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고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고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사진출처-청와대]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9일 오후 4시 40분 광주광역시 동구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배은심 여사 빈소를 찾았다.  

1987년 6월 9일 연세대 교문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경을 헤매다 그해 7월 5일 세상을 떠난 아들(이한열 열사)의 뜻을 이어 ‘민주주의·인권 지킴이’로 치열하게 살았던 고인의 영면을 기원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6월 항쟁의 상징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의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만들었다며 유가족과 우상호 의원에게 “고인의 평화와 안식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1987년 연세대 총학생회장으로 그해 7월 9일 치러진 장례식에서 이한열 열사의 영정사진을 들었던 우상호 의원은 ‘민주의 길 배은심 어머님 사회장’ 장례위원회 호상을 맡았다. 시민사회단체 원로들이 장례위원회 고문단으로 위촉됐다.  
 
문 대통령은 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 어머님, 아버님들에게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냐”고 위로를 건넸고, 어머님들은 “이렇게 아픔을 어루만져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20년 6월 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2020년 6월 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배은심 여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이에 앞서, 6월항쟁 33주년인 2020년 6월 10일 서울 용산구 민주인권기념관 예정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은 배은심 여사에게 민주화 공로를 인정하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직접 수여한 바 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3.9)에 나서는 여·야 후보들도 일제히 애도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블로그에 글을 올려 “1987년 6월, 이한열 열사가 산화한 이후 어머님께서는 무려 34년 동안 오로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최근까지도 ‘민주 유공자법’ 제정을 촉구하는 등 “오직 민주주의 한 길 위해 노력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생각하니 비통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배은심 어머님. 이제 남은 일은 걱정 마시고 이한열 열사와 함께 편히 쉬십시오. 어머님의 뜻을 가슴 속에 깊이, 단단히 새기겠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 반드시 지켜가겠다. 부디, 영면하시길..”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다시는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희생하고 고통 받는 가족들이 생기지 않는 나라가 됐으면 한다’는 이한열 열사와 배은심 여사님의 그 뜻, 이제 저희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주의 회복과 발전으로 보답하겠다. 숭고한 정신을 꽃피우겠다”라며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추모 메시지’를 통해 “언젠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 때 얼굴 마주하며 말씀드렸던, 6월 항쟁으로 우뚝 세워진 제도적 민주주의 위에 온기와 정의를 더하겠다는 그 약속을 꼭 실천하겠다”며, “이한열 열사에게서 배은심 어머님께로 이어지고, 다시 우리 모두의 민주주의가 된 6월의 정신을 헌법에 새기겠다”고 다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어머님은 내 자식에 대한 사랑을 대한민국 미래세대 모두에 대한 더 큰 사랑으로 승화시키셨다. 감히 넘볼 수 없는 숭고한 정신과 꼿꼿함을 우리 모두에게 남기셨다”며, “저는 어머님의 뜻을 잊지 않고 깊이 새기면서 살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 배은심 여사 추도의 밤’ 행사는 10일 오후 7시 광주 조선대병원 장례식장과 서울 연세대 한열동산에서 각각 열린다. 11일 오전 10시 조선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에 이어 11시 5.18민주광장에서 노제, 오후 1시30분 망월동 8묘역에서 하관식이 열린다. 이한열 열사가 잠든 곳이다. 

우상호 의원은 “배은심 어머님께서 오늘 고이 영면에 드셨다. 못내 그리던 아들, 이한열 열사를 만나러 먼 길을 나서셨다”면서 “아드님과 해후하시고, 회포도 푸시고, 내내 안식을 누리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배은심 여사 약력>

 
1940. 3. 1. (음력 1939. 12. 9.) 전남 순천 생
이병섭 님과 혼인

1966. 8. 29. 넷째로 큰 아들 이한열 탄생

1970. 광주 지산동으로 이사

1987. 6. 9. 이한열 최루탄 피격

1987. 7. 5. 이한열 운명

1987. 7. 9. 이한열 장례

1987. 8. 민가협(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사무실 방문, 활동 시작

1997. 11. ~ 2000. 3.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회장

1998. 11. 4. ~ 1999. 12. 28. ‘민주화운동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 등에 관한 법률’ 제정위한 농성 진행

2007. 5.~ 2013.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2020. 2.~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명예 회장

2020. 6. 10. 6·10 민주항쟁 33주년 기념식에서 '민주주의 발전 유공'으로 국민훈장 모란장 수훈

(자료-이한열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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