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2026년을 생각한다
아르헨티나는 비델라를 종신형에 처했다. 칠레는 피노체트를 국제체포영장으로 런던에서 붙잡았다. 스페인은 프랑코(Francisco Franco, 1892~1975) 총통 사후 40년이 지나 그의 유해를 국가묘역에서 파냈다. 이 나라들이 완벽한 정의를 실현했다는 뜻이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독재자를 2년 만에 사면해 골프장으로 보내지는 않았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1960~ )이 비상계엄을 선포했을 때, 나는 영국에서 생중계로 지켜 보았다. 계엄군이 국회를 향해 움직이던 그 밤, 나는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떠올렸다. 전두환이 2021년 11월 23일 사망할 때까지 광주 피해자들에게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금 한국 사회에서 반복되는 반헌법의 문법과 무관하지 않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반드시 다른 옷을 입고 돌아온다.
『반헌법행위자열전』은 전두환을 "12·12 군사반란 및 5·17 내란 수괴이자 광주학살 원흉"으로 기록했다. 대법원이 확정한 표현이다. 그런데 그 수괴는 사면됐고, 추징금을 내지 않았고, 사과하지 않았고, 자연사했다.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그 법정의 방청석에 앉은 우리가 이 기록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유일한 심판이다.
참고문헌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2026, 『반헌법행위자열전 1-4』,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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