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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업, 노조·기업·공동체가 함께 승리하려면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ibae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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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경제에 위협인가, 정당한 분배 요구인가

EVA의 한 요소 자본투자비용의 모호성 문제

일반 시민, 여타 기업, 주주들 위화감도 가세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노조 요구는 정당하나

400만 주주 이익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삼성전자의 세계적 생산성은 전 사회적 산물

사회적 지분에 대한 대폭 할당으로 민심 얻어야

임금체계 혁신과 경영참여 시스템 설계도 과제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연일 삼성전자가 화제다. 1년 전 대비 5배 폭등한 주당 26만 원(5월 6일), 사상최고 시총(1500조 원), 수출 최고와 영업이익 최대치 등등, 최고의 샴페인이 동시다발로 터졌다.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과 AI 거품론으로 주가가 하루에 10% 폭락했을 때가 언제였더라?

삼성전자가 400만 삼성 주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던 그 순간, 삼성전자 노조 총파업 소식이 들린다. 나라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우려의 소리가 터진다. 그간 부당한 성과급에 대한 노조의 정당한 요구라는 소리도 희미하게나마 들린다. 내용인즉 1분기 영업이익 75조 원에 대한 성과급 15%(11조 원), 약 45조 원(4분기 합) 요구에 대한 이견이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노조 깃발이 입장하고 있다. 2026.4.23. 연합뉴스

삼성전자 성과급 기준 EVA의 모호성과 타당성

사실관계를 따져보자면 이렇다. 삼성전자의 성과급(OPI)은 기준자료로 EVA(Economic Value Added, 경제적 부가가치)를 지표로 사용하는데 이는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금액(EVA =세후영업이익-투하자본×가중평균자본비용)이며, EVA의 20% 이내를 성과급(OPI) 재원으로 사용한다. 논점은 두 가지다. 성과급 기준지표로 영업이익과 법인세를 뺀 당기순익 중 어느 것을 사용할 것인가. 둘째 자본투자비용까지 공제 후 성과급을 지불하는 EVA 구조의 정당성에 대한 것이다.

복잡하지 않아 보이지만 여기에는 사실 자본투자비용의 모호성 때문에 그 투명성이 문제가 된다. 개인기업이라면 술에 물 타듯 기업주 맘대로 빼고 더한들 누가 뭐라 하겠는가. 그러나 삼성전자는 400만 주주와 13만 노동자와 임원이 운영하는 사회적 주식회사다. 삼성노조가 영업이익을 성과급 기준 대체항목으로 지목한 것은 EVA의 불투명성과 그 20% 제약에 대한 문제제기인 셈이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사실 EVA 자체의 타당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EVA의 기업경쟁력에 대한 문제제기 혹은 세계사적으로 임금과 잉여, 재투자의 최적 배분 쟁점과 합리성 검증을 요구하는 것이다.

EVA는 미국의 일부 기업에서 1980년대 유행하였으며, 풀이하자면 주주이익 가치 위주로 생산성을 도모한다는 개념이지만, 투자비용 산정에 따라 배당과 노동생산성이 삭감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이유 등으로 유럽 기업 및 많은 국내 기업은 기업경쟁력과 노사상생의 문제로 잘 도입하지 않거나 철회한 바 있다. 재투자비용 산정이 경영자 독단으로 결정된다면, 그 적정성 여부는 물론 노동자가 열심히 일할 동기가 일방적으로 사장되기 때문이다. 가령 동종업인 하이닉스는 2021년 EVA 폐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채택, 그 일부(50%)는 자사주로 선택하는 배분으로 전환(2025년)하였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즉 삼성전자의 EVA도 언젠가 그 타당성에 대해 한번 시비를 받아야 할 처지였다. 다만 요즈음에 장안의 화제인 이유는 아마도 영업이익(75조 원)이 너무 커서 일반 시민과 여타 기업 및 주주들의 위화감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다. 대략 자본주의 기업에서 금기나 마찬가지인 주주 이익 침해, 생산 중단 피해 우려, 재투자비용과 경쟁력 감축, 법인세 지원 등 국가적 배려에 대한 사회적 책임, 타 산업(기업) 및 국민 상실감 등이 위화감의 정체일 것이다. 솔직히 사돈 땅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이 왜 있는가. 이성적이고 논리적 해법만이 다는 아니라는 얘기다. 수십조 원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걸 불편해 하지 않은 사람 몇이나 되나. 이럴 때 중요한 판단 기준은 개별이익에 대한 적정 보상과 사회 전체적 이해의 조화를 통해서, 명쾌하지는 못할망정 그만하면 되었다는 원만한 타협논리, 또는 전체를 아우르는 상생논리를 펼치는 것도 필요하다 할 것이다.

성과급 배분의 경제적 기준: 노동생산성과 주주이익의 조화

성과급은 당연히 임금에 대한 보상, 특히 노동생산성에 대한 보상을 말하며, 이는 기본급과 달리 대개 사후적으로 결정된다. 노동생산성을 노동과 자본에 대한 이익배분으로 나누는 이유는, 증강된 생산성이 노동에만 분배되면 자본은 시설 및 연구개발 등에 대한 추가투입 유인의 상실, 자본에만 배분되면 더 열심히 일할 추가 노동 유인 상실 때문이기 때문에 그 분배에 대한 사후 협상을 필요로 한다.

영업이익이 성과급 배분의 1차 기준인 이유는 노동생산성의 일부가 영업단계에서부터 임금비용으로 처리되어야 생산동기를 유인하는 기초가 성립하며, 이는 100여 년 전 테일러(Taylor)때 부터 계승된 전통적인 방법에 속한다. 주주총수익율 TSR(기말주가-기초주가+주당배당금/기초주가×100)이란 주주가치를 평가하는 노동생산성 보조수단으로 사용된다. 한편 EVA란 법인세와 자본투자비용을 미리 공제한 것인바, 성과급 상한 20%를 뺀 나머지 즉 세후 기업이익의 80%가 배당되거나 분할되어서 다시 2차 재투자비용으로 편입되는 중복의 문제가 발생한다. 당연히 노동생산성을 자극할 유인의 소실, 성과급이 책정되는 취지가 무색해진다. 이런 면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요구란 노동에 대한 성과 본연의 취지를 되살리는 원칙으로 틀리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자본투자비용의 산정은 차기 기업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배당의 희생과 재투자비용의 공격적 설정도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그 희생 근거와 소득 보전에 대한 설계없이 노동생산성을 자극할 수 없다. 삼성전자 파업은 귀족노조의 배부른 태업 수준이 아니다. 노동자 보수인 임금 몫 특히 노동생산성 향상이 필요한 기업경쟁력 제고의 기준을 정비하는 일이다. 대기업단계에서부터 이에 일획을 긋지 못하면 일개 단위 기업은 물론 연계 기업, 나아가 사회 전체적으로 다음 단계 노동생산성과 국가경쟁력까지 영향받는 중요한 갈림길이라고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 기준 정비에 따른 임금과 배당의 상생 효과

삼성전자 주식 총가치 1500조 원은 국가예산의 2배, 1일 주식가치 6.45%(약 100조 원. 5월 6일 기준) 상승, 주주수익율은 차고 넘치게 충족되었다. 한편 45조 원 성과급 요구란 13만 삼성전자 노동자 1인당 약 6억 원 가치로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며 심지어 명목상 주주수익률을 넘어선다. 가령 삼성전자 1년 주식가치 상승분(1200조 원)을 주주 수(400만 명)로 나누면 1인당 약 3억 원, 삼성전자 노동자는 주주 1인보다 명목상 약 2배가량 높은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50% 연봉상한에 1인당 평균 약 8천만 원(+ TAI 기본급 100% 포함), 협상 후 예상 조정액까지 포함하면 1인당 약 1억 원, 실제 성과 예상치는 1/6로 축소된다. 이쯤 되면 삼성전자 노조의 성과급 연봉(OPI) 상한 철회 요구(하이닉스 기본급 1000% 상한 철폐)도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주가 1년 추이

물론 평균 3억 원 주주수익가치 추정은 평균치 왜곡이라는 착시가 있다. 삼성전자 총주식가치 비중은 블랙록 등 외국인 대주주 지분 50%, 삼성 일가 대주주 지분 4%와 삼성생명 및 삼성물산 상호출자 포함 삼성계열 총출자지분 20%, 국민연금 8.7%, 대주주 지분 총합 80% 이상으로 구성된다. 즉 일반 소액주주는 약 20% 지분이며, 이중 1천만 원 이하 초소액주주 380여 만 명, 총 주주 중 약 90% 규모다. 2025년 분기별 주당 배당금은 370원(일반), 100주 소유시(1천만 원 가정) 용돈 수준인 3만 7천 원 배당금, 2026년 평균 2배 불장(연초 주가지수 4000, 5월초 7500)을 가정해도 소액주주 1인당 주식 총수익가치 증가분은 1천만 원(100주, 100% 수익 가정)에 불과하다. 평균이자율 대비 막대한 수익률이지만 총금액 규모가 문제, 소액주주 이익이란 소문만큼 먹을 게 없는 수준이다. 즉 영업이익 기준으로 환원시 적어도 원리상으로 노동자와 주주 모두 상생, 수익증가가 발생한다.

삼전 노사가 고려해야 할 주식시장과 세계경제의 불가예측성

삼성전자의 세계적 생산성은 전 사회적 산물이라는 점을 기억했으면 한다. 삼성전자를 위한 각계의 노력과 정부 지원, 국제정세의 유리한 측면과 국민 성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전자는 성립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 1위 애플도 한국시장에서는 20%대의 소수 점유율에 불과한 이유, 한국차 국내시장 점유율이 80%인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전 사회적 기여도가 함께 제출되지 않으면 사내이익에 집착하는 이익집단 수준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둘째 삼성전자 고성장은 영원할 수 없음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겁주는 게 아니다. 반도체 대성황기의 도래, AI 대세론에 입각한 메모리 HBM과 고성능 반도체 활황이란 하루살이 운명일 수도 있음을 이란전쟁 한참 시점 수차례 서킷브레이커 폭락장이 증명했음을 기억해야 한다.

셋째 세계 최대 금융자본인 미국 블랙록의 삼성전자 지분이 5%대로 증가 추세라는 점도 못내 찜찜하다. 블랙록의 총자산가치는 삼성전자 1조 달러의 수십배다. 외국인이 돌아온 이면에는 불안한 고유가와 고금리, 높은 미국채 수익율(가격하락)이 있다. 요즈음의 이란전쟁 소문에 좌우되는 주가 폭등락현상이란, 불안한 유가에 대한 과도한 기대치로 인한 투기장 개장을 의미한다. 최근 주목할 만한 지표는 주식과 반대 방향의 미국 장기채권가격 폭락현상이다. 채권수익율은 3월 대비 10% 폭등, 5월 현재 10년 전보다 2배 이상 폭등한 4.4%(5월 7일 현재 4.35%)를 기록 중이다. 채권가격 하락은 미국채 투매, 외국인 이탈과 미국채시장 붕괴 가능성을 제고시킨다,

 

원유와 달러가 결합된 이미지는 에너지와 금융이 결합된 세계 질서와 그 균열 가능성을 상징한다.

미국의 고금리 유지란 고물가의 산물이다. 미국의 40조 달러 적자 재정, 과도한 AI 데이터센터 투자부담과 셰일가스 지속적 생산역량 의혹, 중동 유전 미복구 지속과 유류비축량 한계도달 시, 배럴당 125달러 이상의 유류가 폭등, 세계대공황(IMF의 심각 시나리오, 물가 5.8% 폭등) 가능성을 경계할 정보가 넘친다. 최근 엔비디아 GPU(H200)의 중국시장 점유율 급감, 딥시크4로 대체 소식은 미국시장 중심의 삼성전자 미래에 불편한 요소이고, 보편관세 10%와 15%(자동차), 철강 관세(50%), AI 연산칩(25%), 무역법 301조(불공정관행)의 위세도 물론 여전하다.

사회적 경제를 향한 노력으로 중대 타협안 만들어야

잘 나가는 기업에 악담으로 도배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지금의 5배 폭등 증시는 역대로 전무후무한 사건이기 때문에 오히려 분명히 더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낙관은 금물이다. 적어도 이란 전쟁 후과로 닥칠 고유가 고물가는 단숨에 해결될 수준이 아니다. 결론은 간단하다. 사회적 지분에 대한 대폭 할당을 중대 타협안으로 제출하여 민심을 얻을 것, 둘째 성과급을 개인보상 수단으로 만족하지 말고 생산성 원리인 노동생산성 고취와 임금체계 혁신과 연계시킬 것, 즉 하이닉스처럼 성과급 중 일정 몫을 개인보상에 대한 주식소유 지분 할당, 나아가 노동자 소유구조 개발, 경영참여 시스템 설계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도의 공동 책임경영에 대한 고민 없이 수십조 원 성과급 요구라는 당장의 실적에만 급급한다면, 설령 성공해도 명분에 실패하는 것이다. 노조원 7만이란 숫자는 이미 평범한 단위조합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이 삼성을 동경하고 그 성과에 관심을 둔다는 것은, 고환율 덕택, 법인세 삭감, 막대한 정부 지원, 국민적 애국소비가 뒷받침하고 있음을 알고, 사회적 책임을 기대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 갓 출범한 노조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한 발은 뗄 수 있어야 한다. 과도한 성과급 요구라는 질투와 불신, 과도한 주주이익, 편파적 자본의 요구를 극복할 대안이란,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으며 사회적 소통이 가능한 경제에 책임을 다 하는 노동조합의 숙련된 정치적 대응으로 진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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