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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폐쇄에 표현의 자유? 반쪽짜리 논쟁... 제재사례 안 남기면 반복"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 ⓒ 본인 제공

"많은 전문가의 분석은 반쪽짜리다."

황희두 노무현재단 이사는 지난 24일 이재명 대통령의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폐쇄 검토' 발표를 두고 "굉장히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표현의 자유' 차원에서 이뤄지는 논쟁은 "반쪽짜리"라고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 군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을 조롱·혐오하며 사이버 심리전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는 심지어 세월호 참사 유족을 주적으로 삼고 여론전을 물론 불법 사찰까지 자행했다. 많은 전문가가 이러한 맥락을 제거하고 지금의 혐오 문제를 자연발생적 여론이자 청년·청소년들의 심리 때문인 것처럼 설명하는데 이는 반쪽짜리 분석이다.

물결을 인위적으로 트는 동시에 군사작전하듯 공론장을 점령하는 행위 때문에 혐오가 놀이가 된 지금의 온라인 생태계가 시작됐는데 이를 빼놓고 이야기해선 안 된다. 그리고 이건 아무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문화적 분위기를 만든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 여인형의 방첩사도 TF를 만들어 온라인 생태계를 본인들 목적에 맞게 점령하려 들지 않았나. 눈에 보이는 내란처럼 직관적이지 않아 그 심각성이 국민 일반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단순한 표현의 자유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

프로게이머 출신의 황 이사는 온라인 공론장 관련 전문가로 이를 분석한 <사이버 내란(댓글 전쟁)>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는 "보통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눠서 보는 분들이 많은데 궁극적으로 온·오프라인은 연결돼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서거일에 일베 무리가 봉하마을에 온 것과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동이 벌어진 것,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동원 논란을 보면 온·오프라인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법망을 우회해 사회를 더럽히는 것을 학습한다. 익명 뒤에 숨은 이들에게 대응하려면 강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한데 일반인은 그렇게 대응할 수 없다"라며 "그들은 이를 또 학습했고 만만한 상대를 찾아 공격하며 시시덕거리는 것을 이어가고 있다. 법과 제도를 손보지 않고 제대로 된 제재·처벌 사례를 남기지 않으면 이는 반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일베처럼 조롱과 모욕으로 사회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데 대해 표현의 자유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며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과 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하는 사이트 폐쇄, 징벌배상, 과징금 등 필요조치를 허용하는 것에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국무회의에서도 지시하겠다"라고 밝혔다.

황 이사와 25일 진행한 전화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정치인들 문제의식, 10년 전에 머물러"

이재명 대통령 부부, 권양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7주기 추도식에 입장하고 있다. 2026.5.23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 이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기존 정치인들의 문제의식이 '표현의 자유'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비슷한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국민주권과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인식의 전환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물론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쟁도 필요하지만 이건 10년 전 즈음에 머물러 있는 논쟁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득세하고 있고, AI와 정보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 대통령이 '국민주권'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가.

"인지주권이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인지주권 문제의 핵심이다. 인지전을 예로 들면, 최근의 전쟁은 육해공, 사이버, 우주에 이어 인간의 뇌에서까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랬고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인간의 인지, 판단,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 온라인상에서 엄청나게 발휘됐다.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국민의 생각과 그로 인한 국가의 의사결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판단할 능력과 권리, 즉 인지주권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 이 대통령은 일베 폐쇄 검토를 이야기하면서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표현의 자유 문제와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저도 표현의 자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남을 해치고, 혐오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못지않게 그에 따른 책임 또한 중요하다. '책임지는 자유'의 경우 그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 표현의 자유가 그동안 어떻게 이용됐다고 생각하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2018년 일베 폐쇄에 반대하며 '인터넷 장악 시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의원을 비롯해 이러한 주장을 내놓는 정치인들도 본인 마음에 안 드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이를 고소한다. 많은 이들이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본인이 불편한 상황에 처하면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처럼 표현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쓰는 이들이 많다. 최근 래퍼 리치이기(본명 이민서)의 공연에 함께 이름을 올린 팔로알토(본명 전상현)가 결국 사과했다. (평소 표현의 자유를 자주 이야기해 왔던 팔로알토의) 이러한 사과 글에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남겼다.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린 뒤 그에 따르는 책임을 묻는 건데 그것을 왜 검열이라고 하냐' 등의 내용이었다. 제 의견과 같다."

- 일베 폐쇄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는 의견도 있다.

"작정하고 대응하면 과거 소라넷(불법촬영물 등 성범죄 영상 지속적 게시)처럼 폐쇄의 근거는 이미 있다고 본다. 일베에도 그동안 반인륜적, 반사회적 범죄가 누적돼왔다. 하지만 플랫폼은 물론 개인 또한 제대로 제재받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고, 플랫폼은 그러한 개인의 행태를 방치 내지는 조장했다. 그러한 게시물로 인해 트래픽이 올라가고 그것이 수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제재돼야 한다는 사례가 필요하다."

- 일베와 같은 극우·혐오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들이 자연스레 도태되도록 사회적·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베 폐쇄로 그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러한 우려에 저도 동의한다. 일베 폐쇄를 명분으로 '검열에 맞선 표현의 자유 대변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꽤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다만 사회적 지탄만으로 해결하기에 지금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알고리즘은 갈수록 마이크로 타깃팅(Micro-targeting)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다 해도 이미 혐오는 퍼져 있고, 그 사람은 지탄받으면 받을수록 특정 그룹의 영웅이 되며, 그것이 결국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이 구조를 모두가 학습한다."

"AI 그루밍 심각, 제재 없으면 AI가 면죄부 될 것"

조수진 변호사(노무현재단 이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날 촬영된 사진이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조 변호사는"오늘 연인원 50명 정도의 일베로 추정되는 청년들이 봉하마을 기념관에 들어와 곳곳에서 일베 티셔츠를 입은 채 상징 손가락 표시를 하며 사진을 찍었다"라며 "이게 놀이인가? 아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제발 혐오 표현 처벌하는 법 좀 만들면 안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 조수진 페이스북

- 혐오 표현과 관련해 소송도 진행해 본 입장에서 현재의 법과 제도는 어떤가.

"우선 경찰, 검찰, 법원이 온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낮다. 그 관문을 하나, 하나 넘는 게 정말 힘들다. 악의적 의도와 특유의 문화 코드가 결합한 문제이기 때문에 무관심한 기성세대의 시선과 그 격차가 너무 벌어져 있다. 결국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으니 어렵사리 재판에 가도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앞서 질문처럼 '이건 부끄럽고 쪽팔린 짓'이라는 사회적·문화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다. 래퍼 리치이기와 그를 옹호했던 래퍼 김감전(본명 김상민)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제재와 처벌에 대한 논의도 업데이트하자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AI 그루밍' 문제가 심각하다. 초중고 강연을 다니며 만난 교사분들이 아무리 학생에게 설명해도 'AI가 그러던데요'라고 답하면 할 말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이 AI가 진리는 아니라고 인지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를 맹신한다. 결국 명확히 처벌하거나 플랫폼에 책임을 묻는 사례가 없다면 잘못된 정보를 인지·유통하더라도 AI가 면죄부처럼 작동하는 상황에 이를 것이다."

- 온라인 공론장의 파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는데, 그동안 이에 대한 논의가 부족했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나.

"그렇다. 저는 그동안 이명박 정부가 뿌리라는 이야기를 계속해 왔다. 이명박 정부는 국정원, 군 정보기관 등을 동원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이들을 조롱·혐오하며 사이버 심리전을 벌였다. 박근혜 정부는 심지어 세월호 참사 유족을 주적으로 삼고 여론전을 물론 불법 사찰까지 자행했다. 많은 전문가가 이러한 맥락을 제거하고 지금의 혐오 문제를 자연발생적 여론이자 청년·청소년들의 심리 때문인 것처럼 설명하는데 이는 반쪽짜리 분석이다.

물결을 인위적으로 트는 동시에 군사작전하듯 공론장을 점령하는 행위 때문에 혐오가 놀이가 된 지금의 온라인 생태계가 시작됐는데 이를 빼놓고 이야기해선 안 된다. 그리고 이건 아무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문화적 분위기를 만든다고 해도 막을 수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 여인형의 방첩사도 TF를 만들어 온라인 생태계를 본인들 목적에 맞게 점령하려 들지 않았나. 눈에 보이는 내란처럼 직관적이지 않아 그 심각성이 국민 일반에 잘 전달되지 않는 것 같다. 단순한 표현의 자유 문제로 접근해선 안 된다."

- 온라인 공론장의 문제는 비단 온라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오프라인의 문제로 이어진다는 점 또한 큰 문제다.

"보통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나눠서 보는 분들이 많은데 궁극적으로 온·오프라인은 연결돼 있다. 일베를 예로 들어보면, 단순히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오·조롱 문제에 그치지 않고 5·18민주화운동 같은 국가폭력 피해자나 대형참사의 유가족, 사회적 소수자·약자에 대한 공격으로 연결되며 그것이 오프라인으로 이어진다. 노 전 대통령 서거일에 일베 무리가 봉하마을에 온 것과 서울서부지법에서 폭동이 벌어진 것,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동원 논란을 보면 온·오프라인이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문제의식을 가진 시민보다 훨씬 더 집요하고 법망을 우회해 사회를 더럽히는 것을 학습한다. 앞서 말했듯 개인이 이러한 움직임에 대응하기 쉽지 않다. 뻑가가 공격한 과즙세연, 탈덕수용소가 공격한 장원영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익명 뒤에 숨은 이들에게 대응하려면 강하게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는 돈이 필요하다. 일반인은 그렇게 대응할 수 없다. 그들은 이를 또 학습했고 만만한 상대를 찾아 공격하며 히히덕거리는 것을 이어가고 있다. 법과 제도를 손보지 않고 제대로 된 제재·처벌 사례를 남기지 않으면 이는 반복될 것이다."

#일베#폐쇄#이재명#대통령#황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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