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보안법 폐지 대행진이 15일 서울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대행진단은 이날 서울 사당역을 출발해 여의도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했다. [사진제공-한성 ‘평화연방시민회의’ 공동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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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국가보안법 폐지 대행진 마무리 보고대회. [사진제공-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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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폐지 전국대행진(대행진)’이 11일간의 일정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마무리 보고대회’와 함께 ‘국가보안법 폐지안 발의’ 기자회견도 진행됐다.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은 지난 5일 제주 4.3기념관을 출발해 부산(6일), 경남(7일), 대구·경북(8일), 전남(9일), 광주·전북(10일), 대전·세종·충남(11일), 충북·강원(12일), 인천·성남(13일), 수원(14일)을 거쳐 오늘(15일) 서울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대행진을 마무리했다.
국민행동은 15일 “그동안 제주 4.3항쟁, 대구 10월 항쟁, 대전 골령골 학살지, 광주 5.18 민족민주열사묘역, 여순항쟁 학살지 등을 돌아보며 국가보안법 폐지의 절박함을 다시 한 번 뼈에 새겼다”라며 “전국 각지의 시내를 누비며 행진을 하며 더 많은 사람과 국가보안법 폐지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소망이 커졌다”라고 밝혔다.
행진이 이어지는 곳마다 각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에서 함께 걸었다. 마지막 날인 이날 사당역에서 출발한 행진 참가자는 200여 명에 달했다.
심재환 변호사는 이날 행진 중 인터뷰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 그래야 나라가 평안해지고 국민이 잘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국가보안법 폐지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10일 만에 청원 성립 조건인 10만 명을 넘겼으며, 73여 명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동참, 민형배·강은미 국회의원이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법사위에서 논의되지 않고 있다.
심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계가 드러난 것 같다. 국가보안법 폐지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모르는 것 같다. 반드시 폐지되어야 자신들이 원하는 개혁도 완성될 수 있는 것”이라며 “(국회의원들이) 가장 중요한, 근본적인, 절박한 문제를 소위 여론(등의) 눈치를 보며 정치·공학적으로 미뤄두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포함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었는데, 개혁의 고삐를 당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21대 후반기(2년) 국회 법사위원장은 국힘당이 맡기로 한 만큼 시간적 여유도 없다.
앞서 여야는 지난 7월 23일 21대 전반기 국회 상임위원장을 의석수에 따라 11대 7로 나눠 갖기로 합의했다. 후반기도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하기로 했다. 핵심쟁점인 법사위원장 자리는 전반기는 기존대로 여당이 맡고, 후반기는 국힘당이 맡기로 했다.
심 변호사는 “국민이 힘을 모아서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할 수 있도록 명령해야 한다”라며 ‘국가보안법 폐지하라’고 행진 촬영 카메라를 향해 외쳤다.
이날 국회 정문 건너편에서 열린 ‘마무리 보고대회’에서 김경민 YMCA 사무총장은 “임시로 만들어져 금방 사라질 것 같았던 국가보안법이 긴 생명력을 유지하며 자주와 평화, 통일로 가는 그 길목에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반드시 폐지하자”라고 말했다.
윤택근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다음 주 10월 20일 민주노총 총파업을 준비하느라 오시는 걸음 곳곳에서 크게 도움이 못 되어 죄송스럽다”라며 “73년 버텨온 이 악법은 반드시 우리 노동자들이 앞장서 끊어내 보겠다. 국회가, 대통령이 하지 않겠다면 우리가, 노동자와 우리 민중들이 하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미자 공동단장은 “11일간 함께 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바로, 지난 73년간 전혀 안녕하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이었다. 국가보안법 때문이다”라며 “다시는 단 한 명의 억울한 피해자도 나오지 않도록, 안전하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재하 총괄단장은 “(행진 기간) 만나는 시민들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국가보안법은 역사의 박물관 속으로 사라져 있었다”라며 “이제 국회가 공인하는 일만이 마지막으로 남았다”라고 강조했다.
이자헌 여순항쟁 서울유족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제주에서 국회까지 걷는 행진단의 모습을 보면서 매일 밤마다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라며 “하늘에 계신 수많은 애국지사도 함께하며 우리를 지켜주셨을 것으로 생각한다. 국민적 공감을 함께 불러일으킨 대행진단에 감사드리며 이번에야말로 반드시 국회에서 폐지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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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에는 국회 본청 앞에서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강민정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함께 참석한 가운데 ‘국가보안법 폐지안 발의’ 기자회견도 진행했다. 지난 2004년 이후 집권여당 의원으로는 17년 만의 대표 발의다.
민형배 의원은 기자회견 발언을 통해 “법안은 아주 간단하다. 딱 열 글자다. ‘국가보안법은 폐지한다’, 그러나 아직도 못해왔다. 오늘 대행진단과 국민의 요구에 호응하고자 21명 의원의 동의로 공식 발의를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10만 국회동의청원 및 제출을 기억하고 있다. 이 법이 생긴 이래, 최단시간 내 동의하였던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으나 아직 법사위에서는 논의되고 있지 않다”라며 “더 지연시키는 것은 국회 책무에도 맞지 않으며, 촛불혁명 정신을 이어받는 이번 21대 국회는 시민들의 요구에 응답할 책무가 있다. 야만의 시대를 끝내고 적폐악법을 땅속 깊숙이 묻어 다시는 햇빛을 볼 수 없도록 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강민정 의원은 “국가보안법은 인간이 가진 생각을 법과 정치의 감옥에 가둬놓는 법이다. 생각과 양심은 인간 존재 그 자체인데, 이는 곧 인간 존재 자체를 감옥에 가둔다는 것과 같다”라며 “이 악법의 폐지 없이 대한민국은, 진짜 민주주의 국가도, 진짜 선진국도 아니다. 이번에야말로 발의에 그치지 않고 진짜로 없어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김재하 대행진단 총괄단장은 “10만 국회동의청원 거쳐 오늘 대행진까지 왔다. 이런 국민의 뜻 반영하여 발의한 민형배 의원에게 감사를 전한다”라면서도 “한편으로 민주당에도 당부하고 싶다. 민주당도 지난 수십 년 동안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이기도 하지 않았나? 시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새로운 시대를 열어보자”라고 당부했다.
박석운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국가보안법은 적폐청산 차원에서 촛불정부 등장하자마자 1호로 처리했어야 할 사안”이었다며 “이 땅이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라면 반민주, 반인권, 반평화통일, 반양심악법인 국가보안법은 같은 하늘 아래 있을 수 없는 악법이다. 국민의 시간에 국회의 시간이 덧붙여졌으니 이번에 꼭 폐지하자”라고 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가보안법 없는 새로운 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전국 곳곳 우리 시민들의 염원과 결심, 각오를 모두 모아 엄중하게 명한다”라며 “촛불항쟁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 사회대개혁의 열망 아래 탄생한 절대다수의석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이 결심만 하면 되는 일”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지난 5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출발한 ‘국가보안법 폐지’ 전국대행진단의 공동단장으로는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실천불교승가회 도철 스님, 조계종 사회노동위 지몽 스님, 김영식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신부, 강해윤 원불교 교무, 김경민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조영선 민변 국가보안법폐지 TF단장, 박미자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등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를 모두 망라했다.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가 총괄단장을 맡았다.
대행진을 마무리한 국민행동은 다음 주부터 국회 앞 1인시위를 이어갈 예정이다. 대행진을 포함한 하반기 집중행동을 위해 ‘소셜펀치’ 형태로 시민들의 모금도 진행 중이다.
▲ 10일 광주, 전북 일정. [사진-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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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대전, 세종, 충남일정. [사진-국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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