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갖고 있던 마지막 보루인 농지마저 뺏기는 건가 하는 공포감이 앞선 거죠."
이재명 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농지전수 조사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오마이뉴스>가 만난 충청남도 지역의 농심(農心)은 전수조사의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농민들의 사정을 헤아리지 못한 세심하지 못한 집행 방식에는 불만이 높았다. 그러면서 상속·임대·고령·한계농지 등 각각 다르게 접근해야 할 농촌의 서로 다른 사정을 정부가 세밀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바탕으로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전국 농지의 소유·이용 실태를 데이터베이스화하기 위해 농지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기본조사(5월 18일~7월 31일)를 마치고 8월부터 연말까지 심층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농업계 일각에서는 반발이 나오는 모양새다.
'정부가 농사를 안 짓는 땅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빼앗으려 한다'는 인식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지난 18일 "진실이 아니다"라며 "정부가 하는 일은 명확한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겠다는 것이자, 농지 상황을 알아보기 위한 기초조사"라고 직접 진화에 나섰다.
<오마이뉴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충남 홍성·예산·청양 농민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들어봤다. 취재 결과 '취지는 공감한다. 관건은 농지마다 다른 사정을 얼마나 정밀하게 가려내느냐'였다.
"필요한 조사"라는 농민들, 그 뒤에 붙은 '그러나'
예산에서 파프리카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호씨(전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는 "총론으로 봐서는 정말 잘하는 일"이라며 "농지전수조사는 꿋꿋하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농지전수조사가 제대로 돼 나중에는 농사짓는 농민들이 비싸지 않은 땅값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게끔해야 한다"라며 "농업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정책의 현실적 집행에 있어서 더 세밀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전 의장은 "전국 지역에서 조사를 하다 보면 실제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면서 세부기준을 정교하게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임선택 전농 충남도연맹 정책위원장은 "(정부가 만든) 데이터를 통해서 이후 농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향후 10년, 20년, 30년의 그림을 그려가자는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당장 누구를 처벌하고 땅값을 후려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논란 이면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진단했다. "불편한 진실은, 농민들이 농업소득만으로는 살 수 없다는 데 있다"는 것. 또한 임 위원장은 "농사 짓는 농민마저도 농지를 자산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낮은 농업소득 때문에 농지 자체가 노후 대비용 자산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내가 갖고 있던 마지막 보루인 농지마저 뺏기는 건가 하는 공포감이 앞섰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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