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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85] 수정파 전략가가 발설한 ‘제국의 비밀’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4/05/13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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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수정파 전략가 엘브리지 콜비

2. 미 제국의 주적은 조선이 아니라 중국이다

3. 미 제국은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지 못한다

4. 미 제국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5. 주한미국군은 전쟁 전에 안전지대로 퇴거한다 

6. 미 제국은 전시에 한국 방어를 포기한다

7. 중국인민해방군은 주한미국군을 공격한다 

 

1. 수정파 전략가 엘브리지 콜비

 

2024년 5월 6일 엘브리지 콜비(Elbridge A. Colby)가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을 진행했다. 콜비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미 제국 국방부에서 전략 및 무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Deputy Assistant Secretary of Defense for Strategy and Force Development)로 근무했다. 장관, 차관, 차관보, 부차관보로 내려가는 직제 서열로 따지면, 당시 콜비는 하급 관리였지만 그가 맡은 임무는 중요했다. 전략 및 무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국방 정책과 군사전략을 수립하고 국방계획방침과 전쟁전략을 개발하는 실무를 맡아보는 중요한 직책이다.

 

그런 경력자가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에게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정통적인, 그리고 신선한 관점이 좋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 

 

2017년 11월 7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는 미 제국의 국가안보 전략을 ‘미국 우선 정책(America First Policy)에 맞춰 수정하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시도는 기존 국가안보 전략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정통파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트럼프는 정통파와 말싸움만 하다가 5년 임기를 마치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에도 ‘미국 우선 정책’에 동조하는 세력이 계속 결집해 파벌을 형성했다. 정통파에 도전하는 새로운 정치파벌을 수정파라고 부른다. 미 제국의 국가안보 전략을 ‘미국 우선 정책’에 맞춰 수정하려는 정치파벌이므로 수정파라고 부른다. 

 

2024년 5월 현재 대선을 6개월 앞둔 워싱턴 정가에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대표하는 수정파와 조 바이든(Joe R. Biden)이 대표하는 정통파가 국가안보 전략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수정하느냐 하는 심중한 문제를 놓고 쟁론을 벌이고 있다.

 

콜비는 수정파에 속한 전략가다. 만약 트럼프가 2024년 11월 5일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어 재집권하면, 콜비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형편에 있는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수정파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에 대해 거침없이 발언했다. 그가 거론한 수정파의 동아시아 군사전략 속에는 아직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제국의 비밀’이 들어있다. 콜비는 현직 관리가 아니라 민간인이므로 ‘제국의 비밀’을 발설할 수 있었다. 그가 거론한 수정파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을 분석, 고찰해보자.     

 

2. 미 제국의 주적은 조선이 아니라 중국이다

 

콜비는 중국이 미 제국의 주적이고 조선은 미 제국의 주적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한반도를 더 넓은 지역적 맥락에서 봐야 하는데 이것은 중국이 주된 위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본질적인 사실은 북한이 미국에 주된 위협이 아니라는 것이다.”

 

해설 – 중국과 미 제국이 교류와 대화의 분위기 속에서 전략적 경쟁을 벌였던 지난 시기에 중국은 미 제국의 주적이 아니라 경쟁자였다. 그런데 중국의 국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지도로 급속히 강해졌다. 그에 놀란 미 제국은 중국을 경쟁자가 아니라 주적으로 규정했다. 그로써 중미관계는 경쟁 관계에서 적대관계로 전이되었다. 미 제국이 중국을 적대할수록 중국은 반미자주노선을 더욱 강하게 견지하게 된다. 

 

이런 정세 격변 속에서 수정파는 ‘미국 우선 정책’을 제시했고,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라(Make America Great Again)’는 구호를 제시했다. 올해 대선 국면에서 트럼프와 그의 지지층은 이 구호를 외치면서 ‘미국 우선’과 ‘국력 강화’를 선동하고 있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미 제국 인구의 약 45%가 ‘미국 우선 정책’을 지지한다고 한다.

  

수정파와 정통파의 공통점은 중국을 미 제국의 주적으로 규정하고 중국과 대결하는 것이다. 차이점은 수정파가 중국과 대결하기 위해 동맹국 보호 정책을 축소하면서 ‘미국 우선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정통파는 중국과 대결하기 위해 동맹국 보호 정책과 ‘미국 우선 정책’을 병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미 제국은 중국에 정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고, 중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고, 중국의 국력 강화를 억제해보려고 집요하게 책동해왔다. 미 제국의 도발적이고 호전적인 행태는 중미 대립을 날로 격화시켰고, 중미 전쟁의 위험을 촉발시켰다. 지금 동아시아 정세는 중미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태에 있다.

 

중미 전쟁은 중국과 미국의 전쟁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 전쟁은 동아시아에 구축된 2개 전선에서 격돌하는 동아시아 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동아시아 제1전선에서는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 동맹군이 격전을 벌일 것이고, 동아시아 제2전선에서는 조선인민군과 한미연합군이 격전을 벌일 것이다. 

 

3. 미 제국은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지 못한다

 

수정파의 전쟁전략에 의하면, 미 제국은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싸워 이길 수 있는 군사력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수정파는 미 제국의 군사력을 중국인민해방군과 미일동맹군이 격전을 벌일 제1전선에 총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의 대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북한과 싸우면서 중국과도 싸울 준비가 된 군사력을 갖고 있지 않다.”

 

“나는 미국이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 본토나 다른 데서 상당한 병력을 북한과 싸우기 위해 배치하고 투입하는 게 현명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비용과 소모, 거기에 매몰되는 인력과 자산과 탄약이 너무나도 엄청나서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역량(중국과 싸울 전쟁역량을 뜻함)을 잃을 것이기 때문이다.”

 

해설 –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시진핑 총서기의 지도 밑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 발전시켜 군사강국, 핵강국으로 전변되었다. 지난 10년 동안 조선도 김정은 총비서의 지도 밑에 군사력을 대폭 강화, 발전시켜 군사강국, 핵강국으로 전변되었다. 

 

그에 비해 미 제국의 군사력은 지난 10년 동안 차츰 약화되었다. 2021년 8월 30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패한 미 제국군이 무기를 내던지고 황망히 빠져나온 사건은 미 제국의 군사력이 얼마나 약화됐는지를 말해준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에 넘겨줄 포탄이 부족해 쩔쩔매는 미 제국의 모습은 미 제국의 군수공업 생산력이 얼마나 축소되었는지를 말해준다.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미 제국의 군사 상황을 “미군의 준비태세 약화와 미국 방위산업의 쇠락”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미 제국의 군사력은 약화된 반면, 조선의 군사력과 중국의 군사력은 대폭 증강되었기 때문에 미 제국은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지 못한다. 

 

4. 미 제국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콜비만이 아니라 미 제국의 다른 정세분석가들과 군사전문가들도 그렇게 예상한다.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면, 미 제국은 한국과 대만을 동시에 방어해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차츰 약화된 미 제국의 군사력으로는 한국과 대만을 동시에 방어해주지 못한다.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미 제국이 한국과 대만을 동시에 방어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권투 경기의 비유를 들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중량급 권투 선수(미 제국을 뜻함)는 중간급 경기(제2전선을 뜻함)에서 뛰면 안 된다. 중간급 경기에서 이기겠지만 너무 상처를 입고 피로해서 다음 중량급 경기(제1전선을 뜻함)에서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량급 경기를 위해 힘을 보존해야 한다. 그 경기에서 지면 모든 것을 잃기 때문이다.”

 

“핵심은 중국에 집중하는 것이다.” 

 

해설 - 미 제국군이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싸우면, 군사력이 2개 전선으로 분산되어 제1전선과 제2전선에서 모두 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미 제국은 대만도 방어해주지 못하고 한국도 방어해주지 못하게 된다. 

 

그런 절망적 상황 앞에서 미 제국의 전략적 선택은 한 가지 선택으로 수렴된다. 비록 전쟁에서 이길 가망이 없더라도 중국과 싸우는 제1전선에 군사력을 집중해 대만을 방어해주는 것이다. 미 제국이 제2전선에서 패하면 한국을 잃게 되지만, 제1전선에서 패하면, 대만을 잃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콜비가 우려한 바와 같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미 제국이 모든 것을 잃게 된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그것은 미 제국이 소중히 여기는 미일동맹 체제가 무력화되고, 대만과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가 중국 영토로 귀속되고,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제해권이 중국에 넘어가고 그에 따라 미 제국이 동아시아에 구축해놓은 제국주의 지배체제가 무너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잃지 않으려고 미일동맹군이 아무리 발광해도 전쟁에서 중국인민해방군을 이길 가망은 없다. 미 제국 합동참모본부도 미일동맹군이 제1전선에서 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 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몇 해 동안 중미 전쟁을 가상한 비공개 전쟁모의 시험을 반복해보았지만, 미일동맹군이 패하는 결과만 얻었다. 이에 관해서는 2021년 7월 26일 디펜스 원(Defense One) 보도기사, 2023년 3월 6일 월스트릿저널(Wall Street Journal) 보도기사, 2023년 6월 9일 폴리티코(Politico) 보도기사에서 각각 확인할 수 있다. 

 

지난 10년 동안 미 제국군은 차츰 약화되었고, 중국인민해방군은 대폭 증강되었는데 미 제국군이 무슨 수로 이길 수 있겠는가! 

 

5. 주한미국군은 전쟁 전에 안전지대로 퇴거한다

 

콜비는 조선, 중국과 지리적으로 너무 가까운 한국에 미 제국군을 배치하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선제협공을 당할 것으로 우려하면서 미 제국군을 한국에 증원, 배치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국의 공격을 방어하는 것을 지원할 미군 전략 다수가 한국에 있으면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너무 가까워 엄청난 선제공격을 당할 수 있다.” 

 

콜비는 미 제국군을 한국에 증원, 배치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국에 주둔하는 미 제국군도 안전지대로 퇴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문제)을 해결하기 위해 한반도에 미군을 더 이상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다.“

 

콜비가 말한 바와 같이 조선과 중국으로부터 너무 가까운 한국에 미 제국군을 배치하면 전시에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선제협공을 받아 괴멸할 수 있다. 그러므로 주한미국군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질로 붙잡혀 있는 것이다. 인질 신세로 전락한 주한미국군의 생존전략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무기를 거두어 안전지대로 퇴거하는 것이다. 2024년 11월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되어 수정파가 재집권하면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주한미국군이 안전지대로 슬금슬금 빠져나가는 점진적 철군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정파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미 제국이 한국 방어를 포기한다는 말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주한미국군이 안전지대로 퇴거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제2전선에 고립된 한국군은 홀로 싸워야 한다.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미국은 한국에 혼자서 최대한 버티라고 요청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6. 미 제국은 전시에 한국 방어를 포기한다

 

미 제국이 제1전선에 군사력을 집중한다는 말은 제2전선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미 제국이 제2전선을 포기한다는 말은 한국 방어를 포기한다는 뜻이다. 미 제국이 한국 방어를 포기한다는 말은, 주한미국군 사령관이 장악한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 합참의장에게 반환한다는 뜻이며, 전쟁에서 한국군이 홀로 방어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콜비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국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가능한 한 스스로 방어하는 것이다.”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위협 대부분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나는 전시작전통제권(OPCON) 전환에 찬성한다. 한국군이 더 자율적으로, 독자적으로 작전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전작권 전환은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이뤄져야 한다. (중략) 한국이 (전작권을 환수할) 준비가 안 됐더라도 (미 제국은 전작권을 이양할) 준비를 해야 한다.” 

 

해설 – 한국군은 한국을 방어할 군사력을 갖지 못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미 제국군이 한국군을 창설해주었고, 미 제국군이 한국군을 육성해주었고, 미 제국군이 한국군에 무기와 군사 장비를 대주었고, 미 제국군이 한국군을 지휘하고 통제해왔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한국을 방어할 군사력을 갖지 못했다는 말은 전시작전통제권을 갖지 못해서 독자적으로 전쟁을 준비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전쟁을 독자적으로 준비하지 못한다는 말은, 작전계획을 스스로 세우지 못하고, 작전계획에 의거한 군사훈련도 스스로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수정파가 그런 한국군에 스스로 방어하라고 요구하면, 그것은 한미동맹을 외면하겠다는 의사표시 이외에 다른 게 아니다. 미 제국의 국익만 추구하는 수정파는 한국이 멸망하건 말건 책임을 지지 않겠다고 하면서 한국의 존망 문제를 매우 경시한다.

 

미 제국이 제2전선을 포기하고 제1전선에 군사력을 집중하면, 한국군은 제2전선에서 홀로 싸우게 된다. 왜냐하면 제2전선에 배치된 주한미국군은 미일동맹군에 합세해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한미국군이 남아 있어도, 한국군이 홀로 싸울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제국의 보호’만 받다가 발달장애에 걸린 한국군이 전쟁에서 홀로 싸우게 되면 극도의 공포와 불안에 빠지는 집단적 공황장애가 발생해 군대 전체가 전의를 상실하게 된다. 제2전선에서 전쟁의 결말은 보나 마나 뻔하다. 한국군은 자기의 힘으로 대응할 수 없는 엄청난 전술핵 공격을 받고 급속히 무너질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7. 중국인민해방군은 주한미국군을 공격한다

 

콜비는 동아시아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인민해방군이 주한미국군을 공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대담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주한미군은 중국,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위에 인용한 콜비의 발언은 뜻이 잘 통하지 않는다. 우선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는 문장부터 모호하다. “방어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는 모호한 표현을 “방어해야 한다”라는 말로 이해해야 뜻이 잘 통한다. 다시 말해서, 그 모호한 문장은 “주한미군이 중국의 공격으로부터 한국을 방어해야 한다“라는 뜻으로 읽어야 하는 것이다. 

 

동아시아 전쟁이 일어나면, 제2전선에 배치된 주한미국군은 제1전선에서 일어나는 전쟁을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으로 멀뚱멀뚱 관망하는 게 아니라, 중국인민해방군의 선제공격을 받게 된다. 동아시아 전쟁이 일어나면, 중국인민해방군은 주한미국군을 공격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제2전선을 포기한 미 제국은 제1전선에 군사력을 집중시키기 위해 주한미국군을 미일동맹군에 편입시켜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우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콜비는 주한미국군이 중국인민해방군의 공격에 맞서 한국을 방어해주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만 말하지 않았다. 위에 인용한 문장에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 단어 몇 개가 생략되었다. 콜비의 발언에서 생략된 단어들을 불러내 위의 인용문을 재구성하면 “주한미국군은 중국인민해방군의 공격으로부터 대만을 방어해주고, 한국도 방어해주어야 한다”라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주한미국군이 대만과 한국을 모두 방어해주어야 한다는 뜻으로 말했지만 변변한 무기도 없는 주한미국군이 대만과 한국을 모두 방어해준다는 말은 허언으로 들린다. 한국 방어를 포기하고 대만 방어에 집중한다는 수정파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에 따르면 주한미국군은 대만과 한국을 모두 방어해주는 게 아니라, 한국 방어는 한국군에 맡기고 대만 방어에 동원될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주한미국군이 대만 방어에 동원된다는 말은 대만군과 합세해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우기 위해 대만 인근 해역으로 출동한다는 뜻이 아니다. 주한미국군이 대만 방어에 동원된다는 말은 미일동맹군에 편입된 주한미국군이 미일동맹군과 합세해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우기 위해 서해 또는 남해로 출동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일동맹군에 편입된 주한미국군이 서해 또는 남해에서 중국인민해방군과 싸울 것이라는 예상은 비현실적인 공상이다. 왜냐하면 동아시아 2개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이 일어나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은 각종 미사일을 총동원해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을 동시에 공격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한미국군이 다른 데로 출동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진 정보를 종합하면,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비축해놓은 각종 미사일 수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한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은 지상, 수상, 수중, 공중, 우주에서 다층적인 미사일 선제타격을 개시할 준비를 갖추고, 미사일 집중발사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또한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을 조준하는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각종 미사일에는 고폭탄두, 산포탄두, 전술핵탄두, 고출력-고주파 탄두, 전파장애탄두를 비롯한 초강력 탄두들이 장착되었다.

 

엄청난 화력 타격력을 가진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이 각종 미사일을 총동원해 여러 방면에서 다층적, 집중적, 연속적 타격을 하면,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은 대패할 것이고 그들의 군사 기지들은 초토화될 것이다. 동아시아 전쟁은 조선인민군과 중국인민해방군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며, 한미연합군과 미일동맹군과 대만군의 대패로 끝날 것이다. 그로써 미 제국은 모든 것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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