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노관규 순천시장 '윤석열 당선 바란다' 대선 당일 녹취

이재명 총괄특보단 정무기획단장 시절 사석 발언…노 후보는 "무소속 때 한 말" 해명

이재명 캠프 정무기획단장 시절 "정권 딱 넘어가 버렸으면"

노 후보 "2021년 무소속 발언" 해명…녹취 단서는 2022년 대선 당일 가리켜

사업가와 금고 연 정황 첫 공개…7억8000만원 아파트 자금 출처도 의문

2026-05-25 06:31:21

 

무소속 노관규 순천시장이 2022년 대선 당일 사업가와 만나 윤석열 당시 후보의 당선을 바라는 발언을 한 녹취가 공개됐다. 노 시장은 이때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 정무기획단장이었다. 겉으로는 이재명 후보를 돕고 속으로는 정권교체를 바란 표리부동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권이 딱 넘어가 버렸으면"

녹취에서 노 시장은 사업가에게 이렇게 말한다. "윤석열이가 오늘 돼가지고 정권이 딱 넘어가 버렸으면 좋겠는데." 이어 "김종인이가 이제 상왕 노릇을 할 것이여"라며 윤석열 캠프 사정까지 입에 올린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선 낙선과 분당을 바라는 듯 "당이 딱 쪼개져 버렸으면"이라고 했다.

▲ 노관규 시장과 사업가 주모씨와의 대화 녹취 파일.

노 시장은 이 발언이 무소속이던 2021년의 것이라고 해명한다. 23일 순천시장 후보 토론회에서도 "그때는 저는 서울에 있었습니다"라며 "왜 이재명을 욕하고 윤석열을 응원합니까"라고 반박했다. "날짜를 확인 한번 해 보십시오"라고도 했다.

본인이 말한 "특보단장 하고 그랬잖아요"

해명의 진위는 녹취 곳곳의 단서로 가려진다. 노 시장은 "오늘"이라는 말을 거듭 썼다. 대선 결과를 당일 기다리는 정황이다. 윤석열 캠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등장한다. 김 위원장 선임이 공표된 때는 2021년 11월이다. 적어도 그 이후 대화라는 뜻이다.

결정적 단서는 노 시장 입에서 나온다. 녹취에서 그는 "이재명 선대위를 앞전에는 우리가 특보단장 하고 그랬잖아요"라고 말한다. 노 시장이 이재명 총괄특보단 정무기획단장을 맡은 시점은 2022년 2월이다. 본인이 특보단장이었다고 말한 대화가 2021년일 수 없다.

땅을 두고 나눈 대화에도 시점이 박혀 있다. 사업가가 땅 매입 시기를 1998년이라 하자 노 시장은 "25년 됐네"라고 맞장구쳤다. 1998년에서 25년이면 2022년이다. 2021년이라면 24년에 그친다.

백현동도 나온다. 노 시장은 "대장동만이 아니여. 그 옆에 백현동 것이 더 많아"라며 옹벽 높이까지 짚었다. 백현동 의혹이 언론에 처음 나온 때는 2021년 10월이다. 검찰이 대장동에 화력을 쏟던 시기에 노 시장은 백현동을 시한폭탄이라 불렀다. 검사 출신인 그가 정치검사들과 교류하며 수사 방향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온다.

금고 열고 차에 실은 '무엇'

이번에 처음 공개된 녹취 앞부분에는 검은 거래를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담겼다.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사업가가 사들인 땅을 둘러본다. 노 시장은 "골프장은 본전 뽑고 조금 이득 남을 때까지만 하시고 땅 가치를 올려 갖고" 아파트를 지으라고 권한다. 공직자가 땅 투기 수법을 일러주는 셈이다.

이어 두 사람은 자리를 옮긴다. 다이얼을 돌려 금고를 여는 소리가 또렷이 들린다. 잠시 뒤 발자국 소리와 함께 차 문을 여닫는 소리가 이어진다. 무언가를 차에 싣는 정황이다. 대화 끝머리에 사업가가 "찝찝하다"며 그것을 차에 실어놓고 와야겠다고 한다. 금고에서 꺼낸 무언가를 차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출처 모를 7억과 어긋나는 시점

노 시장의 재산에서도 의문이 나온다. 2024년 공개된 재산신고를 보면 2023년 7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새로 샀다. 자금은 사인간 채무 7억원으로 잡혀 있다. 정작 예금은 3억4000만원에서 4억3000만원으로 늘었다. 제 돈으로 산 집이 아니라는 뜻이다.

노 시장은 95세 아버지에게 빌린 돈이라고 해명했다. 아버지가 살던 집을 둘째 아들에게 물려주면서 전세보증금 가운데 7억원을 자신에게 빌려줬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시점이 맞지 않는다. 아버지가 손주에게 집을 넘긴 때는 2024년이다. 종로구 부암동 단독주택 17억원이 그해 둘째 아들 재산으로 새로 잡혔다. 반면 노 시장이 7억원 채무를 진 때는 2023년이다. 보증금을 빌렸다면 증여와 같은 시점이어야 하는데 1년이 빈다. 게다가 둘째 아들은 9억9000만원 임대보증금을 떠안고도 아버지나 노 시장에 대한 채권은 신고하지 않았다.

녹취 속 사업가의 행적도 의혹을 키운다. 이 사업가는 한 지인에게 노 시장에게 건넨 돈이 7억이 아니라 8억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8억원은 아파트값 7억8000만원과 가깝다. 지역에서는 사업가나 캠프의 한 재력가 참모가 사실상 조건 없이 돈을 댄 것 아니냐는 의심이 돈다. 노 시장 캠프는 "터무니없는 의혹"이라고 일축했다.

취재진은 사업가 주모씨와 통화를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집 전화를 받은 배우자는 모른다고만 했다. 노 시장은 토론회에서 대선 당일 발언 자체를 부인했다. 녹취 원본이 나오면 발언 시점은 분명해진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