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한려해상까지 덮친 기름띠 해경 "16만4천 리터 유출"

[현장] 유조선, 접안 시도하다 항로이탈... "오동도 찾은 관광객 두통 호소"
14.02.03 09:44l최종 업데이트 14.02.03 10:50l
황주찬(yshjc)

 

기사 관련 사진
▲ 오동도 검은 기름과 얇은 유막이 사고 지점에서 약 11킬로미터 떨어진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 인근 바다와 방파제를 파고들었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기사 관련 사진
▲ 폐기물 관계기관들이 합동으로 기름 유출 확산을 막고 있지만 오동도까지 밀려오는 기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3일 오전 10시 6분]

"2일 오전, 기름이 밀려와 오동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머리 아파했습니다. 이날 오후에는 기름이 남해 쪽으로 밀려갔는데, 지금은 많이 없어져 상태가 나아졌습니다."(배용숙, 70, 오동도 '섬사랑유람선' 선장)

한 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와 여수세계박람회장이 기름에 뒤덮였습니다. 지난 1월 31일 발생한 전남 여수 낙포부두 기름 유출 사고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오전, 휴일을 맞아 오동도를 찾은 관광객들은 역한 기름 냄새 때문에 코를 틀어막아야 했습니다.

검은 기름과 얇은 유막이 사고 지점에서 약 11km 떨어진 한려해상국립공원 오동도 인근 바다와 방파제에 파고들었습니다. 오동도에서 방제작업 중이었던 곽혜경(44, 여수지방해양항만청)씨는 "오늘(2일) 하루 기름 유출을 막기 위해 수거한 폐기물이 800kg"이라며 "오전부터 항만청 직언 30명이 작업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습니다.

2 일 현재, 방제작업은 사흘째를 맞았습니다. 관계기관들이 힘을 모아 기름 유출 확산을 막고 있지만, 오동도까지 밀려오는 기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습니다.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수해경은 정확한 기름 유출량과 피해 규모 그리고 유출물질이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때문에 '사고 직후 업체가 유출한 기름양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배는 '우이산'(WU YI SAN)호로 싱가포르배입니다. 우이산호는 원유를 실어나르는 배인데 무게가 약 16만 톤입니다. 사고 당시 유조선에는 27만8584톤의 원유가 실려 있었습니다.

유조선 우이산호, 접안 시도 시 항로 이탈
 
기사 관련 사진
▲ 충돌 흉물스럽게 찌그러진 배관의 크기는 각각 36인치, 26인치, 18인치입니다. 파손된 배관 3곳에는 원유와 나프타가 들어 있었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기사 관련 사진
▲ 원유 2부두 무게가 약 16만 톤, 싱가포르 국적의 ‘우이산(WU YI SAN)’호가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켰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우 이산호는 지난해 12월 9일 영국 하운도포인트항에서 원유를 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1월 30일 오전 6시 30분쯤 전남 여수시 남면 소리도 동쪽에 정박했다가 다음날인 1월 31일 오전 8시 18분께 여수 앞바다에 있는 대도(제1도선점)에서 도선사 두 명을 태우고 접안선 네 대의 도움을 받아 여수시 낙포각 원유 2부두에 접안을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조선이 정상 항로에서 왼쪽으로 약 30도가량 벗어나 부두로 돌진했습니다. 이때 GS칼텍스 소유의 송유관을 들이받았습니다. 여수해경에 따르면, 사고 직후인 1월 31일 오전 10시 45분께 GS칼텍스 측은 '곧바로 송유관을 잇는 밸브를 잠갔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수해경은 밸브를 잠근 정확한 시간을 두고 수사를 벌일 계획입니다.

파손된 배관 세 곳에는 원유와 나프타가 들어 있었는데, 이 기름이 뒤섞이며 바다로 흘러들었습니다. 찌그러진 배관의 지름은 각각 36인치, 26인치, 18인치입니다. 현재 현장의 방제작업은 여수해경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름 800여 ℓ 흘렀다?... 여수해경 "16만4000리터 유출"
 
기사 관련 사진
▲ 오염 광양만을 포함해 남해까지 기름이 번지고 있습니다. 광양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소 원료부두에서도 얇은 기름띠가 확인 됐고 경남 남해시 남해대교 인근에서도 기름띠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여 수해경은 지난 1일 원유유출 비상상황대책본부를 구성했습니다. 여수 인근 해양경찰서 여덟 곳(울산·부산·통영·창원·완도·목포·군산·제주)에 있는 방제정과 3000톤급 대형경비함정 등 총 40여 척의 경비함정을 추가 투입해 기름 유출 확산을 막고 있습니다.

관계기관의 노력에도 기름 유출 피해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사고 직후 석유업체와 여수시는 송유관에서 흘러나온 기름의 양이 미미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유출된 기름의 양이 드럼통 네 개 분량인 800여 ℓ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여수해경은 3일 오전 10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출된 기름의 양은 약 16만4000리터(820드럼)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문가들에게 유출량 산출을 의뢰해 나온 결과입니다. 여수시와 석유업체가 밝힌 유출량과 여수해경이 발표한 유출량은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편, 유출된 기름(원유)은 조류를 타고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폭 1km, 길이 4km에 이르는 해상까지 퍼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 양만을 포함해 남해까지 기름이 번지고 있습니다. 광양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소 원료부두에서도 얇은 기름띠가 확인됐고, 경남 남해시 남해대교 인근에서도 기름띠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엷은 기름막(유막)은 사고 지점에서 11km가량 떨어진 한려해상 국립공원 오동도 주변까지 확산됐습니다.

"유조선 규정속도 위반... 무리하게 접안 시도하다가 사고 발생"
 
기사 관련 사진
▲ 방제 사고 현장에서 4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신덕마을 인근에 형성된 굵은 기름띠는 3일간의 방제작업으로 대부분 제거됐지만 엷은 기름막이 사고 지점에서 11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한려해상 국립공원 오동도 주변까지 확산됐습니다.
ⓒ 황주찬

관련사진보기


피해 범위가 수십 km 밖까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여수해경은 유조선 선장 김아무개(38)씨와 유조선에 탔던 도선사 그리고 석유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사고원인과 기름 유출량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수사는 유조선 접안 당시 정상 항로를 벗어난 원인에 집중되고 있는데, 여수해경은 3일 중간 수사결과 발표 때 "유조선은 규정속도를 위반해 7노트 속도로 무리하게 접안을 시도했다"고 사고 원인을 밝혔습니다.

또 여수해경은 유조선이 정상 항로를 벗어났을 때를 대비한 '안전사고 지침'이 마련돼 있었는지 파악하고 있으며, 이 지침을 사고 당시 정확히 지켰는지 조사할 예정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