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6부정선거’라고 불리는 2011년 10월 디도스 사건에 이어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사건’이 터지자 한나라당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사회생을 시도한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27세 청년 이준석을 비대위원으로 발탁하는 ‘깜짝쇼’를 벌였다.
‘불량상품’ 표로 바꾼 ‘2012년 혁신쇼’
당 컬러와 당명을 바꿨고, 20대 비대위원이 당 중진과 함께 앉아 있는 모습을 방송 메인으로 유도했다. 변화와 혁신이 이뤄지고 있음을 유권자들에게 시각적으로 각인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이게 먹혀들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고, 기세를 몰아 대선 승리까지 거머쥐었다. ‘혁신쇼’가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청년 비대위원 이준석의 역할은 세 가지. 한나라당에 덕지덕지 붙어있던 ‘올드’ 이미지를 20대 얼굴로 씻어내 새 당명에 젊은 이미지를 부여하고, 취약지대인 20~30세대의 관심 유발을 통해 젊은 표심을 자극하면서, 진보 정책까지 무차별 차용한 박근혜 후보의 광폭 행보를 측면 지원하는 것이었다.
‘쇼’는 어디까지나 ‘쇼’였다. 다수당과 집권당 타이틀을 손에 넣은 직후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당선증을 받자마자 거추장스러운 ‘혁신과 변화’의 옷을 벗어던지고 수구와 불통의 옷으로 갈아입었다. 본색을 드러낸 것이다. 유권자들의 소중한 표를 선거용‘거짓 혁신’라는 불량상품과 맞바꾼 것이다.
허울뿐인 직책으로 혁신? 눈속임인가
또 다시 '20대 비대위원'을 불러들였다. 이번엔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장’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등장했다. 이준석 위원장은 자신의 귀환 이유에 대해 “2년 전 당 비대위원으로 활동했을 때 했던 일들이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원상태로 돌아간 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준석 혁신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의 심경과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요약하면 대충 이렇다. 당의 쇄신과 도덕성 복원을 통해 국민의 실망한 마음을 다독이고 당과 박근혜 정부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과의 소통으로 풀어가겠다는 것이다.
2년 전 국민과의 약속이 거반 다 파기됐는데 어떻게 복원하고 쇄신하겠다는 얘긴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 그가 맡았다는 혁신위원회는 2년 전 비대위처럼 당권이 집중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허울뿐인 직책일 터,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납득이 안 된다.

재보선용 ‘혁신쇼’에 불과하고 볼 수밖에 없는 이유
재보선용 표장사일 가능성이 높다. 이 상태로는 선거에서 참패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에 또 다시 눈속임용 ‘혁신쇼’를 기획한 모양이다. 이준석의 ‘혁신위원회’가 쇼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많다.
▲대통령을 강제할 권한이 전혀 없다.
“2년 전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것을 개선하기 위해” 혁신위원장을 맡았다고 말하는 이준석.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다름 아닌 박 대통령이 약속을 깬 장본인이다. 당 대표나 당 중진의 소행이라 해도 그가 상대하기 버거울 텐데 어떻게 대통령을 강제할 수 있겠는가.
▲혁신위원장에게 부여된 권한은 ‘권고’ 뿐이다.
‘이준석 혁신위’는 집행기구가 아니다. 이렇게 하는 게 좋다고 권고하는 게 주된 역할이다. 이 위원장 스스로도 쇄신안을 만들어 당권주자에게 이행 약속을 권고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하고 있다.권고를 무시하거나 일회성으로 치부하는 집행권자를 강제할 수 있는 힘이 없다. ‘혁신위원회’는 실물이 없는 포장지에 불과하는 얘기다.
▲국민을 속인 ‘공범’이다. 혁신 운운할 자격 없다.
박 대통령을 “내가 2년 전 같이 일했던 분 맞나 싶다”고 비난하며 2년 전 약속을 깬 책임 모두를 대통령에게 전가하는 이준석. 영악하지만 비겁하다. 그는 파기된 약속을 만드는데 직접 참여한 사람이다.국민의 눈에는 박근혜와 이준석 모두 ‘약속을 파기한 공범’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혁신위 뒷배는 윤상현? 맞다면 눈속임용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의 권유를 윤상현 사무총장이 받아들여 혁신위가 설치됐다고 알려졌다. 혁신위에 힘을 실어줄 뒷배는 윤 총장이거나 잘하면 이완구 원내대표일 것이다. 2년 전 비대위는 달랐다. 뒷배는 당권 전부를 손에 쥔 박근혜 위원장이었다. 힘없는 혁신위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국민의 눈을 속이는 정도일 것이다.
▲혁신위 구성 보니 혁신과 거리 먼 사람들
정병국·황영철·김용태·강석훈 의원과 조동원 당 홍보기획본부장, 김철균 18대 대선 SNS본부장, 이윤철 항공대 교수, 김대식 연린연구소 대표, 유보현 전업주부, 고준 당 사무처차장, 최기영 LG유플러스 직원 등으로 구성된 혁신위. 당 내부 인사뿐 아리라 유권자들까지 고루 포진돼 있다. 하지만 2년 전 비대위때 혁신과 변화의 목소리를 냈던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이상돈 중앙대 교수 등 중량감있는 ‘쓴소리꾼’들은 죄다 빠져있다. 혁신용이 아니라 ‘선거용’이라는 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이중적 잣대가 혁신인가?
지금 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 2년 전 그때에 비해 퇴보해 있다, 그래서 다시 돌아와 혁신하려 한다, 이게 이준석 위원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추진할 개혁의 목표를 “박 대통령 없이도 잘 할 수 있는 당”이라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은 잘 하고 있으나 당이 문제라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의 평가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 가장 핵심적 부분에 이중적 잣대라면 혁신은 말뿐이라는 얘기다.
▲선거 끝나면 소멸될 혁신위?
“혁신위 활동 언제까지 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재보선까지라고 생각하는 사람 많지만 담합하는 모습 보이면 바로 던지겠다...개혁안을 뭉개는 사람 있으면 (선거전이라도) 던지고 나오겠다”고 답했다.혁신위가 재보선용이라는 것과 선거가 끝나면 역할이 종료된다는 두 가지 사실을 시인한 거나 마찬가지다. 선거 끝나면 혁신위가 없어질 것임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클라세스튜디오 홈페이지 첫화면>
▲‘클라세스튜디오’ 둘러싼 의혹 먼저 해명하는 게 순서
그를 ‘벤처기업가’로 만들어준 클라세스튜디오에 대해 의혹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다. 법인이 설립일자는 2011년 8월.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으로부터 7000만원을 지원받아 설립했다. 설립 3개월 뒤 박 대통령을 만났고 그 다음 달인 12월 21일 비대위원 제의를 받아 수락했다. 정부 돈을 빌려 창업한 지 불과 4개월만에 사업을 팽개치고 정치에 입문했으니 의혹의 시신으로 바라볼 수밖에. 창업 3년이 됐는데도 사업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항간에는 ‘벤처기업가’ 타이틀을 얻는 게 목적이었던 창업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또 부친과 유승민 의원의 친분에 의해 비대위원으로 발탁된 거라는 ‘낙하산’ 논란도 있다.
세월호 참사와 거듭된 인사참사로 민심이 이반되자 지난 대선 직전 톡톡하게 재미를 봤던 수법을 다시 들고 온 새누리당. ‘20대 이준석’을 얼굴마담으로 세워 재보선 선거일까지 눈속임용‘혁신쇼’ 공연을 펼칠 모양이다. 한때 ‘20대 여당 히어로’가 결국 쇼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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