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9일 18대 대통령 선거 1년을 맞아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 동포 사회까지 박 대통령의 정통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봇물이 터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국정원정치공작대선개입 시국회의는 오는 19일 저녁 7시 서울시청광장에서 '1219 촛불 관권부정선거 1년 민주주의 회복 국민대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대회에는 함세웅 신부의 특별강연과 정봉주 전 의원의 시국 강연회가 계획돼 있어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비판하는 강도 높은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함세웅 신부는 지난 11월 국회에서 있었던 미사에서 "친일 반민족 정신·반민주적 정신을 가진 사람들, 유신 잔재 잔당·독재 졸개들을 타파해주시고 아름다운 선의의 민주주의 공동체를 실현해 달라"고 말한 바 있다. 함 신부의 특별 강연을 예고하는 포스터에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저는 종교가 건물안에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광화문 한복판에 나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적혀 있어 적극적인 사회 참여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국민대회에서는 각계 시국 발언이 예정돼 있다. 천주교, 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도교 등 5대 종단 종교인을 시작으로 청소년 단체, 대학생, 청년단체, 교수, 변호사, 인권, 누리꾼, 여성 등 인사 10여명이 무대에 올라 각 분야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과 시국을 비판할 예정이다.

시국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장대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총체적인 국가 개입으로 선거가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는데 덮고 없는 것처럼 가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국민들이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민주주의 파괴 뿐만 아니라 민생, 복지 공약도 지키지 않고 있어 정부에 저항하는 국민 행동을 예고하는 수순일 것으로 본다.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대통령이 결단을 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전국 촛불 상황도 만만치 않다. 대구 지역 시국회의는 19일 새누리당 대구시당 앞에서 '박근혜 심판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20일 대구백화점 앞에서는 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경남 시국회의는 18일 전 시군 동시다발 1인 시위를 벌인다. 19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포함한 '경남민주선언'을 발표하고 3. 15 묘역에서부터 마산역까지 거리행진을 벌일 예정이다. 19일 밤에는 시군별로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창원에서도 20일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울산의 경우 19일 시국회의 명의로 100곳의 장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21일에는 민주수호 대행진을 벌인다. 전북에서도 18일 시국대회를 연다. 광주에서는 19일 저녁 7시 시청 앞에서 '대선 1년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31일 5년 만에 송년 촛불을 부활해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광주에서 행사를 준비 중인 시민주권행동 정달성 대표는 "시민들이 정부에 대한 불만이 잠복해있는데 군불을 떼면서 언제 터지나 시점을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오는 19일 대선 1년을 맞아 촛불 행사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에 대한 민심이 폭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정원 시국회의 19일 국민대회 포스터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정면으로 내걸고 연일 기도회 등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종교계도 19일을 정점으로 퇴진 요구 목소리를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기독교 단체 30개로 구성된 국정원 선거개입 기독교 공동대책위원회는 25일까지 금식기도회를 연다. 기독교 공대위는 지난 11월말 기자회견을 통해 이미 18대 대선을 국가기관이 개입한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당시 공대위는 "지난 6월부터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를 위한 개혁을 요구했지만 현 집권세력은 자신들과 다르거나 자신들을 비판한다는 이유만으로 대다수 국민을 종북 좌파로 규정하며 척결의 대상으로 삼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4일 저녁 7시 강남역 삼성본관 앞에서는 고 최종범 조합원을 기리는 송탄 전야 예배가 열리고 25일 오후 3시 대한문 앞에서는 성탄절 연합 예배가 개최된다.

예수살기 최헌국 목사(촛불교회)는 "올해는 특별히 시국상황이 심각하고 사회적으로 총체적으로 고난을 받는 이들이 많아 '정의가 이길 때까지'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시국 연합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했다"며 "정부도 우리와 함께 평화를 누리자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있어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 영남권 기독교계는 경남 밀양 현장에서 예배를 드리고 광주에서도 시국기도회 형식으로 연합예배를 드린다. 19일 수원역 앞에서는 경기 수원권 기독교계가 시국 기도회를 열 예정이다.

처음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일부 발언 때문에 종북몰이를 당했던 천주교 전주교구도 시국미사를 준비 중이다. 전주교구 송년홍 신부는 "한국사회에 안녕하냐는 화두가 떠오르고 있는 만큼 나서야 하는 의견이 있는데 성탄이 지나고 박창신 원로신부와 함께 다시 모여 시국미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오는 1월 정의구현사제단 정기총회가 끝나고 구체적인 행동계획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니라를 넘어 해외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퇴진 목소리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사퇴촉구 전 해외동포 촛불시위 참가자'는 18일 미국 메릴랜드를 시작으로 해서 19일 LA, 시카고 20일 베를린, 파리, 뉴욕 21일 런던, 워싱턴, 토론토 22일 필라델피아에서 해외 동포들이 촛불을 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미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면 그 응시자의 시험은 무효이다. 하물며 대통령 선거가 잘못 진행되면 그것은 당연히 무효이다. 이러한 상식이 무너지면 국가의 사회적 기반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