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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 방류 결사반대” 외친 진보당…어민·학부모도 불안 호소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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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6/04 11:13
  • 수정일
    2023/06/04 11:13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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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향해 “국민 목소리 들어야” 경고…“전방위적인 국민 결집으로 정부 대응 압박해야” 목소리도

진보당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 대한 저자세 외교로 일관하며 오염수 방류를 용인하는 정부를 향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진보당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최근 모 편의점에서 야심작으로 내놓은 생크림 찹쌀떡이 인기 끌었지만, 출시 일주일 만에 전량 회수됐다”며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는데, 제품에 곰팡이가 피었기 때문”이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안전이란 건 이런 문제다. 완전히 검증될 때까지는 끝까지 의심하고, 끝까지 검증해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즉각 전량 회수해야 한다”며 “건강과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우리 국민이 불안 이유는 일본 방사성 오염수가 전혀 검증되지 않았고 한번 방류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이라며 “한국의 전문가 시찰단은 제대로 된 검증이 없이, 일본 정부가 보여주는 처리 시설을 그야말로 보고만 왔다”고 비판했다.

앞서 전문가 21명으로 꾸려진 시찰단은 지난달 21∼26일 5박 6일간 일본을 방문해 현장 점검을 진행했다. 시찰단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시찰을 통해 주요 설비들이 설계대로 현장에 설치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상 상황 시 오염수 방출을 차단하는 수단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한 “구체적 자료도 확보해 과학 기술적 검토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당시 시찰단은 ‘시료 채취를 직접 할 기회나 시료 채취를 직접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요구한 적은 없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시료 채취의 주최는 도쿄전력이 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시찰단이 일본 정부의 각본대로 요식행위를 하고 왔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윤 대표는 “과학적으로 의문이 너무나 많다”며 “60개가 넘는 방사성 핵종 중 일본 정부는 채 10개도 측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윤 대표는 “다핵종제거설비(알프스·ALPS)로 제거가 안 되는 방사성 물질은 그대로 대책 없이 바다로 흘러가게 된다”며 “삼중수소의 많게는 1천배의 위력을 가지는 세슘과 플루토늄 등은 근육이나 뼈, 뇌에 달라붙어 종양을 일으키고 피부까지도 뚫고 들어와 해수욕만 해도 피폭된다고 한다”고 짚었다. 이어 “작년에 후쿠시마산 농산물을 검사했는데, 농수산물의 11%, 두릅이나 죽순과 같은 산나물에서는 21%나 세슘이 발견됐다고 한다”며 “과학적으로도, 상식적으로도 오염수는 명백하게 인류와 생태계에 치명적이고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안일한 정부 대응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윤 대표는 “가장 싼 방법이라는 이유로, 일본 정부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한 범죄 행위에 우리 정부가 공조하고 있다” 말했다.

윤 대표는 “일본 정부는 치밀하게,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일어난 직후부터 ‘먹어서 응원하자’며 연예인, 정치인, 운동선수를 동원해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먹는 운동을 펼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분담금 내면서 자기편으로 만들어 오염수 방류 지지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정치 기획에 윤석열 정부가 휘말리고 있다”며 “저자세 퍼주기 외교로 방사성 오염수 방류의 대재앙 다가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윤 대표는 “일본 군함기가 욱일기를 휘날리면 부산항에 들어오고,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피눈물의 역사를 우리나라 기업의 돈으로 덮고,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우겨도 한마디 못 하는 무능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정부를 향해 “국민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그것이 나라도, 국민도, 정권도 살리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진보당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어민들 “도대체 어디에 신고해야 하나”

어민들은 건강뿐 아니라 경제적인 위협에도 직면해 있다. 충남에서 올라 온 김종식 전국어민회총맹 상임부회장은 “벌써 국민들은 불안함에 지갑을 닫아, 전년 대비 생물이 반값에 거래되고 있다”며 “피해는 이미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염수 투기가 시작되면 가정이 파탄 나고 어민들은 싹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김 상임부회장은 “우리 어민들은 바다를 더럽히면 생태계가 파괴돼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고 해, 쓰레기를 주우러 다녔다. 나라에서 하라는 것이 바다를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런데 일본은 저 위험한 오염수를 투기한다는데, 우리는 어디에 신고를 해야 하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괴담이라고 떠들지 말고 속 시원하게, 정확하게 말 좀 해달라”고 했다.

정치권에 대해서도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모두가 전문가니 과학이니 떠들면서 의견이 다르면 괴담이라며 몰아세운다”면서 “정치인들은 도대체 어느 나라 정치인이냐”고 말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일,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해 ‘괴담정치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숭숭 구멍탁’이라는 쇠고기 괴담을 조작해 대던 세력들이 다시 발호하고 있다”며 “일광횟집 식당에서 회를 먹으면 친일파라 우기던 바로 그 세력들과 합세해 활동해 온 민주당의 거짓 선전·선동으로 우리나라가 시름 중”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민주당이 부풀리고 조작해 내는 오염수 괴담에 국민들은 피로를 호소하고 선량한 우리 어민들은 생업의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부산을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부산에 ‘괴담 퍼뜨리지 말라’는 현수막이 붙어있던데, ‘오염수 1리터는 마셔도 좋다, 10리터 마셔도 안전하다’ 이런 이상한 소리 하는 과학자 같은 사람 불러다 국민에게 마셔도 괜찮다는 말 퍼뜨리는 게 바로 괴담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대표는 여당의 ‘광우병 괴담’ 주장을 반박했다. 윤 대표는 “광우병 발병이 없는 건 2008년 청소년, 유모차 부대, 직장인까지 매일 저녁 촛불을 들어, 결국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기로 재협상 이끌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대한민국 협상단도 촛불 사진을 가지고 협상장에 나가 미국 협상단 설득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며 “나라를 지킨 건 국민이었다”고 강조했다.

오는 12일 전국 어민들은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김 상임부회장은 “우리 전국 어민들은 일본의 이기적이고 파렴치한 국제적 범죄 앞에 절대 승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보당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결사반대!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중의소리

“정부가 일본 제소하도록 국민이 압박하자”

학부모도 불안감을 호소했다. 세 자녀를 키우는 김진주 진보당 성남시 수정구 현장위원회 위원장은 “밥상에서 빠지지 않는 게 김”이라며 “어묵과 미역국, 생선과 같은 해산물도 많이 먹는다”고 말했다. 이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는 건 오염수 속 삼중수소, 탄소-14라는 이름도 낯선 방사성 오염 물질을 방류한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게 바다로 나온다”며 “삼중수소를 수상 생물들이 먹고, 그것을 우리가 먹게 됐을 때 어떤 피해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입장도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안전하게 살 수 있겠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돈을 아끼자고 오염수 방류 계획을 벌이는 일본에 대해 강제 징용 셀프 배상에 이어 발 벗고 나서 시찰단을 파견하고 오염수 방류에 힘 싣는 정부를 보면 참담한 심정”이라며 “핵 오염수는 일본 땅에서 처리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잘못 뽑은 우리나라는 우리가 정화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염수 안전성 검증의 허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제준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일본은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하는데, 이 모든 데이터는 도쿄전력이 제공한다”며 “IAEA와 시찰단도 이 데이터를 본다”고 설명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중단 당시 도쿄전력이 냉각수가 차 있어 원자로 멜트다운(노심 용해)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틀 만에 멜트다운이 시작돼 거짓으로 드러난 사례를 소개했다. 또한, 도쿄전력은 오염수 탱크가 안전하다고 주장해 왔으나, 탱크의 70% 이상은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오염이 발생한 사실이 2018년 내부 자료 공개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다.

오 운영위원장은 “도쿄전력은 거짓말쟁이”라면서 “그들이 제공하는 데이터를 믿을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일본을 국제해양법 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제언이 나왔다. 오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일본을 제소해야 한다”며 국민이 나서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제소를 할까”라며 “핵심은 대한민국은 여론이 있으니 다른 나라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촛불항쟁처럼 만들면 그걸 받아, 대만과 중국 등 태평양 연안국이 함께할 수 있다.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며 “마을 곳곳의 거점에 서명판을 만들어 서명운동에 전면으로 돌입해달라”고 요청했다.

강성희 진보당 국회의원도 “이제 국민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원내 입성한 강 의원은 “원내에서도 오염수 투기를 막는 활동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일본대사관으로 30여분간 행진을 이어갔다. 이들은 ‘오염수 투기 결사반대한다’, ‘오염수 투기 공범 윤석열 정권 규탄한다’, ‘농어민들 다 죽는다, 오염수 투기 저지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가슴팍에는 ‘방사성 오염수 투기, 결사반대’, ‘오염수 투기 공범, 윤석열 OUT’라고 적힌 손피켓을 올려다보였다. 진보당은 조만간 일본대사관 측에 항의서한과 면담요청서도 제출할 계획이다.
 

“ 조한무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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