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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조사가 밝혀야 할 세월호 침몰사고의 10가지 의혹

 
진보정치
기사입력: 2014/05/28 [22:56]  최종편집: ⓒ 자주민보
 
 
정치권이 세월호 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에 합의한 가운데, 통합진보당이 이상규 의원실 주최로 ‘국정조사가 밝혀야 할 세월호 침몰사고의 의혹’ 토론회를 28일 개최했다. 전 천안함 민관합동 조사위원인 신상철 위원과 삼성X 파일 보도 관련 MBC 해직 기자인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 다이빙벨 업체인 이종인 알파잠수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고, 객석에는 현재 국회에서 농성중인 세월호 유족들이 다수 자리했다. 
 
신상철 위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미 언론에 보도된, 객관적 근거가 제시된 것들 가운데 국정조사가 반드시 규명해야 할 과제들만을 정리해 발표했다. 또한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사고 이후 현장 취재에 기반해 진상규명이 필요한 의혹들을 발표했다. 신상철 위원과 이상호 기자의 발표를 유사한 주제별로 묶어 10가지로 정리했다.
 
정리= 진보정치 문형구 기자
 

 
1. 왜 항로가 아닌 곳에서 침몰했나?
 
인천-제주 간 카페리 항로는 맹골수로 바깥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왜 맹골수로 안에서 사고가 났는지 조사해야 한다. 사고 지점은 수심이 낮은 곳으로 사고 위험이 크고 원래의 카페리 항로와 시간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항로를 변경한 이유를 규명해야 한다. 
 
2. 선수를 잡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세월호 선수는 사고 당일 주야간 12시간 가량 큰 변화가 없이 수면 위에 떠있었다. 세월호는 위아래가 완전히 뒤집어진 채 선수가 떠 있었기 때문에 에어포켓의 존재가능성이 컸고, 또한 공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방향이 아래쪽이었기 때문에 에어포켓의 유지 및 생존자의 구조 가능성이 컸다. 해경과 해군 등은 선수를 고정시켜야 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선수를 잡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신상철 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서양에서 침몰한 배의 선원들이 에어포켓 안에서 사흘 만에 구조되었고 일주일 정도 더 생존 가능한 에어포켓이 남아있었던 사례를 들며, 세월호의 에어포켓 존재 여부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를 잡아야 하는 것은 해양 관련 전문가들은 다 알고 있다. 저도 사고 다음날 그렇게 말했다. 배가 거꾸로 뒤집어진 상태에서 저 각도가 유지되는 건 선수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선수가 가라앉으면 배가 드러눕게 되어 에어포켓이 옆으로 빠져나가니까 선수를 잡아야 한다. 왜 선수를 안 잡았는가.”
 
신 대표는 “바지선들은 공기로 가득찬 구조물들이다. 이게 선수를 묶어주기만 해도 선수가 가라앉지 않는다. 사고 당일 저녁 현장에 크레인도 도착했다. 역시 잡고만 있으면 되는데 그대로 돌아갔다. 선수 스러스터(Bow Thruster)도 수면 위에 있었다. 어렵지 않게 얼마든지 묶어서 선수를 잡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예인선(Tug Boat)들이 목포항에 굉장히 많았다. 예인선들은 마력 수가 좋아서 실제 항공모함도 끈다. 이것으로 세월호를 수심 낮은 곳으로 끌고 갈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안했다. 3함대에 구축함도 있었고 시속 45노트로 1시간내 도착할 수 있는 고속정들도 있었다. 라이프 보트를 타고 구조했으면 얼마나 많이 구할 수 있었겠나. 이런 군함들은 물살이 센 곳에서 배들끼리 서로 부딪히면서도 전투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다.” 
 
3. 누가 해군참모총장의 통영함 투입을 막았는가?
 
해군참모총장이 통영함 투입을 2번이나 지시했다. 방사청과 대우조선해양, 해군본부가 통영함 출동 합의각서도 썼다. 누가 이것을 막았는가? 지위 상으로는 대통령과 합참의장 외에는 없다. 통영함이 출동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해야 한다. 
 

 
4. 사고 시각은 언제인가? KBS의 7시 20분 구조요청 보도는 정말 없었는가? 
 
KBS가 7시 20분에 세월호 침몰 자막을 내보내는 것을 봤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정부 발표에 의하면 7시 30분 현재 세월호는 침몰하지도 않았는데, 이같은 보도가 나온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고 하는 해당 방송의 영상은 속보가 나가는 자막 부분이 지워져있다. 해당 프로인 ‘굿모닝 대한민국’(2부)는 다시보기에서 통째로 삭제됐다. 식당에서 KBS의 두 앵커가 선박 침몰을 언급하는 것을 들었다는 사람이, 자신이 7시 33분에 신용카드로 계산한 영수증을 공개하기도 했다. 
 

 
5. 사라진 1시간 30분간 무슨 일이 있었나?
 
인천-제주간 운항시간 대로라면 세월호는 당일 10시 30분에 도착해야 했다. 그러나 세월호는 선내방송과 화주들에게 발송한 문자에서 도착시간을 12시경이라고 알렸다. 이 1시간 30분 동안 세월호는 어디에 멈춰 있었는가? 정부는 제주 VTS와의 교신 내용을 전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교신 내용을 ‘편집’ 해서 발표했다. 교신 내용의 36곳, 총 2분 30초가 사라져있다. 
 
6. 세월호 바닥에 충돌이 있었는가? 충돌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JTBC가 세월호의 기존 공개된 사진과 영상을 분석해 선박의 바닥에 움푹 패인 자국을 보도했다. 전날 밤 군산 인근에서 배가 왼쪽으로 15도 기울었다는 구조자의 증언이 있었고, 같은 시각 무언가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거나, 부딪히는 느낌과 바닥의 캔맥주가 넘어졌다는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와 정부 발표만을 받아쓰기 하는 언론은 ‘급선회’에 의한 전복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미 언론에 공개된 바닥의 움푹 패인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선체에 대한 증거보전 가처분 신청을 꼭 해야 한다. 
 
신상철 대표의 발표 이외에도, 일부에선 사고당일 국립해양조사원 항행경보를 근거로 세월호 사고를 전후해 최소 10여 곳에서 해상 사격 훈련이 진행됐고, 이것이 세월호 사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군과 검찰은 잠수함 충돌설을 제기한 50대 자영업자를 구속하는 구속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7. 선수가 가라앉은 전날 야간에 무슨 작업을 했는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는 것과 같이 세월호 선수는 12시간 가량 큰 변동 없이 수면 위에 떠 있었다. 그러나 야간에 한 무리의 인원들이 보트를 타고 선수에 접근해 라이트를 켜고 오랜시간 작업을 하는 장면이 노출됐다. 그 다음날 선수가 빠른 속도로 잠기기 시작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 
 
신상철 대표는 “이 문제제기에 대해 정부나 해경당국은 공기 주입 등 선수를 잡아두기 위해서였다는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는 앞서 선수를 잡는 간단한 방법들이 있었듯이 설득력도 실효도 없다”며 “선수를 잡기는커녕, 그와 상관없는 작업을 했던 그 무리들은 누구이며, 무슨 일을 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8. 이준석 선장만 구조한 뒤 하루동안 이 씨와 무슨 얘기를 나눴나? CCTV는 누가 지웠나? 
 
사고 후 이틀간 공식발표는 거짓이었고 실제 구조작업을 거의 안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언딘’ 측이 밝혔듯이 언딘은 119구조대(구조)가 아닌 ‘렉카’(인양)였고, 문제는 구조대가 왔는데 이들을 못 들어가게 막았다는 것이다. 해난구조대(SSU)와 해군특수전전단(UDT)은 왜 투입하지 않았나? 해경은 왜 구조를 하지 않고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나? 이준석 선장만 구조한 뒤 이 씨를 해경 직원 아파트에서 묵게 하고 현관 CCTV의 2시간 분량을 지운 이유는 무엇인가?
 
9. 선박 내에서 내부 폭발이 있었나? 
 
구조자들은 ‘쾅’하는 굉음을 들었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 또한 희생자들의 영상에는 ‘가스가 들어온다’ ‘계란 냄새가 난다’는 대화가 있다. 이는 유황 관련 폭발물에서 나는 독특한 냄새다. 고발뉴스 보도에 의하면 사고 직후 인양과 수사를 총괄했고 곧 구원파로 드러난 해경의 전 정보수사국장 이용욱 씨는 한국화약에서 폭발물을 전공했다. 또한 선장 구출 전 배 중간에서 구조한 일명 ‘오렌지맨’ (오렌지색 작업복, 검은 모자, 흰 마스크)은 승선인 명부에도 없는데, 사고 보름이 지난 아직까지 정체불명의 상태다. 또한 고발뉴스가 취재한 결과 선원들이 ‘가지 말자’고 애걸복걸 했다는 청해진해운 관계자의 증언도 있었다. 
 

 
10.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커넥션 어디까지인가?  
 
구원파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에 대한 수사에 반발하며 유 전 회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인사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여기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성 김 주한미국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포함해 다수의 여야 현역 국회의원과 전·현직 기관장들이 포함돼 있다. 구원파는 청와대를 겨냥해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는 현수막을 내걸고, 이 현수막을 내리라는 검찰의 요청이 담긴 통화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유병언 전 회장의 정-관계 커넥션을 규명해야 한다. 
 
신상철 위원은 발표를 마치며 “가족 분들이 오셨는데, 너무 고통스럽고 힘든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가족분들도 계셨다. 절대 그러시면 안 된다. 이 세월호의 진실을 반드시 밝혀야 하고 두 번 다시 이런 사고가 없어야 한다. 하나하나 모두 밝혀야 한다. 저도 남은 인생 모두를 바쳐서라도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한 신상철 대표는 “세월호를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선체보전 가처분 신청이 급선무”라며 “선체를 보전하지 않으면 진상의 1/10도 규명하기 어렵다. 선체 뿐 아니라 차량 내부 화물도 모두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 벌써 43일째가 되었다. 돌아왔어야 할 희생자와 실종자를 떠올리면 죄스러움과 미안함이 한없이 밀려온다”고 말한 뒤 “그런데 사고시간, 사고원인, 초기대응, 구조작업 등 전 과정에 대한 온갖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기본적인 자료공개조차 거부하고 있다”며 “국정조사는 이번 사고의 모든 의혹들을 낱낱이 밝혀야 한다. 그래야만 책임자 처벌, 치유와 재발방지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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