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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지식인과 외세의 확성기가 된 언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1/19 09:08
  • 수정일
    2026/01/19 09:0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우리가 읽는 국제뉴스는 ‘미국산 가공식품’이다

침략을 ‘정의’로, 광기를 ‘비즈니스’로 분칠하는 언론의 붓끝

이란의 ‘레짐 체인지’라는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언론

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부역자’들의 무대

식민지 언론,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

2026년 새해 벽두부터 지구촌 곳곳이 요동치고 있다.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들려오는 비보, 그리고 그린란드를 둘러싼 황당한 영토 분쟁은 결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제국주의 질서가 마지막 발악을 하며 주권 국가의 존엄을 짓밟는 역사의 현장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폭풍 앞에서 우리 언론이 보여주는 행태는 참담함을 넘어 공포감마저 자아낸다. 언론은 주체적 통찰을 잃은 지식인들을 앞세워 국민의 눈을 가리고, 외세의 안경으로 세상을 난도질하고 있다.

우리가 읽는 국제뉴스는 ‘미국산 가공식품’이다

왜 우리 언론은 약속이나 한 듯 똑같은 목소리만 내는가. 그 해답은 언론이 접하는 정보의 원천에 있다. 최근 ‘다극화포럼’이 폭로한 연구 결과는 충격적이다. 서방 언론사가 보도하는 국제뉴스의 절대다수는 단 3개의 통신사, 즉 AP, AFP, 로이터(Reuters)로부터 공급된다.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이 에이전시들은 전 세계 뉴스 공급망의 목줄을 쥐고 있는 거대한 ‘뉴스 공장’이다.

문제는 이 공장의 주인이다. 이 3대 에이전시는 사실상 미 백악관, 펜타곤, 그리고 CIA(중앙정보국)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인다. 제국주의 심장부에서 설계된 정보가 통신사라는 ‘세탁기’를 거쳐 객관적인 뉴스인 양 전 세계로 뿌려진다. 이것이 바로 서방 프로파간다의 ‘승수(Multiplier) 효과’다. 우리 언론은 이 ‘미국산 가공식품’을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 적으며 국민의 사유를 가두는 정보의 감옥 노릇을 자처하고 있다.

침략을 ‘정의’로, 광기를 ‘비즈니스’로 분칠하는 언론의 붓끝

정보의 원천이 오염되니 분석이 멀쩡할 리 없다. 언론은 입맛에 맞는 지식인들을 불러 모아 외세의 논리를 정당화한다. 지난달 말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진 마두로 대통령 납치 기도 사건을 보라. 천인공노할 주권 침해 범죄임에도 우리 언론은 “독재 정권 종식을 위한 국제사회의 결단”이라거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불가피한 충격 요법”이라는 제목을 앞다투어 뽑았다.

주권 국가의 수장을 납치하려는 시도가 어떻게 ‘민주주의’가 될 수 있는가. 이라크와 시리아가 미국의 개입 이후 어떤 참혹한 폐허로 변했는지 뻔히 보고서도, 언론은 똑같은 비극을 ‘정의’라고 찬양한다. 이는 보도가 아니라 외세의 침략 행위를 미화하는 선동이다.

그린란드 매입 시도는 또 어떠한가. 돈으로 영토를 사고팔겠다는 19세기 식민지 시대의 유령이 되살아났는데도, 언론은 이를 “북극항로의 가치를 고려한 고도의 비즈니스 외교”라며 낯뜨거운 분석을 쏟아낸다. 한 경제지는 한국 기업의 자원 개발 기회 운운하며 장밋빛 환상을 심었다. 영토와 주권을 사고팔 수 있다는 논리에 동조하는 순간, 우리 스스로도 언제든 매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망각한 처사다. 주인도 버린 낡은 제국주의 망상을 ‘글로벌 스탠다드’라 믿으며 열을 올리는 언론의 사대주의는 구한말 나라를 팔아먹던 매국노들의 행태와 다르지 않다.

이란의 ‘레짐 체인지’라는 위험한 도박을 부추기는 언론

이란 내부 시위를 다루는 언론의 방식은 악의적이기까지 하다. 언론은 연일 “이슬람 정권의 붕괴는 시간문제”라며 서구식 자유를 갈망하는 민중의 분노만을 부각한다. 최근 한 시사 주간지는 전문가의 입을 빌려 “이란의 정권 교체가 중동 평화의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냉정히 묻자. 이란에서 정권이 뒤집히면 평화가 오겠는가? 이란은 제2의 시리아가 되어 끝없는 내전의 늪에 빠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이란은 우리보다 강력한 국가 정체성을 가진 나라다. 그들은 지금 나름의 생존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미국의 이해관계에 부합하는 정권이 들어서기만을 기도하며 여론을 호도한다. 이는 합리적 정세 분석이 아니라, 외세의 승리에 목을 매는 식민지적 언론의 처량한 몸부림이다.

제국이 내다 버린 구두를 닦는 ‘부역자’들의 무대

지금 미국은 존재론적 위기를 겪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침공하고 이란을 위협하며 우방국으로부터 막대한 비용을 뜯어내는 행위는 살기 위한 마지막 발악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은 자신들이 내세우던 자유주의,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이미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비극은 우리 언론이 주인이 내다 버린 그 ‘낡은 구두’를 보물인 양 품에 안고 닦아대는 지식인들에게 확성기를 빌려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언론은 이른바 전문가라는 이들을 내세워 “미국 중심의 가치 동맹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며 국민을 세뇌한다. 그들은 미국의 의도에 부합하게 행동하는 방안에만 골몰할 뿐, 한국이 주체적으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다. 이들은 우리 사회의 지성을 마비시키고 합리적인 대외 정책 수립을 방해하는 ‘정신적 망명자’들이며, 언론은 이들의 부역 현장이다.

식민지 언론,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

역사적으로 제 눈을 감고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본 나라가 온전했던 적은 없다. 지금 우리 언론 지형은 그 어느 때보다 열악하다. 사실을 전달해야 할 언론이 외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창구로 전락했다. 지성이 외세에 투항하고 언론이 이를 앞장서서 전파할 때, 국가는 강대국의 소모품으로 전락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질서가 쇠퇴하고 다극화된 세계가 도래하는 지금, 여전히 식민지적 인식에 갇힌 언론과 지식인은 국가의 재앙이다. 이제 민중이 직접 눈을 뜨고, 외세의 앵무새 노릇을 하는 가짜 전문가들과 이들을 앞세운 언론의 행태를 준엄하게 심판해야 한다.

정보의 식민지에서 탈출하여 우리 자신의 주견(主見)을 세우고, 우리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직시해야 한다. 자주성은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포하는 것이다. 주체성을 잃은 언론의 보도는 국민을 노예로 만드는 독약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데스크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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