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가 11월 21일(월) 저녁 7시에 대전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진행되었다. 사회를 맡은 대전청년회 김원진 대표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남북관계는 대결국면이 심화되고, 역사 왜곡은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제목을 걸고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가 개최되었다.

대전지역 65개 시민사회 종교단체로 구성된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대전본부(이하 6.15대전본부)는 11월 21일 저녁 7시,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평화통일문화제’를 개최했다.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가 11월 21일(월) 저녁 7시에 대전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단일기’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가 11월 21일(월) 저녁 7시에 대전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이 ‘단일기’를 펼치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6.15대전본부는 “오늘 행사의 제목은 평화통일문화제이지만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한치 앞도 나가지 못한다는 부제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를 가져왔다”며 대회 개최 취지를 밝혔다. 

6.15대전본부가 평화통일문화제를 개최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남과 북은 4.27판문점 선언에 이어, 9월 평양선언까지 합의하며 그해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한 바 있고, 그 기세를 모아 6.15대전본부는 대전시민들과 함께 가을 2018년 10월 4일에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평화통일문화제를 시작했다. 

2018년 평화통일문화제는 당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면, 4년이 흐른 제5회 평화통일문화제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6.15대전본부 이영복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는 6.15대전본부 이영복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문화제 개회사에 나선 6.15대전본부 이영복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권 6개월이 지난 현재, 남북관계는 전면 파탄나고 한반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핵전쟁 직전의 상황에 내몰려 있다”며, “우리민족이 살아갈 길은 굴욕동맹, 전쟁동맹, 한미동맹이 아니라,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배제하고 남북관계를 회복하고 발전시켜나가는 확고한 민족 자주적 입장과 정치외교군사 정책으로 한반도평화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결은 전쟁을 부른다”며, “내외의 전쟁광들, 모든 전쟁세력을 몰아내고 민족자주의 정신으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모든 평화애호세력이 단결하고 단합하여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또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슬로건에 맞게 역사를 기억하고 민족생존의 유일한 길, 자주평화통일의 새 역사를 열어나가자”고 덧붙였다.

6.15대전본부 소속 단체 대표자들이 낭독한 대표자 선언문에도 “전쟁범죄 사죄없는 일본과의 군사협력 어림없다. 한미일군사동맹 저지하자”, “우리는 평화를 바란다. 위험한 전쟁연습 중단시키고, 자주권 지켜내자”, “이 땅은 미국의 전쟁기지가 아니다. 불평등한 한미관계 청산하자” 등의 구호가 담겨 있었다.

6.15대전본부 소속 단체 대표들이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현우 진보당 대전시당위원장,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사무국장, 박규용 대전충남겨레하나 상임대표,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6.15대전본부 소속 단체 대표들이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현우 진보당 대전시당위원장,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대전지부 사무국장, 박규용 대전충남겨레하나 상임대표, 문성호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마당극단 ‘좋다’는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에서 동학농민혁명을 형상화한 깃발 춤을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마당극단 ‘좋다’는 제5회 대전평화통일문화제에서 동학농민혁명을 형상화한 깃발 춤을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문화제에 선보인 공연들도 대회의 기조가 반영되어 준엄하고,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마당극단 ‘좋다’는 동학농민혁명을 형상화한 깃발 춤을 선보였다. 

마당극단 ‘좋다’는 깃발 춤 가운데 내레이션을 통해 “외세의 군홧발에 짓눌린 분단체제 불평등체제에 숨 막힌 삶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130년 전 동학농민 혁명정신을 이어 받아, 우리의 운명을 우리 스스로 개척해 나갈 것인가?”, “후세에 전쟁의 먹구름 가실 날 없는 분단된 조국을 물려줄 것인가? 우리 힘으로 평화가 강물처럼 넘치는 통일된 대동 세상을 물려줄 것인가?”라 물으며 민족자주와 평화통일을 강조했다.

서윤신 현대 무용가는 김원중의 노래 ‘그대 오르는 언덕’ 노래에 맞춰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몸으로 표현해 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서윤신 현대 무용가는 김원중의 노래 ‘그대 오르는 언덕’ 노래에 맞춰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몸으로 표현해 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작가회의 회원 이미숙 시인은 4년 전 백두산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쓴 시 ‘백두산 천지 앞에서 나는 울었다’를 낭송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작가회의 회원 이미숙 시인은 4년 전 백두산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쓴 시 ‘백두산 천지 앞에서 나는 울었다’를 낭송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서윤신 현대 무용가는 김원중의 노래 ‘그대 오르는 언덕’ 노래에 맞춰 분단의 아픔을 절절히 몸으로 표현해 냈다. 대전작가회의 회원 이미숙 시인은 4년 전 백두산에 올랐던 기억을 떠올리며 쓴 시 ‘백두산 천지 앞에서 나는 울었다’를 낭송했다.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밤을 낮으로 낮을 밤으로 뒤바꾸는 일이라구
하늘을 땅으로, 땅을 하늘로 뒤엎는 일이라구
맨발로 바위를 걷어차 무너뜨리고
그 속에 묻히는 일이라고
넋만은 살아 자유의 깃발을 드높이 나부끼는 일이라고
벽을 문이라고 지르고 나가야 하는 이 땅에서 
오늘 역사를 산다는 건 말이야
온몸으로 분단을 거부하는 일이라고
휴전선은 없다고 소리치는 일이라고

마당극패 ‘우금치’의 김황식 단원은 위와 같은 문익환 목사의 시 ‘잠꼬대’를 읊으며 ‘철조망’, ‘휴전선’, ‘분단’이 매달려 있는 나무를 잘라내는 검무를 펼치며 분단시대를 끝내자는 투지를 보여줬다. 

검무를 펼치던 마당극패 ‘우금치’의 김황식 단원이 ‘철조망’, ‘휴전선’, ‘분단’이 매달려 있는 나무를 칼로 베어 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검무를 펼치던 마당극패 ‘우금치’의 김황식 단원이 ‘철조망’, ‘휴전선’, ‘분단’이 매달려 있는 나무를 칼로 베어 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타악팀 ‘판타지’가 북과 장구를 치며 난타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타악팀 ‘판타지’가 북과 장구를 치며 난타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북과 장구를 힘껏 쳐내며 펼쳐진 타악팀 ‘판타지’의 난타공연은 지난 4년간 곤두박질쳤던 남북관계에 지쳐버린 시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응원가가 되었다. 

대전평화합창단은 ‘철망 앞에서’를 부르며, 분단의 상처를 노래했고,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은 ‘반미반전가’를 부르며 미국을 규탄하고, 전쟁의 위험성을 고발했다. 어린이평화합창단 ‘하늘고래’는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과 함께 이날 평화통일문화제의 제목과 같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를 부르며 문화제를 끝마쳤다.

대전평화합창단은 ‘철망 앞에서’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평화합창단은 ‘철망 앞에서’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과 어린이평화합창단 ‘하늘고래’가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청년회 노래모임 ‘놀’과 어린이평화합창단 ‘하늘고래’가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