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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후위기 대응은 '꼴찌' 수준 …"재생에너지 목표 감축 영향"

매년 발표되는 기후변화대응지수, 한국은 올해도 최하위권

이상현 기자  |  기사입력 2022.11.15. 09:01:05

 

국제 환경단체가 한국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가 '매우 저조하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대응지수는 국제사회에서 최하위권을 차지했다. 한국 정부가 더 과감한 대응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제평가기관 저먼워치(Germanwatch), 기후 연구단체 뉴 클라이밋 연구소(New Climate Institute) 등 국제 시민단체는 14일 전 세계 온실가스의 92%를 배출하는 59개국과 유럽연합의 기후변화 대응을 평가한 2023 기후변화대응지수(Climate Change Performance Index, 이하 CCPI)를 발표했다. 기관은 2005년부터 매년 각 국가의 기후정책과 이행 수준을 평가해 CCPI를 평가해왔다.

CCPI 평가 항목은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사용, 기후 정책이다. 자본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온실가스 배출' 항목이 40%로 평가항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 외에도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 에너지 사용량, 국가 기후 정책 등이 평가 대상이다. 

한국의 올해 CCPI는 유럽연합을 포함한 60개국 평가 순위에서 60위로 조사대상국 최하위권이었다. 1~3위는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나라가 없어 빈자리로 남겨졌다. 한국보다 대응지수가 낮은 국가는 카자흐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뿐이었다. G20 국가 중에서는 캐나다, 러시아, 한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최하위권이었다. 

한국은 2021년 평가에서는 61개국 중 60위, 2020년에는 58개국 중 53위를 기록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이 '매우 저조하다'는 평가를 매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평가에는 작년 말 한국이 국제사회에 제출한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반영됐고,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로 감축한다는 글로벌 메탄서약 가입 등의 정책 변화가 포함되었음에도 한국은 여전히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한국은 온실가스 배출, 재생에너지, 에너지 소비 부문에서 '매우 저조함' 평가를, 기후 정책 부문에서 '저조함' 평가를 받았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40%로 감축하겠다는 상향안은 환영한다"라면서도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30%에서 21.5%로 하향 조정한 것을 비판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8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을 발표하며 재생에너지 비율을 21.5%로 하향 조정했다. 산업통상자원부 또한 지난 3일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2030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21.6%로 언급한 바 있다.  

보고서는 국내 전력 시장을 "재생에너지보다 화석 연료를 선호하는 구조"로 진단하며 결과적으로 "한국전력이 화석 연료 보조금을 계속 지불하는 형태"라고 지적했다. 국내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또한 지난 8월 보고서에서 한전의 사상 최대 적자 상황은 "발전자회사가 운영하는 화석연료 중심 발전소에 원가와 수익을 보장해주는 과도한 보상체계, 발전 연료비용만을 기준으로 하는 전력시장 전기 공급 방식 등 사실상 화석연료 발전기를 우대해주는 전력시장 보상제도"에서 기인했다며 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저해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보고서는 또한 SK E&S가 추진하고, 무역보험공사·수출입은행 등이 공적금융을 투입한 호주 바로사 가스전을 언급하며 "해외 가스전 사업 중단 및 가스발전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기후솔루션의 조규리 연구원은 "한국이 작년 잇따른 기후목표를 선언했음에도 일부 이에 반하는 정책기조로 인해 올해도 한국이 CCPI 최하위권에 머무르게 되었다"라며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현 독점 전력시장 구조와 복잡한 인허가 규제를 개선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를 상향하는 등 즉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상현

사라지는 것과 잊혀지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정치학과 기후변화를 공부했다. 들리지 않았던 말까지, 끝까지 듣는 기자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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