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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에서 외친 열사 정신 계승...“윤석열 정권 퇴진”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찾아 이한열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지며 ‘열사의 뜻을 잊지 않겠다’고 말한 것은 무엇입니까?”

“33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추모제는 윤석열 정권 퇴진의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매년 6.10민주항쟁 기념일을 즈음해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나라의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한 생을 살다 간 열사·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그들이 남긴 시대정신을 계승해 살겠다는 다짐들이 모이는 자리다. 올해 33회째를 맞았다.

이날엔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유가협)의 터전인 ‘한울삶’에 있던 열사들의 영정이 광장에 모셔진다. 추모제에 앞서 종로구 송현광장에 모인 영정들은, 오후 2시를 기해 노동자·농민·빈민·청년학생 등 후대들의 손에 들려 행진을 시작했다. 광화문 앞을 지나 세종로대롤 거쳐 대회장에 도착한 영정은 추모제의 제단을 이뤘다.

▲ 영정 행진이 세종대로를 지나고 있다. ⓒ민주노총

▲ 서울시청 동편 광장에서 열린 33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서울민중행동

열사정신 계승은 “윤석열 정권 퇴진”

올해 추모제 참가자들이 말하는 ‘열사 정신 계승’은 “국정을 폭망하게 만든 윤석열 정권 퇴진”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지난 총선 결과에 대해 “반민중·반민주·친재벌 정책으로 일관하던 집권 2년 차 윤석열 정권에 대해 철퇴를 내리친 것”이었다며, “그런데 22대 총선이 한 달이 지나도록 국정의 변화는커녕 반민중·반평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를 비판했다.

열사의 영정을 한자리에 모신 이날, 무엇보다 분노스러운 일은 윤 대통령이 행사한 민주유공자법 거부권이다. 이날 무대 가장 앞자리에 앉은 참가자들은 다름 아닌 열사들의 부모 형제 등 유가족들이다. 이들은 민주유공자법 국회 통과를 위해 기자회견, 집회, 천막농성, 1인시위, 단식, 오체투지 등 마다하지 않은 투쟁이 없다. 지난 5월28일 그토록 기다리던 민주유공자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하루만인 29일 윤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했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장현구 열사 부친)은 추모사에서 “민주유공자법 통과라는 결과를 들고 추모제를 맞이하고 싶었지만 아쉽게 22대 국회에서 다시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면서 “1년 내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리는 투쟁에 모두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무대에 오른 유가족들은 참가자들에게 큰 절을 올리기도 했다.

장현일 민주유공자법제정 추진단장(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그동안 민주화운동 역사에 대해 부정하지 못하고 형식적으로나마 4.19혁명 기념식,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등에 참석해 왔다”면서 “민주유공자법 거부권 행사를 통해 그 형식적인 제스처마저도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 열사 유가족들은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3년을 넘게 투쟁 중이다. ⓒ유가협

“열사와 함께 범국민 항쟁 나서자”

무대에 올라 “열사의 뜻을 따르겠다”고 다짐한 열사의 동료들은 윤석열 정권 국정의 피해자들이다.

윤 대통령이 거부한 노조법 2·3조의 당사자 김광석 전국택배노조 위원장이 무대에 올랐다. 택배노조 건설에 앞장선 김태완 열사가 올해 열사로 봉안됐다. 열사는 지난해 7월 급성 뇌출혈로 쓰러진 후 동료 곁을 떠났다.

김 위원장은 “김태완 열사가 꿈꿨던 노동해방과 진보집권이 실현된 참된 세상을 열어내기 위해 그와 함께했던 모든 택배노동자들은 그를 기억하고 그 길을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 투쟁사 하는 노동 열사의 동료들. ⓒ민주노총

윤석열 정권 노조탄압의 상징, ‘건설노조 탄압’으로 양회동 열사를 잃은 강한수 양회동열사정신계승사업회 회장(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양 열사의 유지를 떠올렸다.

“윤석열의 검찰 독재정치, 노동자를 자기 앞길에 걸림돌로 생각하는 못된 놈... 꼭 퇴진시키고,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꼭 만들어 주세요.”

그는 “열사의 당부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서 “노동자와 전체 민중이 함께 반노동·반민중 윤석열 정권 끝장낼 수 있도록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석운 상임추모위원장(전국민중행동 상임대표)은 “노동자·민중들이 부족하나마 이 정도의 민주주의와 인권 보장을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은, 민족민주 열사·희생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22대 국회에서, 지체없이 민주유공자법 제정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그는 “열사·희생자님들의 보살핌과 베풂으로 거부권을 거부하는 투쟁, 범국민 항쟁에 나서자”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무대 앞 제단을 찾아 열사들에게 헌화했다.

▲ 힌 참가자가 열사 제단 앞에 헌화 후 영정을 바라보고 있다.

▲ 열사들 앞에 투쟁 결의 다지는 참가자들. ⓒ민주노총

조혜정 기자jhllk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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