 돌파구를 연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음을 잊지 말고, 남북당국의 관계변화를 바라며 쳐다만 보고 있을게 아니라, 정세를 선도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앞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대북적대정책의 상징인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문제는 물론, 최근 대북제재 목소리가 국제적으로 커지고 있는 속에 이를 강하게 요구하는 운동을 진행하는 등 전면적인 반전평화운동과 남북합의사항 이행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번째는 "투쟁하라"는 것이다.
지금은 북미합의, 남북정상선언에서 벗어나려는 행위에 대해 강하게 투쟁해야 할 때며, 대선을 앞두고 한반도에 대결과 긴장이 더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특별강연회는 현 시기 변화된 정세를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줬으며, 앞으로 진지하게 학습하고, 투쟁하면서 정세를 선도해야 할 문제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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