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흐름을 의회에서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유타주 1구의 블레이크 무어 의원이다. 그의 지역구에는 미 공군 3대 군수정비 거점 중 하나인 힐 공군기지의 오그덴 군수정비단과 미 육군 투엘 군수정비창이 있다. 유타주 최대 단일 고용주가 그의 지역구에 있는 셈이다. 그는 2021년 출범한 미 하원 군수기지 의원모임의 공동의장이자 공군 의원모임의 공동의장이기도 하다.
그가 2025년 7월에 발의한 법안이 '전방 항공 군수 거점법(FALCON Act, H.R. 4812)'이다. 발의 당시 법안은 한국과 호주 두 나라에 한정해 미 공군 항공기의 현지 정비 거점을 두는 내용이었다. 이 법안이 2025년 12월 2026 국방수권법 제343조로 통합되는 과정에서 협력국이 호주·캐나다·일본·뉴질랜드·한국·영국 6개국으로 확장됐고, 공군 장관이 추가 협력국을 지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됐다.
흥미로운 점은 미 상원 군사위원회 버전 2026 국방수권법 초안에는 외주화 협력 대상국 명시 조항이 없었다. 한국·호주를 협력국으로 명시한 입법은 전적으로 연방정부 예산을 다루는 하원에서 출발했다. 자국 군수정비창 지역구 의원들이 주도해서 만든 하원 입법이 양원 합의 과정에서 미 의회 전체의 외주화 입법으로 격상된 것이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은 어디로 흐르는가
이 외주화 입법은 한국 측 자금 구조와도 직결된다. 한국이 매년 미국에 내는 방위비 분담금이 권역 지속지원허브 전략에 따라 추가 미군 자산의 정비·수리 자금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분담금 일부가 미군 자산의 정비·수리에 쓰여 온 것은 1991년 분담협정 시작 이래의 오래된 구조다.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분담금은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군사 시설, 탄약이나 정비, 수송 등의 군수 지원'에 투입되어 왔다. 한국 시민사회는 이 사용처가 미군의 역외자산에 쓰이는 것에 대해 오랫동안 문제를 제기해 왔고, 그 노력이 2024년 체결된 12차 분담협정에서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로 명시됐다.
그러나 협정에는 여전히 애매한 부분이 남아 있다. 12차 분담협정은 사용처를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한정했지만, '어떤 자산이 한반도 주둔 자산인가'를 누가 판단하는지는 협정에 적혀 있지 않다. 분담금이 미국 측에 일단 넘어가면 그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하는 권한은 사실상 미국이 쥔다. 외교부가 '제도 개선 성과'로 내세운 항목들도 모두 협의권과 사후 점검권의 강화일 뿐 결정권은 아니다.
권역 지속지원허브의 공식 정의는 '동맹국 영토에 미군 자산을 보내 정비받게 한 후 다시 작전지로 돌려보내는 권역 단위 정비 거점'이다. 정의 자체가 한반도 밖에 모항을 둔 미군 자산이 한반도에 들어와 정비받는 흐름을 전제로 한다. 그 자산이 한반도에 잠시 와 있을 동안에 그것을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분류할지 '역외 자산'으로 분류할지가 협정 집행의 갈림길이 된다.
역외 미군 자산이 한국에 들어와 정비 받을 때 그 자산을 '한반도에 위치한다'는 이유로 한반도 주둔 자산으로 분류하면 한국 분담금 군수 지원이 그 정비에 사용되는 통로가 열린다. 시민사회가 어렵게 얻어낸 '역외자산 정비 지원 폐지'가 이 통로로 비켜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한반도 밖 미군 장비까지 우리 국민의 세금으로 정비해 미군에게 되돌려 주는 구조다.
이 위험을 한층 구체화하는 흐름이 전방 항공 군수 거점법(FALCON)의 입법 구조다. 한국에 들어설 거점에서 정비 받게 될 미 공군 항공기는 한반도 주둔 자산만이 아니다. 일본·괌·필리핀 등 인도-태평양 전역에 흩어진 미 공군 자산도 그 정비 흐름에 들어올 가능성이 크다. 거점이 어디에 있든, 거점에 들어오는 자산이 한반도 주둔 자산이냐 역외 자산이냐가 그 정비 비용을 한국 분담금에서 댈지 미 의회 예산에서 댈지를 결정한다.
따라서 자금 출처와 자산 분류의 이원화가 명문화되어야 한다. 한미 양국이 2023년 11월 55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이래 지속해 온 권역 지속지원허브 협상이 그 자리다. 이 분리는 단순히 국민의 세금 보호에만 그치지 않는다. 권역 지속지원허브에서 한국 기업은 거의 예외 없이 주 계약자인 미국 군수업체의 하청 위치에서 일하게 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이 그 하청 구조의 자금원이 되면 한국 시민의 세금이 한국 기업의 하청 종속을 굳히는 자금으로 쓰이는 셈이 된다.
사정할 쪽은 미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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