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윤석열’ 등장하는 사설 212건 분석…연일 날 세우는 동아일보, 인내심 잃어가는 중앙일보, 애써 참고 있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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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로고. 

미디어오늘이 5월9일부터 7월8일까지 60일간 ‘윤석열’이 포함된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 212건을 분석한 결과 취임 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비판 기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정부를 비판한 사설은 동아일보가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10건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연일 날을 세우며 상대적으로 비판에 거침이 없고, 중앙일보는 행간에서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조선일보는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보려는 신중함이 느껴졌다. 60일간의 비판적 사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사’, ‘검찰’, ‘대통령의 말’, ‘김건희’다. 지난 60일간 조중동이 어떻게 비판해왔는지 정리했다. 

동아일보는 5월9일 “윤 당선인 측은 국회에 오늘까지 정호영 후보자 등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정해진 기한까지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해온 윤 당선인의 내로남불”이라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정호영 후보자를 임명하는 건 잘못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원장·부원장으로 있으면서 자녀들을 같은 대학 의대 편입학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자체가 낯뜨거운 일이다. 지역별·성별·연령별로 고른 안배가 없었고, 특히 청와대에 검찰 출신들이 과도하게 포진한 것은 우려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2년 전 치러진 총선 때 얻은 의석을 무기 삼아 각종 꼼수를 동원해가며 자신들이 계속 집권 세력으로 군림하려 하고 있다. 명백한 대선 불복 행태”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동아일보는 5월10일 “한동훈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그런 만큼 다른 장관 후보자들보다 더 몸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한 후보자는 딸 관련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고소하는 등 성역 없는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이 1기 내각 구성이나 청와대 참모진 인사 등에서 보여준 검찰 출신 중용, 특정 대학이나 지역 편중, 동문 등 친분 있는 사람 발탁 등 인사 스타일은 우려되는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취임식 다음 날인 5월11일,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른 듯한 느낌이다. 자유와 인권, 공정, 연대 등 중요한 가치를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임사만 놓고 보면 윤곽이 분명치 않은 추상화로 보인다. 정교하고 섬세한 붓질이 필요하다. 국정은 실행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아직 초기이지만 일부 장관직 인선과 의혹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제대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고 에둘러 지적한 가운데 “야당이 반대한다고 화를 내거나 싸워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5월12일 “윤석열 정부의 첫 인사 코드는 ‘연고 인사’에 가깝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19명 중 윤 대통령의 동문인 서울대가 10명이고, 그 절반은 법대 출신이다. 대통령과의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배제된다면 공직 사회가 정상적인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실세 위주로 재편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다른 사설에선 “윤 정부의 손실보전금 일괄 지급 방침은 불과 보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했던 차등 지급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선거 때마다 돈을 풀어 표를 매수한다고 비판했던 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같은 날 조선일보는 “어제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용산구 집무실 출근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면이 등장했다”며 약식 기자회견을 호평한 뒤 “168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 민주당은 못 할 일이 없다. 그 횡포로 윤석열 정부는 출범은 했어도 제대로 국무회의조차 열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동아일보는 5월14일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어제 사퇴했다. 대체 누가 이처럼 편향된 인식, 품격 떨어지는 언사를 해온 인물을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추천했던 건가”라고 개탄한 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굳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을 앉힌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간첩 사건의 국가정보원 위조문서를 걸러내지도 못한 사람이 ‘공직기강’ 업무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 비판 논조 사설. 디자인=안혜나 기자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 비판 논조 사설. 디자인=안혜나 기자

동아일보는 5월1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윤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한동훈 장관의 영향 아래 있는 검찰 수사는 정치적 중립 시비에도 더 쉽게 휘말릴 수 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 다음 날 야당과의 추가 협상도 없이,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한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법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회 존중과 협치를 강조한 다음 날의 일이라 공교롭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정호영 장관 후보자를 향해 “국민 시각에서 조국 전 장관과 비슷한 의혹을 받는 사람이 윤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윤 대통령과 오랜 인연으로 후보자가 된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진 사퇴함으로써 스스로 새 정부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 용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5월19일 “전임 장관들의 인사가 잘못됐다고 ‘내 편은 승진, 네 편은 좌천’ 식의 인사를 되풀이해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그런데도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시비를 자초할 수 있는 인사들만 발탁해 요직을 채운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5월24일 정호영 후보자 사퇴를 두고 “윤 대통령은 그동안 차일피일 여론을 살피며 (정호영) 임명 철회 판단을 미뤄 왔다. 둘은 ‘40년 지기’라고 한다. 애초 장관 후보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검증 과정을 거쳤다면 이런 사퇴 파동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을 뼈아픈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5월25일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련 “민정수석 산하 인사검증팀을 그대로 법무부로 옮겨놓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괄하도록 한 셈이다. 더욱이 대통령실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도 모두 검찰 출신이다. 추천부터 검증까지 전 과정을 검찰 출신이 맡게 된 것”이라며 “‘제왕적 청와대’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민정수석을 폐지해놓고는 그 빈자리를 ‘공룡 법무부’로 채우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검찰의 인사와 조직을 좌우하는 법무부가 다른 부처 고위직의 금융·부동산·소득·출입국 정보까지 다루면서 인사에 관여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제 인사 검증 조직까지 지휘하면 (한동훈은) 역대 어느 법무부 장관보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며 “‘왕 수석’을 없애겠다며 ‘왕 장관’을 만들어내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5월26일 “국회의 인사청문회 검증 기준이 높다 하더라도 널리 구하면 왜 장관 할 사람이 없겠나. 새 정부 1기 내각 구성은 ‘서오남(서울대·50대·남자) 인사’ ‘아가패(아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만 쓰는 패밀리 인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출신 지역과 학교, 성별 안배가 부족한 편중된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장차관급 인사 3명을 여성으로 지명한 다음 날인 5월27일 “21일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가 ‘내각에 남자만 있다’고 지적한 지 닷새 만에 이뤄진 인사다. 국내 여론의 비판에는 꿈쩍도 않더니 해외 언론이 나서자 그제야 여성을 기용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5월31일 “이대로라면 검찰총장 임명보다 검찰 중간간부 등 후속 인사를 먼저 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보직 인사가 끝난 뒤에 임명된 총장은 ‘식물총장’밖에 더 되겠는가”라고 우려한 뒤 “이렇게 되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실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직할 통치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키울 것이다. 수사 공정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며 “총장 후보자 지명을 촌각이라도 늦춰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 측에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법에 규정된 자리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위법적 상황을 자초하는 것으로 문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5월9일부터 6월8일까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조중동 사설 제목 모음. 디자인=안혜나.
▲5월9일부터 6월8일까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조중동 사설 제목 모음. 디자인=안혜나 기자. 

동아일보는 6월1일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문제는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며 “개정된 시행령대로 법무부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 검증까지 맡으면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행안부에 경찰국을 둔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과거 내무부 치안국이나 치안본부가 경찰을 관리하면서 경찰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됐던 전례가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2일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들이 잘해 국민 지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윤 대통령부터 이번 승리를 오독하면 안 된다. 문재인 정권에서 볼 수 있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전체 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50.9%에 그친 것은 심상치 않은 민심의 지표”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같은 날 “여권은 최근 인사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하려고 했고, 5·18 기념식 참석 등 통합 행보도 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입법 폭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하고도 반성이 없었다”며 민주당을 겨냥한 뒤 “5년 동안 질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의 투자 본능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핵심 과제”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6월6일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국무총리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윤 대통령의 지나친 검찰 편향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식의 ‘마이웨이’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조 전 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변호사를 지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까지 직할 체제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법치 국가 실현을 위해 법을 잘 아는 검사를 중용한다는 해명만으론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전례 없이 윤 대통령의 동료였던 검사 출신을 앉힐 거라는 데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으며 “‘검찰 공화국’ 우려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고 눈과 귀를 더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는 6월7일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 대통령실 살림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까지 검찰 출신을 기용한 것은 전례가 없다.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인사 검증을 맡게 된 만큼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추천부터 검증까지 검찰 출신이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엔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임명됐다. 검찰 출신 위원장이 공정위를 이끈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인사는 윤 대통령이 성남지청 근무 시절 ‘카풀’을 같이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탁된 검찰 출신 대부분이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사적 인연이 과도하게 인사에 작용한 것 아닌가. 끼리끼리 모이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6월8일 “금감원장으로 특수통 검사인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초유의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 등 수사 참여에서 보듯 기업과 금융을 ‘범죄’란 프리즘으로 바라봤던 사람”이라며 “경제계에선 특수통 검찰에 대해 ‘누구나 잡아들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중앙일보 사설은 전에 비해 강도가 높았다. 이 신문은 “이번 인사로 금융권의 자율과 창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기관까지 검찰 출신을 줄줄이 앉히는 건 지나치다”고 비판했으며 “윤 대통령이 말하는 유능의 기준이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까지 감안하면 끼리끼리의 ‘집단사고’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검찰 편중 인사’란 비판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와중에도 또 검찰 출신을 발탁한 건 오만해 보이기까지 한다. 세상에는 검사 말고도 유능한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4월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윤석열 대통령.
▲4월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윤석열 대통령.

동아일보는 6월9일 “문재인 정부에서 민변 출신이 대거 요직에 기용됐으니 이번 정부에서 검사 출신이 대거 요직에 기용돼도 된다는 식의 답변은 황당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말은 ‘문 정권에서 민변 편중 인사를 했으니 새 정부도 검찰 편중 인사를 해도 된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새 정부가 다른 것은 무엇인가. ‘편중’은 무엇이든 좋지 않다”며 우려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6월11일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발탁에 대한 비판론에 대해 ‘필요하면 또 하겠다’고 했다. 어깃장을 놓는 식의 대통령 화법은 국민을 불편하게 한다”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좀 더 무겁게 움직였으면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6월13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만취 음주운전 전력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모양새다. 교장이 될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나서는 셈”이라고 비판한 뒤 “박 후보자의 만취 운전 경력은 간단한 절차로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인사 검증 기준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6월14일 “검찰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졌던 법무부의 지나친 개입을 막겠다고 하면서 경찰에 대해서는 조직을 신설해서까지 행안부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15일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후보자는 각각 외부인사가 위원장인 추천위원회와 국가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지명할 수 있다. 결국 정권의 뜻대로 인선이 어려우니까 조직 개편과 인사를 먼저 한 뒤에 검경 총수를 뒤늦게 임명하려는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변형된 방식으로 검경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하루빨리 검경 총수를 지명해 인사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팬덤 현상이 우리 정치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대통령 부인의 팬덤까지 생기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국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사태로 악화하기 전에 (팬클럽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신중했던 태도에 미뤄보면 강한 논조였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6월16일 김건희 여사가 권양숙 여사를 만나며 코바나컨텐츠 전·현직 직원들과 동행한 사실 등이 논란이 되자 “김건희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과도한 관심과 비판이 쏠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원인 제공을 김 여사가 했다”면서 “‘제2부속실을 두지 않겠다’고 했던 마음가짐을 망각해선 안 된다. 공사를 뒤섞어도, 비선 의심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클럽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의 리스크가 되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화물연대 총파업이 정부와의 합의로 철회되자 “그동안 반복돼온 민노총의 상습적 불법 행동에 윤석열 정부도 면죄부를 주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18일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 달라’라고 말한 대목은 그 발언의 가벼움 못지않게 무책임한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6월20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즉석 문답을 두고 “국민과 소통하고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하고 절제된 언어를 구사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6월23일 “검찰총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50일 가까이 미루고, 법무부 장관이 두 차례 인사를 강행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1인 3역을 맡고 있다’는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에는 전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 속도가 더 빨라질 텐데 ‘윤 사단’이 수사를 주도하면 보복 수사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수사 중립 논란은 앞으로 개의치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검찰총장 자리를 방치하 듯 공석으로 놔두고 있다. 법무부는 총장 인사에 필요한 후보추천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잘못된 검찰 인사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꼈을 사람이다. 윤 정부에서도 이런 비정상적 검찰 인사가 이어진다는 것은 곤란하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24일 “행안부에 경찰국이 없는 것은 박종철 고문치사 및 조작 사건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며 경찰국 신설의 문제를 강조했으며 “차기 검찰총장 지명을 50일 가까이 미루고 검찰 인사를 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식물총장이 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것은 더 문제다. 2년 전 총장 재직 때 인사권을 박탈당한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에서 ‘저는 인사권도 없는 식물총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아무 설명도 없이 검찰총장 자리를 비워둔 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검사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사 인사 때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법 규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6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오전 경직적인 주 52시간제를 유연하게 바꾸는 노동개혁안에 대해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핵심 개혁 과제에 대한 부처 발표를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정 시스템이 작동하긴 하는 건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단편적 기억에 의지해 국가적 과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일이 반복되면 국정 운영 전반이 꼬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장관 발표가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 정부의 신뢰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최종안이 아닌 것을 어떻게 장관이 발표하나”라고 되물었다.

중앙일보는 6월27일 “누구보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화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확한’ 소통이다. 윤 대통령의 주 52시간 발언은 불필요하고,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직접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29일 “검찰 중간간부 700명가량에 대한 역대 최대규모 인사가 어제 단행됐다. 주요 수사의 착수와 진행, 처분에 각각 관여하는 실무 수사팀장부터 중간 보고라인인 일선 지검장, 대검의 최종 수사지휘 라인까지 ‘윤 사단’으로 채워졌다. 검찰총장이 누가 되든 대통령과 장관의 직속 부대로 불리는 ‘윤 사단’의 협조 없이는 어떤 수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 사실상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6월30일 “검찰 고위 간부에서부터 검찰 중간간부 인사까지 모두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검 차장과 상의했다고는 하나 검찰청법의 취지를 어긴 셈”이라며 “법과 원칙을 수없이 강조해 온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평소 소신에도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7월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3%로 6월 초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2%까지 올랐다”고 전하며 “집권 세력의 잘못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경우 무엇보다 일방통행식, 그중에서도 인사를 꼽을 수 있다. ‘허니문’ 기간인 집권 초반이다. 이미 경고등은 켜졌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인사가 가장 문제라는 국민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7월5일 “국정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 검찰 등 법조 인맥이 아닌 비전과 실력을 갖춘 경제 진용이 국정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르다’며 내 생각대로만 국정을 펼치면 그게 바로 ‘마이웨이’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인재 발탁과 검증 체계로는 인사 참사로 국정 운영의 동력만 떨어뜨릴 뿐이다”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일부 검사 출신은 아무 상관없는 곳에 임명돼 많은 사람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국민들이 이를 모두 지켜보고 있다. 치밀하지 않고 즉흥적인 인선, 부실한 검증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7월6일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전 정권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했다. 전 정권의 허물이 현 정권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구실이나 핑곗거리가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줄 때는 ‘언론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검증을 공격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국민은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 숱한 의혹에도 임명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진솔한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묵살하고, ‘전 정권 장관보다 낫다’는 식의 거친 한마디로 넘어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가 접해온 과거 대통령들의 언어와도 사뭇 다르다. 게다가 윤 대통령도 전 정권의 주요 인사 아니었나”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7월7일 인사비서관 부인 신아무개씨의 나토(NATO) 정상회의 동행에 대해 “경호 기밀 사항이 포함된 해외 일정은 의전비서관실이나 외교부가 맡는 게 원칙이다.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고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며 비판한 뒤 “대통령이 아는 사람, 편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게 처음이 아니라서 더 문제다. 고위 공직자 발탁을 담당하는 인사비서관은 공정의 상징 같은 자리다. 이런 참모의 부인이 대통령 지인이라면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공사 구분이 이래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7월8일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의 내로남불과 편가르기를 맹공하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끝에 집권하지 않았나. 공사 구별이 무너진 대통령 부인의 행보와 친족 채용이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한 윤석열 정부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6주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를 맞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인데, 역대 어느 대통령 때도 거론되지 않은 ‘대통령 부인의 행보’(2%)가 부정 평가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것을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하며 “검사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하면서 ‘비선 시비’가 정권에 치명적인 암 덩어리임을 절감했을 윤 대통령이 왜 부인을 둘러싼 논란에 감싸기로 일관하며 비선 시비를 자초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