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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 "책임 미루기 공직사회 관행이 역대 최악 참사로 이어져"

  •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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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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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참사에 끝없는 ‘네탓공방’에도 부실대응 속속

홍준표 “주말은 자유”, 대구경북 11곳 일간지 중 7곳 보도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두고 충북도와 청주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등 관계당국이 ‘네탓 공방’에 급급한 가운데 당국의 관리 부실이 추가로 드러나고 있다. 18일 신문들은 이번 참사를 “관할 지방자치단체들의 총체적 관리 부실과 안전 불감증, 무능이 빚어낸 참사” “낡은 매뉴얼과 무책임한 행정주체” “재난 부실대응 종합판” 등으로 규정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국에 집중호우 피해가 발생하던 주말에 골프를 친 데에 “부적절하지 않다”며 “트집 잡지 마라”고 발언했다. 논란이 커지며 전국단위 신문과 타 지역 등 다수 신문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대구경북 일간지 중 4곳은 관련 보도를 배치하지 않았다.

▲18일 아침신문 1면

▲18일 한겨레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 실종자를 찾는 수색작업이 끝났다. 전날 밤 추가로 수습된 사망자 시신 1구를 포함해 사망자는 41명이다. 경북 예천에서 실종된 8명에 대해서는 아직 수색이 진행 중이며 부산에서 실종된 1명도 아직 찾지 못했다.

다수 신문은 1면에 청주시와 충북도, 경찰 등의 ‘네탓 공방’을 올렸다. 침수 피해 상황도 함께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시민들 생사 다툴 때…당국은 책임돌리기>에서 “미호강 범람 위기에도 도로를 제때 통제하지 못해 사고를 키운 충북도와 청주시는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고 했다.

▲18일 경향신문

▲18일 경향신문

신문들에 따르면 행복청은 장마를 앞둔 지난 6월29일~7월7일 임시제방을 쌓았다. 공사 현장 인근 주민들은 행복청이 공사 과정에서 제방을 모래 등으로 부실하게 쌓아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행복청은 청주시청 하천과와 충북도 자연재난과, 흥덕구청 건설과와 도로시설과에 전화를 걸어 주민 대피 조치 필요성을 전달했다.

중앙일보는 “공사 주체인 행복청이 기존 자연제방을 허가 없이 헐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행복정이 자연제방을 무단훼손했다가 지난달 29일~지난 7일 임시제방을 급히 쌓았다고 했다.

▲18일 한국일보

청주 흥덕구는 참사 당일인 지난 15일 오전 6시30분께 금강홍수통제소로부터 ‘미호천교가 심각 단계에 도달했다. 저지대 및 취약구간 주민 대피, 응급복구 조치 등 지자체 매뉴얼대로 해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흥덕구는 이 내용을 청주시 하천과와 청주시 안전정책과에 각각 전달했다.

하지만 청주시는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고, 지하차도를 관리하는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이를 전달하지도 않았다. 청주시는 참사 50분 전 소방의 미호강 제방 범람 대응 요청도 묵살했다. 지하차도와 도로를 관리하는 충청북도 역시 “순식간에 물이 한꺼번에 쏠려 손쓸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가 발생하기 1시간 30분 전 경찰에 ‘제방이 넘치려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지만, 경찰은 2시간 뒤 임시제방이 유실되고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18일 중앙일보

국민일보는 <‘통제 요청’ 112신고 뭉갠 경찰… 홍수에 뒷짐만 진 ‘식물지자체’>에서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지자체의 무사안일주의가 피해를 키웠다. 사고 40여분 전 ‘지하차도 차량 통제’를 요청한 112신고에도 움직이지 않은 경찰의 책임 역시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18일 국민일보

▲18일 국민일보

동아일보는 <시청-도청-경찰 ‘오송참사 네탓’> 기사에서 “일과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한 공직사회 관행이 역대 최악의 지하차도 침수 참사로 이어졌다”고 했다.

한겨레는 <매뉴얼 낡고 관리책임 회피…재난 부실대응 종합판이었다>에서 “2020년 7월 부산 초량1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3명이 목숨을 잃었을 때, 당국은 매뉴얼 보완과 대응체계 정비, 시설 확충을 약속했다. 하지만 3년이 흐른 지난 15일 충북 청주에서 유사한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5배에 가까운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기준 폭우 사망·실종자는 50명이다.

▲18일 한겨레

 

▲18일 동아일보

▲18일 동아일보

홍준표 골프 뒤 “주말은 자유”, 보도 안한 대구경북 신문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국에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지난 15일 골프를 친 데 대해 “부적절하지 않다”며 “그만 트집 잡아라”라고 발언했다. 전국단위 신문도 논란이 된 홍 시장 행보와 발언을 보도한 가운데 홍 시장이 지역구인 대구경북지역 신문 다수도 이를 다뤘다. 그러나 4개 신문은 이를 지면에 언급하지 않았다.

홍 시장은 15일 오전 팔공산 한 골프장을 찾았다가 오후 1시께 폭우로 골프장 측이 폐장하자 라운딩을 종료했다. 홍 시장은 관련해 비판이 일자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는 다행히도 수해 피해가 없어서 비교적 자유스럽게 주말을 보내고 있다”며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반박했다. “트집잡아본들 나는 전혀 상관치 않는다. 그건 수십년간 해온 내 원칙”이라고도 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주말 골프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도 아니고 십수년 간 내가 했던 원칙”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대구에서도 홍 시장이 골프 친 당일 북구 팔거천 강변에서 한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홍 시장은 이와 관련해 재차 페이스북 글을 올려 “60대 한 분이 출입제한 조치한 가드레일을 밀치고 무단으로 하천변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져 빠진 사고”라고 주장했다. 이에 ‘피해자 탓’이라는 비판도 일었다.

홍 시장의 지역구인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다수는 홍 시장의 ‘수해 중 골프’ 논란을 다뤘다. 이들 11곳 신문 가운데 7곳이 보도했다.

▲18일 일간경북신문

일례로 일간경북신문은 홍 시장의 반박을 보도하며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대구에는 호우경보가 발령됐다”고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도대체 제정신인가? 더구나 대구시도 지난 14일부터 대구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려 가동하고 있는 와중에 상황실에 앉아있어야 할 시장이 본부 꾸려진 바로 다음날 골프 치러 (갔다)”고 밝혔다고도 보도했다.

▲18일 경북매일

▲18일 경상매일신문

▲18일 경북신문

경북매일과 경북신문, 경북일보, 경상매일신문, 대구신문, 대구일보도 홍 시장의 논란이 된 발언을 다뤘다. 경남으로 지역을 넓히면 경남일보와 부산일보가 관련 보도를 배치했다. 경기인천 지역 신문인 경인일보도 홍 시장 발언을 언급했다.

▲18일 경남신문

▲18일 경인일보

그러나 대구경북 지역 가운데 4개 신문은 이번 논란을 언급하지 않았다. 경북도민일보와 대경일보, 매일신문, 영남일보다.

이들 신문은 홍 시장을 언급하는 기사로 <대구시, 집중호우 피해 복수 총력 지원>, <폭우 피해 경북지역에 재해구호기금 2억 우선지원> 등 제목의 기사를 냈다. 대구시 보도자료가 출처로 보이는 기사다. 홍 시장의 “충청과 전라, 경북 지역에 홍수 피해가 집중된 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라는 등의 발언을 전했다.

▲18일 경북도민일보

▲18일 매일신문

▲18일 동아일보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9곳 가운데선 경향신문과 동아일보가 홍준표 시장 발언을 논란으로 다뤘다.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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