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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기로 본 박근혜의 속임수와 정치전쟁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4/06/12 09:56
  • 수정일
    2014/06/12 09: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거짓과 속임수에 대항하는 진검승부…이 진검승부의 결과는 7.30재보선
 
임두만 | 2014-06-12 08:44:1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김영삼 정부에서 안기부 2차장을 지내고 이회창을 거쳐 박근혜까지 권력 지근거리에 있었던 이병기 주일대사가 남재준 후임으로 국정원장 후보자로 내정되었다. 이에 야당인 새정치연합은 ‘차떼기 불법자금 배달자’를 국정원장으로 내정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공격했다.

그러자 친박 홍문종은 ‘차떼기 배달자’는 좀 너무하지 않느냐?며 “야권에게 섭섭하다. 인사는 대통령께서 나라를 잘 하시기 위해 하는 것인데 긍정적 측면에서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 나무랜다고 그동안 사사건건 안철수만 물고 늘어진 자신의 발언은 생각하지도 않고 그저 박근혜라면 다 옳단다. 그래서 나는 이병기와 차떼기가 어떤 것인지를 찾아서 포스팅을 한다. 야권이 너무한 것인지 박근혜가 너무한 것인지의 판단은 글을 읽는 사람 몫이다.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은 2003년 8월 말 검찰이 SK 비자금을 수사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검찰은 9개월 동안 진행된 사건 수사를 통해 한나라당 823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밝혀냈다. 이때 ‘차떼기’란 용어가 등장했다. 불법 정치자금 전달방식은 ‘사과상자’를 대신해서 ‘차떼기’, ‘책떼기’라는 신종 불법자금 수수방법이 사용되었던 것인데, 돈의 액수도 엄청나지만 그 수법도 가히 엽기적이었다.

SK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100억 원을 실은 승용차를 한나라당 최돈웅 의원에게 넘겨주었고, (주)LG는 150억을 실은 트럭을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 휴게소로 몰고 가서 이회창 후보의 법률고문이었던 서정우 변호사에게 차를 넘겨주었다. 삼성은 책처럼 포장한 112억 원어치의 무기명채권을 서정우 변호사에게 넘겨주었다.

2004년 5월 19일자 한겨레는 4대 재벌을 위시한 11개 주요 기업이 정치권에 준 불법대선자금과 이에 대한 검찰의 형사처벌 현황을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삼성 370억 원, 엘지 150억 원, 현대차 115억 원, SK 110억 원, 한화 50억 원, 대한항공 25억 원, 롯데 16억 원, 금호 18억 원, 대우건설 16억 원 부영 6억 원, 두산 2억 원 등의 불법 대선자금을 조성, 정치권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중에서 823억 원이 한나라당의 최돈웅, 김영일 의원과 서정우 변호사 등에게 전달되었고. 한나라당은 이를 대선자금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 엄청난 사건을 밝혔으면서도 당시 검찰은 솜방망이 처벌을 했다. 한마디로 처벌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정치인들로는 한나라당의 서청원·신경식·김영일·최돈웅 의원 등이 불법대선자금과 관련한 주역으로서 구속되었으며 노무현 쪽에서는 정대철 이상수 안희정 등이 구속된 정도였다. 그리고 이들 외에 몇몇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이 기소되기도 했다.

당시 대선후보였던 이회창도 불법대선자금 모금 개입 혐의에서 벗어났다. 다만 잔금 은닉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고만 발표되었다. 검찰은 이회창 후보가 2003년 1월 대선자금 중 삼성채권 154억 원이 남았다는 보고를 받고 측근인 서정우 변호사를 시켜 보관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다. 서 변호사는 이 중 138억 원을 보관하다가 검찰 수사가 진행된 2003년 11월 삼성에 돌려줬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이도 기소하지 않았다.

이 사건에 대해 이회창은 2003년 12월 “기업에서 500억 원가량의 불법 대선자금을 썼다”며 “대선 후보이자 최종 책임자였던 제가 처벌받아야 하며, 제가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는 사과성명을 발표했으나 감옥에는 가지 않았다. 당시 검찰은 이회창 후보가 포괄적으로 범죄수익은닉 규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돈을 직접 받거나 보관하지 않아서 가벌성이 약한 점 등을 감안해 불입건 조치했다.

국정원장 후보자로 발표된 이병기는 이 사건 수사의 검찰발표에 등장한다. 당시 이회창 후보의 특보였던 이병기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이인제 의원 쪽 김윤수 공보특보에게 “한나라당에 유리한 역할을 해달라”며 5억원을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이병기를 단순 전달자로 판단해 기소하지 않았다. 이후 이병기는 2004년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했지만, 이런 전력 때문에 탈락한 바 있다. 당시 당을 책임진 사람이 박근혜이며 박근혜는 차떼기를 반성한다고 여의도에 천막을 치고 “한번만 용서해 주십시오”로 선거운동을 했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박세일 서울대 교수를 당의 공천심시위원장으로 하여 차떼기와 관련된 인사들의 공천은 모두 막았다. 이는 자신의 천막당사를 통한 반성 모드, ‘개헌 저지선만 막아주세요’라는 읍소 모드, ‘용서하시고 한번만 더 도와 주세요’라는 구걸 모드…이 3가지 모드로 선거를 치르는데 꼭 필요한 조치였다. 따라서 이병기는 공천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박근혜가 내친 것이다. 박근혜에게 내침을 당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박근혜의 ‘속임수’ 작전이었다. 그렇기에 이병기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부터 ‘박근혜 이너서클’에 속한 멤버로 활동했다. 2007년 당내 경선 캠프에서 선거대책부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대선 때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현 여의도연구원) 고문으로 활용, 자신의 지근거리에서 보좌토록 했다. 그리고 당선된 뒤 잠시 주일대사로 피신시켰다. 권영세를 주중대사로 피신시킨 것과 똑 같은 조치였다. 국민들을 속일 때는 철저하게 숨기고 자신이 필요할 땐 극적으로 활용하는 기가 막힌 속임수다.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세월호 때문에서 지방선거에서 죽기 직전이었다. 그러자 다시 그 특유의 ‘속아주세요’ 모드가 나왔다. 이게 또 성공하여 극적으로 살아 난 박근혜가 다시 본격적 속임수 인재등용을 한 것이다. 속는 국민이 잘못이지만 어떻든 대단한 박근혜다.

따라서 여기서도 이제 야당의 실력을 가늠할 좋은 기회가 제공되었다. 이번 문창극 이병기 등용은 박근혜가 야당과 국민을 ‘무조건 속는 존재’정도로 판단함 때문이므로 속지 않고 걸러낼 실력이 과연 야당에게 있을 것인지를 가늠할 기회라는 말이다.

그래서다. 이번 총리 후보자와 국정원장 후보자는 박근혜와 그 패밀리의 정치생명만 걸린 것이 아니라 현 야당의 지도자인 김한길 안철수 박영선 등의 정치생명도 걸려있다.

이들을 걸러내면 야당 지도부가 살아날 것이고 박근혜 패밀리는 죽는 것이며, 반대로 이들이 용인되면 박근혜와 그 패밀리가 살아나고 야당 지도부는 죽게 될 것이다. 바야흐르 진검승부다. 거짓과 속임수에 대항하는 진검승부…이 진검승부의 결과는 7.30재보선에서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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