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기존 정치인들의 문제의식이 '표현의 자유'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 대통령은 취임 후 비슷한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국민주권과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 그런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다른 정치인들도 인식의 전환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물론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논쟁도 필요하지만 이건 10년 전 즈음에 머물러 있는 논쟁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극우 세력이 득세하고 있고, AI와 정보를 유통하는 플랫폼의 문제까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 이 대통령이 '국민주권' 문제를 이야기해 왔다고 했는데, 이게 어떤 의미인가.
"인지주권이다. 우리는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이 착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 인지주권 문제의 핵심이다. 인지전을 예로 들면, 최근의 전쟁은 육해공, 사이버, 우주에 이어 인간의 뇌에서까지 진행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랬고 미국·이란 전쟁에서도 인간의 인지, 판단,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술이 온라인상에서 엄청나게 발휘됐다. 전쟁에서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국민의 생각과 그로 인한 국가의 의사결정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판단할 능력과 권리, 즉 인지주권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 이 대통령은 일베 폐쇄 검토를 이야기하면서 "표현의 자유로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과 처벌을 포함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병존한다"고 말했다. 어쨌든 표현의 자유 문제와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보인다.
"저도 표현의 자유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이 남을 해치고, 혐오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자유를 의미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 못지않게 그에 따른 책임 또한 중요하다. '책임지는 자유'의 경우 그 중요성에 비해 그동안 거의 논의되지 않았다."
- 표현의 자유가 그동안 어떻게 이용됐다고 생각하나.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경우 2018년 일베 폐쇄에 반대하며 '인터넷 장악 시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 의원을 비롯해 이러한 주장을 내놓는 정치인들도 본인 마음에 안 드는 글이 인터넷에 올라오면 이를 고소한다. 많은 이들이 표현의 자유를 이야기하면서도 막상 본인이 불편한 상황에 처하면 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처럼 표현의 자유를 선택적으로 쓰는 이들이 많다. 최근 래퍼 리치이기(본명 이민서)의 공연에 함께 이름을 올린 팔로알토(본명 전상현)가 결국 사과했다. (평소 표현의 자유를 자주 이야기해 왔던 팔로알토의) 이러한 사과 글에 많은 네티즌이 댓글을 남겼다.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린 뒤 그에 따르는 책임을 묻는 건데 그것을 왜 검열이라고 하냐' 등의 내용이었다. 제 의견과 같다."
- 일베 폐쇄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묻는 의견도 있다.
"작정하고 대응하면 과거 소라넷(불법촬영물 등 성범죄 영상 지속적 게시)처럼 폐쇄의 근거는 이미 있다고 본다. 일베에도 그동안 반인륜적, 반사회적 범죄가 누적돼왔다. 하지만 플랫폼은 물론 개인 또한 제대로 제재받지 않는 상황이 계속됐고, 플랫폼은 그러한 개인의 행태를 방치 내지는 조장했다. 그러한 게시물로 인해 트래픽이 올라가고 그것이 수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플랫폼은 제재돼야 한다는 사례가 필요하다."
- 일베와 같은 극우·혐오 집단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들이 자연스레 도태되도록 사회적·문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베 폐쇄로 그러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그러한 우려에 저도 동의한다. 일베 폐쇄를 명분으로 '검열에 맞선 표현의 자유 대변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꽤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다만 사회적 지탄만으로 해결하기에 지금 상황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알고리즘은 갈수록 마이크로 타깃팅(Micro-targeting)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으로 지탄받는다 해도 이미 혐오는 퍼져 있고, 그 사람은 지탄받으면 받을수록 특정 그룹의 영웅이 되며, 그것이 결국 수익으로 이어진다. 그러면서 이 구조를 모두가 학습한다."
"AI 그루밍 심각, 제재 없으면 AI가 면죄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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