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시청 동편 도로에서 거행된 3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에서 유가족들이 참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스스로 빛이 되어 이 땅 위에 꿈 하나 찍어 놓은 이들이 제단을 가득 채우고 내려다보고 있다.

35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위원회가 주최하고 전국민중행동과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추모연대)가 주관한 '35회 민족민주열사· 범국민추모제'가 거행된 13일 오후 서울시청 동편도로 앞 제단.

한줄에 85분의 영정을 세워놓은 8단의 제단에는 노동하는 민중이 주인되고 해방되는 민주주의를, 자주적이며 통일된 세상을 꿈꾸던 680여 위의 영정이 모셔졌고, 지난해 유명을 달리한 조성우(1.18), 김용섭(3.16), 권오헌(4.25), 김태식(5.16), 이천재(6.9), 이장욱(7.21), 임승헌(8.6), 박순자(11.4), 노수희(11.6), 이형진(11.23), 황현승(12.15) 선생을 비롯한 29위의 영령이 새로 안치됐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1945년 8월 15일 이후 4.19혁명을 지나 5.18민중항쟁, 87년 6월항쟁, 그리고 2016~2017년 국장농단세력을 몰아낸 촛불혁명과 2024~2025년 내란청산과 사회대개혁을 요구하는 빛의혁명으로 계승되는 80여 년의 세월 동안 참으로 많은 이들이 하나뿐인 목숨을 이 거룩한 제단에 아낌없이 바쳤다.

그뿐이랴. 외세를 배격하고 부패한 봉건왕조를 개혁하여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 1894년 동학농민항쟁으로부터 3.1운동과 민족해방운동의 역사속에 수 많은 이들이 씨앗을 뿌리듯 온몸을 던져 역사를 전진시켜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낮 1시 송현공원 앞에 모인 참가자들은 가신 이의 영정을 가슴에 들고 광화문사거리와 세종로-서린호-개풍로를 거쳐 범국민추모제가 열리는 시청 동편 도로까지 행진하는 동안 못다 이룬 꿈에 대해 그 이들과 대화하며 왔으리라. 

오후 3시 정각에 열린 범국민추모제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미리 제단에 안치한 영정 앞에서 영령들을 맞이하기 위한 예술의례로 시작했다.

진보대학생넷 권율,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허명진 학생이 힘차게 결의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열사정신계승청년학생실천단'(열정단)을 대표해 진보대학생넷 권율,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허명진 학생이 힘차게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민족민주열사들은 예속과 분단에 맞서 민중이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저항한 분들"이라며, "우리는 열사들의 정신이 미래세대에 계승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유공자법 제정으로 민주열사들은 국가적 예우의 대상이 되고, 열사 정신은 국민적 가치로 거듭나게"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나아가 열사정신 계승을 위해 각 영역에 민주열사 정신을 기억하는 사업을 전개하며, 이들의 사회적 명예회복이 더욱 넓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고난의 시기에 해방을 위해 민중과 함께했던 민족민주 열사들의 끈질긴 투쟁을 다시금 기억하며 제국주의와 수구 보수세력들의 탄압, 민주주의 후퇴에 맞서 다시 투쟁할 것"이라며, "지금의 시대를 맞이할 수 있도록 한 민주열사·희생자들의 투쟁을, 또 열사의 죽음과 희생뒤에 이어진 유가족들의 투쟁과 열사를 기억하는 동지들의 끝없는 투쟁이 있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자"고 당부했다.

△모든 침략전쟁 반대한다! 세계평화 실현하자! △열사정신 계승하여 자주적 주권 수호하자! △12.3내란·외환 청산하고, 사회대개혁 실현하자! △민주유공자법 제정하라! 국가폭력에 의한 열사들의 의문사 진실규명하라! △비정규직 철폐하고 평등세상 실현하자! △노점단속 특별사법경찰 해체하고 노점산ㅇ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하라! △강제철거 중단하고 선대책 후철거 순환식 개발 시행하라!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 실현하자! △농민주권시대 열어가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하고 역사정의 실현하자! △성차별·혐오정치 끝장내고 평등세상 건설하자! △미국 패권위한 한미동맹 해체하고 전쟁 화근 주한미군 철거하자! △내란 토대 반민주 반통일 반인권 악법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오늘 우리가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의미는 반헌법 수구세력과 그 배후 미국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고 사회변혁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12.3내란에 가담한 공안기관 해체, 반민주·반인권·반평화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비롯한 역사정의 수립 △비정규직없는 평등한 노동세상, 차별과 혐오가 사라진 인권광장, 농민과 노점상, 장애인 등 사회적 약사가 존중받는 평등사회 실현 △관세폭탄과 패권유지를 위한 한미동맹 반대, 군사적 대결과 적대를 강제하는 주한미군 몰아내는 투쟁, 분단 극복을 위한 국가보안 폐지 투쟁 등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윤일권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정영이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오영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상임대표는 영상으로 대회사를 보내왔다.

열사들의 뜻을 계승하는 현재의 과제에 대해 양경수 위원장은 극심해지는 불평등, 양극화 문제 해소와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평화를, 윤일권 의장은 식량주권 수호와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 수호, 농민이 정당하게 대우받으며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을 실현을 제시했다.

정영이 회장은 평등과 정의가 살아있는 사회, 누구나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굳건히 연대하고 행동하겠다고, 오영철 대표는 21년전인 2005년 3월 16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활동가였던 이현준 열사를 소환해 장애인의 '완전한 자립생활'과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민주주의'는 장애인 기본권임을 강조했다. 

 '리벰버 1996' 송승연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리벰버 1996' 송승연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996년 김영삼 정권의 대선자금 공개와 등록금 인상 반대 투쟁을 벌이다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희생된 노수석 열사를 비롯한 8명의 열사를 기리는 '리벰버 1996' 송승연 공동대표는 "오늘날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반값등록금' 의제와 '무상교육' 담론은 민주주의를 한반짝 더 진일보시키기 위해 청춘의 삶을 바쳐야 했던 당신들의 눈물과 피땀이 서린 결실"이라며, '장현구, 노수석, 진철원, 권희정, 황혜인, 오영권, 박동학, 김하영' 열사의 이름을 불러냈다.

송 대표는 "우리들이 여전히 부끄러운 것은 아직까지 당신들의 죽음이 민주화 기여도에 저울질당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는 것"이라며, "민주유공자법은 단순한 법조문 한 줄이 아니라 당신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우리의 약속이자, 제대로 기억하고 예우하겠다는 살아남은 자들의 엄중한 책임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민주유공자법을 꼭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억이 행동이 될 때, 비로소 당신들의 뜻이 우리 곁에 살아 숨 쉴 것임을 믿는다"며, "우리의 오늘과 내일속에 당신들의 이름을 영원히 새기겠다"고 말했다.

 김동국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동국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동국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지난 4월 20일 경남 진주 BGF로지스 진주물류센터 앞 화물연대 집회에서 물류센터를 나오던 화물차를 막아서다 숨진 고 서광석 열사를 추모하며 "서광석이 지키고자 했던 안전운임제를 지켜내고,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쟁취하며, 더 이상 노동자가 권리를 요구하다 목숨을 잃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년째 국회앞에서 민주유공자법 제정을 위해 장기 농성을 하고 있는 장남수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 회장은 지난 3월 30일 법사위 통과에 이어 제22대 국회에서 이 법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하자며, 유가족들을 단상에 올라오도록 해 추모제 참가자들에게 인사했다.

민중의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중의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영령맞이 예술의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영령맞이 예술의례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송현공원에서 범국민추모제 대회장인 서울시청 동편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송현공원에서 범국민추모제 대회장인 서울시청 동편으로 이동하는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