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그제(12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유지키로 하자 신문들이 사설을 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 유지 결정을 뒷받침하며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발언을 이용해서다. 한겨레는 도 변호사가 전두환씨를 두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칭송했다고 보도했다.
두 차례 경선을 거쳐 지난 2일 공천된 도 변호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사로, 2019년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공관위는 12일 네 차례 회의한 뒤 “도 후보가 (9일과 12일) 2차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며 사과의 진정성을 인정해 공천 유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 결정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겨레는 그가 2021년 11월 한 인터넷 언론사에 게재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영면에 부쳐’라는 제목의 글에서 “내가 진실에 가깝다고 보는 (전씨의) 잠정적인 모습은 ‘1987년 높은 단계의 자유민주주의로 이행하기까지 대한민국의 과도기를 감당하고 결국 평화적인 방법으로 새 시대의 문을 연 보기 드문 군 출신 대통령’”이라고 주장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5·18유족회, 부상자회, 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 등 5월 단체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월 광주를 찾아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며 “겉과 속이 다른 국민의힘의 5·18 농락에 분노한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사설에서 “도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느껴졌다는 게 장동혁 사무총장의 설명인데 군색하기 그지없다”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한 비대위원장이 적극 찬성한 사안이다. 그런데도 어물쩍 넘어가는 게 국민 통합에 앞장서야 할 집권당의 적절한 태도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공천 유지 결정을 두고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재검토하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공천 유지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결정이란 궤변에 아연할 뿐”이라며 “도 후보는 앞서 5·18 관련 발언을 사과하면서도 북한 개입설 관련 언론 보도에 명백한 오보이자 허위라고 반박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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