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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병 사건 공판현장.. '참관객들 내 아들 같아 더 분노'

 
'차라리 죽여버리지 그랬니' 윤일병 피멍같은 종이비행기 날리며..
 
정찬희 기자 
기사입력: 2014/08/06 [00:46]  최종편집: ⓒ 자주민보
 
 

5일, 군인권연대의 주관으로 약100여명의 시민감시단은 윤일병을 처참하게 구타, 사망케한 이**희 병장 등 6인의 공판을 보기위해 경기도 28사단 보통군사법원을 찾았다.
 
▲ '윤일병 사망 가해자들 얼굴 좀 보자!' 몰려든 사람들     © 정찬희 기자

공판이 시작된 10시 전부터 28사단 군사법원은 참관객들과 기자단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 임태훈 소장 '살인죄 기소없이 가해자들에 제대로 형이 내려지지 않을 것..'     © 정찬희 기자

군인권센터(http://mhrk.org) 임태훈 소장 등은 "국방부에서 가해자들에게 5~30년을 구형하겠다고 하지만 지금 적용된 상해치사는 양형 등의 기준으로 인해 많아야 7년 정도가 나온다. 살인죄로 공소장을 변경하지 않는 한 가해자들이 엄한 처벌을 받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혹행위와 집단구타로 윤아무개(20)일병을 사망케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육군 28사단 가해자들에게 군 당국이 5년~30년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힌 것은 '여론호도용'이라고 비판했다.
 
▲ 구타당해 온몸에 피멍이 든 윤일병의 시신     © 군인권센터

또한 군인권센터 다른 관계자는 '퍼런 멍자국이 선명한 윤일병의 몸사진은 사망 직후 촬영된 것으로 그 멍이 시반(屍斑)이라는 것은 거짓이며 그 멍은 전부 구타로 인한 멍이 맞다' 라며 윤일병의 사망에 물타기 하는 루머에 선을 그었다. 

좁은 재판정은 윤일병의 잔혹한 사망과 그 가해자들에 분노하는 방청객들로 가득차 문밖까지 사람들로 미어졌다. 이들은 군대에 가있는 자신의 아들이 당한 일처럼 느껴져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며 일부 방청객들은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 날 공판에서 이**희 병장 등의 가해자들이 피해자 윤일병의 성기에 액상 안티프라민을 바르는 가혹행위를 저지른 부분에 대해 '성추행 혐의'를 공소장에 추가하고 이 사건을 3군단으로 이첩하는 내용을 끝으로 휴정하였다. 그러나 시민들과 군인권센터가 요구한 '살인죄적용' 공소장 변경의 내용은 추가되지 않아 참관객의 원성을 샀다.

이 병장 등 공판장의 앉은 6인중 5인은 공판내내 군복차림으로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었고, 그 중 한명은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를 빳빳이 들고 있었다.

휴정선언으로 재판관과 변호인들이 모두 퇴장한 후에도 분노한 상당수의 참관객들은 법정을 떠나지 못하고 남아 군인들에 둘러싸여 보호받고 있는 가해자들을 향해 모진 말들을 던지기도 하였다. 한 참관객은 "당신들은 재수없게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겠지요. 하지만 벌을 받을 일을 했기 때문에 여기 있는 것입니다" 라고 낮은 목소리로 돌직구를 날렸고, 몇몇 참관객들은 '살인마' 라며 그들을 향해 분노의 일갈을 던지기도 하였다.
 
▲ 윤일병의 멍자국 색인 보라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사람들     © 정찬희 기자

공판장을 나온 사람들은 윤일병의 몸에 가득했던 멍을 상징하는 보라색 풍선, 리본, 종이비행기를 만들어 날리며 억울하게 죽은 윤일병의 넋을 애도하고 가해자들에게 합당한 벌이 내려지기를 기원했다.
 
▲ '..차라리 죽여버리지 왜 그렇게 억울하게 죽었니' 윤일병을 안타까워하는 글     © 정찬희 기자

일부 참관객들은 "내 아들도 군에 가있는데 이 사건을 접하고 가슴이 내려앉았다"며 오열하기도 하고 "이 사건은 빙산의 일각, 사병의 적은 간부. 군대 어딘가에서 또다른 수많은 윤일병이 고통받고 있을 것" 이라며 군당국의 쇄신과 장병 보호를 염원하기도 하였다.

윤일병이 같은 부대 고참들에 의해 형용할 수 없는 가혹행위를 당한 후 4월 사망한 이 사건은 이 날 4차 공판을 끝으로 결심이 내려질 예정이었으나, 파문이 확산되면서 성추행이 공소장에 추가되어 3군단으로 이첩되었다. 이후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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